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부터 연남동에서 진행하는 클라우드에잇의 첫 번째 팝업은 새롭게 출시한 7번째 향 ‘Land of morning calm’을 소개하는 동시에 클라우드에잇의 향을 오감으로 느껴볼 수 있는 여정을 안내하는 자리이다.
클라우드에잇은 일상 속 마주하는 소박하고도 작은 즐거움을 발견해,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한 조각의 향을 제안한다. 클라우드에잇이라는 이름은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천국으로 향하는 마지막 아홉 번째 계단 ‘Cloud 9’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서양권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절정의 상태’를 지칭할 때 비유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클라우드에잇은 그로부터 한 단계 내려온 이름으로, 보다 가깝고 친근한 일상 속에서의 행복한 순간을 제안하고자 한다.
공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클라우드에잇의 새로운 7번째 향 ‘Land of the morning calm’이 반긴다. 전문 조경사의 손길로 꾸려진 풀숲 한가운데 오드 퍼퓸과 바디로션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번 향은 예부터 서양 나라들이 조선을 일컬을 때 ‘고요한 아침의 나라(Land of the morning calm)’로 묘사한 것에서 영감을 받아 출발했다. 한반도에 펼쳐진 푸른 강산과 맑은 공기, 수려한 대자연을 그대로 담아낸 그리너리 시트러스 계열의 향으로, 싱그러운 녹음과 숲길을 걷는 듯 평온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쇼룸에서는 클라우드에잇의 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신제품을 비롯한 7가지의 향을 직접 시향해 볼 수 있는 자리로, 따뜻하고 아늑한 무드로 꾸려진 작은 공간에 클라우드에잇의 산뜻하고 조화로운 향들이 감돌고 있다.
‘Land of morning calm’을 제외한 클라우드에잇의 향은 크게 ‘더 블랑(THE BLANC)’과 ‘더 랏지(THE LODGE)’ 두 라인으로 전개되며 각각 3가지 향을 포함한다. ‘더 블랑’은 달빛이 내려앉은 공원을 산책하는 듯한 ‘라 루나(La Luna)’, 순백색의 섬세하고 순수한 느낌의 ‘이노센스(Innocence)’, 청초한 향기가 감도는 정원의 아침을 묘사한 ‘나르시스(Narcisse)’로 이루어져 있으며, ‘더 랏지’는 긴 겨울을 지나 흙 위로 새싹이 돋아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테흐(Terre), 원목 가구처럼 절제된 따스함과 조화가 느껴지는 레트랑제(L’Etranger), 다듬어지지 않은 원초적인 자연의 향을 풍기는 에센시아(Essentia)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제품의 패키지에는 코펜하겐 및 서울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팀이 향에서 연상되는 심상을 추상적 형태와 색감으로 표현한 아트워크가 담겼다. 또한 자연스러운 미감을 드러내는 한지 라벨을 활용해 한층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무드를 더한다. 색의 농담으로 펼쳐지는 아트워크는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향을 표현하는 동시에, 수묵화로도 느껴지며 한반도의 산수를 표현한 신제품과도 조화롭게 어울린다.
이번 팝업의 메인은 암실에서 펼쳐지는 ‘어둠 속으로의 여행’이다. 총 30분 정도 소요되는 체험형 전시 콘텐츠로, 발을 내딛는 순간 한 치의 빛도 허용되지 않는 칠흙 같은 어둠의 공간이 펼쳐진다. 벽을 더듬어 가며 나아가다 보면 차단된 시야 너머로 점차 다른 감각들이 고요히 의식 속으로 흘러 들어오기 시작한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안내자의 손길에 이끌려 따라간 곳에는 오직 자신과 향 둘만이 교감하는 일상 너머의 생경한 장소가 펼쳐진다. 상상 속의 공간에서 클라우드에잇의 향을 이루는 각각의 노트(notes)를 단계별로 체험하고, 향이 불러일으키는 나만의 심상을 공유한다. 향은 무방비한 나의 감각을 침투해 오는 대신 부드럽게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만의 기억과 일상 속 순간들을 헤집으며 향과 매치되는 익숙한 심상을 건져내는 여정을 떠난다. 풍부하게 쌓인 향의 레이어들의 조화와 변주를 느끼며, 향만큼이나 겹겹히 쌓인 일상과 기억들을 더듬으며 나다운 향을 조합하고 상상해 나가는 시간이다. 모호하게 뒤섞인 하나의 향이 캄캄한 시야 속에서 다채로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순간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클라우드에잇 강성우 대표는 조향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받았던 조향 교육에서 개별적인 노트들을 맡아보고 감상을 공유해 보았던 경험에 힌트를 얻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소비자와도 이런 경험을 공유하며 향에 대한 세부적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고. 3년 전 북촌에서 경험했던 체험형 전시 <어둠 속의 대화>에서 얻은 영감도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오 드 퍼퓸을 시작으로 바디로션 및 다양한 제품군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클라우드에잇은 프레그런스 뿐 아닌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 수 있는 브랜드로 뻗어나가고자 한다. 앞으로도 플래그십스토어 운영을 비롯해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팝업 전시는 9월 30일까지 계속된다.
글 소원
자료 협조 클라우드에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