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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부전자전 유쾌한 스토리텔러, 호민과 재환

민중미술가 아버지와 웹툰 작가 아들.
주재환과 주호민은 각각 한국미술계의 원로와 인기 웹툰 작가로 알려진 이들이다.
세간에도 잘 알려진 예술가이자 부자지간으로 마흔 살의 나이차가 나는 이들이 서로의 작업을 한 데 모아 전시에 함께 등장했다.

'트랜스미디어'를 주요 의제로 삼아 '미술과 SF소설', '미술과 웹툰'처럼 상호 이질적인 매체를 혼합하고 교류하는 실험을 시도 중인 서울시립미술관의 기획전 <호민과 재환>을 통해서다.
전시 포스터

 

전시를 기획한 미술관은 미술과 웹툰이라는 이종의 영역을 한 데 모을 수 있던 계기로 ‘이야기’를 꼽는다. 인간은 호모나랜스 Homonarrans(이야기하는 인간)이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 Joseph Campbell우리가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세계와 관계를 이루고 우리 삶을 현실과 조화시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즉,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인간 본능의 행위로, 이것이 바로 주재환과 주호민의 공통된 작업의 의지이며 두 사람의 작품 세계가 하나의 전시로 조응되는 지점이다.

 

주호민, 『신과 함께-저승편』(2010) 중 , 라이트박스 디지털 출력, 200×140cm

 

<호민과 재환>에서는 주호민의 스케치 원화와 콘티, 웹툰 인쇄물을 전시한 것은 물론, 세로로 긴 스크린과 터치패드를 전시장에 설치해 독자가 평소 마우스 스크롤을 내려 웹툰을 보는 방식을 재현했다. 주호민의 웹툰 <신과 함께>가 영화나 뮤지컬로 제작된 바 있는 기존 사례를 함께 환기시켜 관람객은 생활 가까이에 녹아있는 ‘트랜스미디어’와 각 미디어별로 상이하고도 유사한 이야기 전달 방식에 대해 인식할 계기를 가질 수 있다.

 

주호민, , 2021, 프렉스에 디지털 출력, 740×220cm
(좌) 주재환 , 1998 캔버스에 유채, 65×54cm (우) 주재환 , 2008, 캔버스에 유채, 65×53cm

 

프로젝트 갤러리에 별도 전시된 작업으로 주호민 작가가 유튜버 스타일로 주재환 작가의 작품을 놓고 대화하는 <주재환 월드컵 16강>은 인터넷 문화의 트렌드와 감성이 가미된 작업이며, 아버지와 아들의 묘한 교감을 볼 수 있는 영상이기도 하다. 유튜브와 트위치 채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주호민의 질문과 대담은 주재환의 민중미술을 동시대로 자연스럽게 소환한다. 이렇듯 계속되는 상호 참조를 통해 진화하며 한국 현대사를 날카롭고 유머 있게 포착하는 스토리텔러이자 예술가로서 활동하는 부자(父子)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호민과 재환> 관람을 추천한다.

 

간담회 포토타임

 

오정은

자료 협조 서울시립미술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일자
2021.05.18 - 20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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