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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4

달라진 광장시장, 2026 지금 가봐야 할 곳은?

1960년대 복고풍 '올영양행'부터 2030 패션 브랜드까지

광장시장은 120년 넘게 서울을 대표해 온 재래시장이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찾던 한복점, 레트로 유행 전부터 자리한 빈티지 숍, 빈대떡과 꼬마김밥, 육회 골목까지. 서울의 과거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자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 허영은

최근 광장시장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올리브영은 1960년대 광장시장을 모티프로 한 ‘올영양행’을 열었고, 코닥과 마뗑킴 등 패션 브랜드도 매장을 냈다. 스페셜티 카페와 마늘빵 베이커리 등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는 F&B 브랜드도 입점하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2026년 광장시장의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한다.

광장시장에서 경험하는 K-뷰티

1960년대 배경으로 돌아온 올영양행

광장시장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서문 쪽, 주단·한복 상점이 모여 있던 건물이다. 이곳에 캐주얼 패션 브랜드 매장과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면서 광장시장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올리브영이 문을 열며 한국 화장품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진다.

올리브영은 광장시장의 오랜 역사에서 착안해 매장을 복고풍으로 꾸몄다. 개화기 시절 신식 상점에 붙이던 ‘양행’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매장 이름도 ‘올영양행’으로 지었다. 계단과 매장 곳곳에는 옛 스타일의 간판과 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고, 내부에는 1960년대 화장품 가게에서 볼 법한 경대(거울이 달린 작은 화장대)와 소품이 놓였다. 관광객은 물론,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도 낯설고 신선한 장면이다.

이 콘셉트는 체험 요소로도 이어진다. 한복 원단을 활용해 퍼스널 컬러를 진단하는 공간, 개화기 때 한복과 두루마기를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존, 색동 리본과 보자기가 준비된 선물 포장 공간 등이 마련됐다. 광장시장의 대표 상품인 한복을 활용해 브랜드와 광장시장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주변 상권과의 공존을 고려한 구성도 눈에 띈다. 시장의 대표 먹거리와 겹치는 건과일 스낵을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자연 원료로 만든 화장품과 해외 관광객을 위한 굿즈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올영양행(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88 광장시장 2F

운영 시간 매일 10:00 – 22:00

© Off Beauty

다른 방식으로 K-뷰티를 경험할 수 있는 매장도 있다. 광장시장 서쪽 끝에 자리한 ‘오프뷰티(Off-Beauty)’는 화장품, 생활용품, 향수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도심형 뷰티 아웃렛이다. 일반 매장처럼 정돈된 진열 방식은 아니지만, 창고형 매장처럼 쌓인 제품 사이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명품 브랜드부터 국내 대표 뷰티 브랜드 제품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테스터가 마련돼 있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오프뷰티 광장시장점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88 1층 252호

운영 시간 매일 09:00 – 21:00

동대문과 명동을 잇는 패션 스트리트

코닥 & 마뗑킴
코닥 광장마켓점.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매장 외부에 포토존을 조성했다. © 허영은

광장시장에는 의외로 오래전부터 패션 브랜드 플래그십스토어가 자리 잡고 있다. 도시 여행자를 위한 가방을 선보이는 로우로우, 리사이클 원단으로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마마가 대표적이다. 작년부터는 10·20대 타깃의 국내 브랜드의 매장도 하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코닥 광장마켓’이다. 브랜드 컬러인 노란색으로 칠한 외관과 뉴트로 감성의 인테리어 덕분에, 매장 앞에서 사진을 찍는 방문객을 자주 볼 수 있다.

코닥 마켓광장점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88 200호

운영 시간 매일 09:00 – 19:00

마뗑킴, 프룻오브더룸 등 패션 브랜드 매장이 모여있는 곳 입구 © 허영은

코닥 광장마켓의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마뗑킴, 세터, 프룻오브더룸, 키르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 2030 타깃 패션 브랜드 매장이 모여 있다. 흥미로운 건 이 브랜드 매장이 광장시장의 분위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마뗑킴은 그라피티 아티스트 범민과 협업해 오래된 골목의 거친 분위기를 살렸다. 여기에 철제 셔터와 마네킹을 활용해 시장 안 의류 매장을 재현하는 등 기존 매장과 차별화했다. 프룻오브더룸은 미국 빈티지 마켓을 콘셉트로 옷과 액세서리를 행거와 플라스틱 박스에 자유롭게 진열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패션 브랜드가 광장시장으로 향한 데에는 해외 관광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이유가 크다. 동시에 광장시장이라는 장소가 가진 서사를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다만 오래된 거리에 새로운 상업 공간이 빠르게 들어설 때마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도 따라온다. 광장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존 상권과 함께 어울리려는 시도도 보인다. 마뗑킴은 인근 매장과 협업 메뉴를 선보였고, 매장 주변 상인 150명이 마뗑킴 티셔츠와 모자를 유니폼처럼 착용하기도 했다. 새로 들어온 브랜드가 시장의 분위기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인들과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뗑킴은 자사 티셔츠와 모자를 주변 상인들에게 유니폼으로 제공하는 오픈 이벤트를 열었다. ©Matin Kim

 

마뗑킴 광장마켓점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88 서문 1F 270호

운영 시간 매일 09:00 – 19:00

MZ의 입맛을 사로잡은 맛집

일호상회 & 갈릭보이
스탠딩 바가 있는 일호상회 모습. 시그니처인 누아블랑과 동결건조딸기가 올려진 광장라떼. © 허영은

아직도 빈대떡, 꼬마김밥, 육회만을 광장시장의 먹거리로 여긴다면 오산이다. 최근 광장시장의 방문객이 1순위로 찾는 가게는 세계 로스팅 챔피언십에서 3등을 차지한 최민근 로스터가 운영하는 스페셜티 카페 ‘일호상회’다. 광장시장의 001호 점포를 리뉴얼한 곳으로, 장소에 담긴 역사를 유지하기 위해 ‘일호상회’라고 이름을 짓고 외관을 크게 손보지 않았다. 시그니처 메뉴는 부드러운 크림이 올려진 누아르블랑과 광장라떼다. 씁쓸한 커피와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단, 좌석이 없고 가게 앞에 설치한 바(Bar) 테이블에서 서서 마셔야 한다. 다른 곳이었으면 불편하다고 느꼈을 테지만,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일호상회

주소 서울시 종로구 종로32길 2 1층 1호

운영 시간 매일 10:00 – 16:00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정기 휴무)

갈릭보이의 마늘빵은 진한 마늘맛이 난다. 달콤함과 부드러운 빵의 조화가 좋다. © 허영은

광장시장 대표 맛집으로 꼽히는 ‘갈릭보이’도 빼놓을 수 없다. 매장에서 바로 구운 다양한 종류의 마늘빵은 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돈다. 트러플 오일, 블랙 후추, 에멘탈 치즈 등으로 맛을 낸 마늘빵은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촉촉해서 계속 먹고 싶어진다. 평일에 가도 줄이 길지만, 포장만 되기 때문에 금방 줄어드니 기다렸다 먹어보길 추천한다.

갈릭보이 광장시장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88 1층 46호

운영 시간 매일 10:00 – 19:30

 

허영은 객원기자

사진 CJ 올리브영, 오프뷰티, 마뗑킴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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