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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5

어른들을 위한 말랑이 축제 ‘말랑페스타’ A to Z

사전 예약 4만 명이 몰린 이유는?
여러 말랑이 브랜드를 한 자리에 모은 축제 〈말랑페스타 in Seoul〉이 8월 7일부터 13일까지 아이파크몰 용산점 6층 더 코너에서 열린다.

요즘 창신동 완구시장은 어린이만의 장소가 아니다. 숏폼 영상을 보며 원하는 제품을 찾아다니는 20대부터 데이트를 나온 커플, 캐리어를 끌고 골목을 누비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작고 귀여운 물건이 가득한 매대 앞으로 모여든다. 그들이 주로 찾는 것은 말랑이나 왁뿌볼 같은 촉감 완구. 디자인과 형태에 따라 종류는 무수하게 많지만, 인기 제품은 입고 당일 동나기도 한다.

 

오랫동안 어린이와 도매상인의 거리로 인식됐던 창신동의 풍경도 달라졌다. 말랑이를 구경한 뒤 동대문 부자재상가와 동묘 구제시장을 함께 둘러보는 동선이 하나의 나들이 코스로 공유되고, 주중에도 젊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창신1동 문구·회화용품 소매업의 월평균 매출은 2025년 11월 835만 원에서 2026년 2월 1,124만 원으로 약 34% 증가했다. 같은 시기 온라인에서도 슬랑이와 왁뿌볼의 거래액이 가파르게 늘었다. 작은 장난감을 누르고 부수는 일이 일부 마니아의 취미를 넘어 하나의 소비 문화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출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365’
촉감 완구를 찾는 이들로 붐비는 창신동 거리 ©헤이팝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여러 말랑이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은 행사가 개최된다. 8월 7일부터 13일까지 아이파크몰 용산점 6층 더 코너에서 열리는 〈말랑페스타 in Seoul〉이다. 아이파크몰과 IP 제작·유통사 이노엣지가 함께 마련한 이번 페스타는 꾹꾹볼, 스티키클럽, 동글이마켓, 포포팬시를 비롯한 11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온라인에서 품절됐던 인기 제품부터 팝업 한정판과 신제품까지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말랑페스타 in Seoul〉는 어린이 완구전이 아닌 ‘성인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 공간’을 콘셉트로 내세운다. 만 14세 이상만 입장할 수 있는 행사임에도 사전 예약 오픈 당시 4만 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다. 주최 측조차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짧은 유행으로만 여겨지던 말랑이가 이미 수많은 성인들의 취향과 휴식, 수집의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말랑이는 어떻게 성인의 취향과 휴식의 도구가 됐을까. 온라인에서 성장한 브랜드들을 한자리에 모은 행사는 또 무엇을 보여주려 할까. 말랑페스타 기획자에게 행사의 시작과 예상 밖의 반응,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Interview with 말랑페스타

ㅡ 말랑페스타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촉감이 핵심인 제품이 왜 화면 안에서만 소비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말랑이는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제품 특성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워요. 외피 두께와 탄성, 눌렀을 때의 저항감, 내부 재료가 움직이는 방식, 부서질 때 나는 소리까지 직접 경험해야 비로소 그 차이를 알 수 있거든요. 지금까지 말랑이 시장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어요. 영상에서는 굉장히 부드러워 보였지만 실제 촉감은 예상과 다르거나, 소리만 듣고 구매했다가 자극이 너무 강해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죠. 저는 이 간극이 단순 유통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 소비자가 직접 만지고 비교한 뒤, 자신의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튜브, 틱톡 등을 통해 말랑이 콘텐츠를 선보이는 크리에이터 신사장도 이번 말랑페스타에 참여한다

ㅡ 어린이 중심 완구 행사가 아닌 ‘성인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 공간’으로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말랑이를 소비하는 세대와 방식이 달라지고 있어요. 참여 브랜드 가운데는 고객의 90% 이상이 20~30대 여성인 곳도 있거든요. 성인 소비자는 단순히 귀여운 모양만 보고 제품을 고르기보다 자신의 감각적 취향이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촉감과 소리를 찾아요. 조용하고 부드러운 자극이 필요한 날이 있는가 하면, 강한 소리와 압력으로 답답함을 풀고 싶은 날도 있는 거죠.

 

디지털 자극이 끊이지 않는 일상에서 손으로 직접 누르고 만지고 부수는 감각은 잠시 긴장을 내려놓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관람객이 여러 제품을 경험하면서 ‘나는 어떤 감각에서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는가’를 발견하는 것, 그게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입니다.

 

 

ㅡ 행사 참여 브랜드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요? 섭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인지도보다 제품 차별성을 우선으로 봤어요. 비슷한 제품이 반복되기보다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촉감과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섭외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보며 인상 깊었던 브랜드를 찾아 직접 연락했어요. 대부분 일면식이 없어 참여를 망설일 수도 있겠다고 예상했는데, 감사하게도 행사 취지에 공감해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섭외보다 어려웠던 것은 각 브랜드의 생산 일정과 준비 물량을 조율하는 일이었어요. 참여 브랜드 대부분이 제품을 소규모로 직접 만들기 때문에, 행사에 맞춰 수량을 늘리면서도 기존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거든요. 브랜드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생산 계획과 준비 가능한 물량을 맞춰나갔습니다.

말랑페스타에 참여하는 브랜드의 대표 제품 라인업을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ㅡ 관람객은 말랑페스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하게 되나요?

말랑페스타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제품 그 자체이고, 가장 중요한 관람 도구는 손이에요. 이번 행사에서는 부드러운 수제 말랑이부터 비즈와 파츠가 들어간 크런치, 왁스를 깨뜨리며 즐기는 왁뿌까지 다양한 촉감 완구를 직접 만져보고 비교할 수 있어요. 온라인 영상에서는 비슷해 보였던 제품도 실제로 접하면 촉감과 자극의 강도, 소리에서 저마다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말랑이를 보관하고 전시할 수 있는 집 모양의 전용 가방 ‘말랑집’을 제공해요. 말랑이를 서랍 속에 넣어두는 장난감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소장품으로 바라보길 바랐거든요. 직접 고른 말랑이를 촬영하고 공유할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해, 제품을 고르는 경험이 기록과 교류로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ㅡ 말랑이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한다면요?

인기 제품부터 찾기보다 내가 어떤 감각을 좋아하는지 먼저 확인해보시기를 권해요. 촉감 완구에는 정답이 없거든요. 누군가는 힘을 거의 들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눌리는 감촉을 선호하고, 누군가는 단단한 파츠가 강하게 부딪히는 크런치에서 즐거움을 느껴요. 왁스가 깨질 때 나는 강한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조용히 천천히 복원되는 움직임에서 편안함을 찾는 사람도 있죠.

 

처음 접한다면 부드러운 수제 말랑이로 시작해 크런치와 왁뿌처럼 점차 자극이 강한 제품으로 이동해보세요. 서로 다른 감각을 차례로 경험하면 자신의 취향을 더욱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어요. 디자인뿐 아니라 외피 두께와 눌렀을 때 필요한 힘, 복원 속도, 내부 파츠의 크기와 움직임, 소리 높낮이와 밀도도 함께 살펴보면 좋고요. 처음 만졌을 때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보다 자꾸 손이 가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기준이에요. 행사장을 나설 때 ‘말랑이가 이렇게 다양했구나’를 넘어 ‘나는 이런 촉감과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를 발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ㅡ 사전 예약 당일 4만 명 이상이 몰렸어요. 이 정도의 관심을 예상했나요?

사전 예약에 많은 인원이 몰린 현상을 유명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이 하나의 문화가 되는 장면을 직접 보고 싶어 했던 것 아닐까요. 주최자로서는 감사함과 함께 큰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요. 관심이 커질수록 흥행보다 안전이 중요하니까요.

 

사전 예약을 하지 못한 분들은 행사 당일 오전 8시부터 현장 대기를 등록할 수 있어요. 주변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알림을 받으면 정해진 시간 안에 입장하는 방식이에요. 사전 예약자 역시 예약 시간에 맞춰 순차적으로 입장하며, 행사장 내부 혼잡도에 따라 입장 인원과 관람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예정입니다. 무작정 많은 인원을 받기보다, 입장한 관람객이 안전하게 제품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하려고 해요.

 

수제 제품은 공장에서 단기간에 대량 생산할 수 없어 품절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워요. 그렇다고 제작 속도를 높이기 위해 품질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특정 고객에게 물량이 집중되지 않도록 일부 인기 제품에는 구매 수량 제한을 두고, 각 브랜드와 일별 판매 수량과 재고 운영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출처: 오쇼 인스타그램

ㅡ 이번 행사를 통해 관람객과 참여 브랜드에 무엇을 남기고 싶나요?

관람객에게는 자신의 취향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경험을 남기고 싶어요. 온라인에서는 각자 영상을 보고 제품을 수집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같은 촉감과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게 되잖아요. 개인의 작은 취미가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문화로 이어지는 순간을 말랑페스타에서 보여주고 싶습니다.

 

참여 브랜드에는 판매 실적 이상의 경험이 남았으면 해요. 온라인에서는 조회 수와 댓글, 주문량으로 고객 반응을 짐작하지만, 현장에서는 고객이 어느 제품 앞에 멈추는지, 무엇을 반복해서 만지는지, 예상과 다른 반응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거든요. 이런 반응은 다음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생생한 연구 자료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말랑페스타는 단순한 판매 행사가 아니라 소비자의 감각과 제작자의 기술이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연구소’이기도 해요. 제작자가 자신의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고객의 반응을 바탕으로 제품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출처: 나르두부 잡화점

ㅡ 말랑페스타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장할 계획인가요?

말랑페스타는 앞으로도 2기, 3기로 이어갈 계획이에요. 다만 단순히 규모를 키우거나 참여 브랜드를 늘리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의 동선과 체류 시간, 선호 제품, 품절 시점, 안전 운영에 관한 데이터를 충분히 쌓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행사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에요.

 

서울 앙코르 행사와 지역 팝업도 검토하고 있어요. 지역에서 행사를 열게 된다면 공식 계정을 통해 개최 희망 지역과 원하는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을 받아, 고객과 함께 다음 말랑페스타를 설계해보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말랑이를 넘어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한자리에 모은 ‘스트레스 타파 페어’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예요. 말랑페스타가 일시적인 유행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감각 문화와 창작자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기수 기자

자료 출처 및 사진 제공 말랑페스타

프로젝트
〈말랑페스타 in Seoul〉
장소
아이파크몰 용산점 6층 더 코너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23길 55
일자
2026.08.07 - 2026.08.13
시간
금요일 - 토요일 10:00 - 21:00
일요일 - 목요일 10:00 - 20:30
(현장 상황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음)
김기수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믿는 음주가무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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