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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2022-07-23

향으로 마주하는 나, 무아시

(취)향의 한철을 담습니다

이름도 다 외울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향 브랜드들 사이에 막 발을 내디딘 ‘무아시(mooasi)’는 취향에 꼭 맞는 향수를 찾지 못해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 주목했다.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이 답이 될 수 없다면 역으로 완성된 향수를 해체하여 개인이 좋아하는 ‘향’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무아시의 사려 깊은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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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시의 근간을 이루는 무아(無我). 그저 내가 존재하지 않음이 아니다.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 어떠한 기준에 의해 판단된 내가 아닌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를 오롯이 마주하며 진정한 ‘아(我)’를 찾아가는 여정. 무아시는 향을 매개로 ‘나다운 나’에 한 발짝 다가서는 시간을 선사한다.

Interview with 무아시(mooasi)

이인섭 대표, 이소희 비주얼 디렉터, 이해진 조향사
*공동 답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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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출시가 아닌 조향 워크숍 ‘포커스 온 유어 초이스(FOCUS ON YOUR CHOICE)’로 무아시의 시작을 알렸어요.

국내 패션업체들도 향수 시장에 뛰어들 만큼 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개인의 취향을 완전히 구현한 향수는 찾기 어렵죠.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단 한 명의 취향에 모든 것을 맞출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무아시가 한 명을 위한 향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한 거예요. 향수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에게도 향수 시장을 새롭게 마주하는 방법이 될 것 같았어요.

워크숍의 시퀀스가 흥미로워요. 향을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워크숍은 ‘소개’, ‘몰입과 선택’, ‘환기’, ‘조향’, ‘담기’ 순으로 진행됩니다. 첫 단계에서는 다채로운 향들을 소개해요. 여러 종류의 향을 느껴보아야 좋아하는 향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으니까요. 다만, 후각은 예민한 감각이라 편안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오브제와 이미지 카드를 고르고 소리를 들으며 단계별로 향을 찾아가실 수 있도록 시퀀스를 구성했어요.

‘환기’ 파트는 감각을 확장하는 장치이기도 해요. 향으로의 몰입을 강행한다기보다 한 템포 쉬면서 무엇을, 어떻게 느꼈는지 편하게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죠. 이때 무아시의 감도와 어우러지면서도 맛이 강하지 않은 다식을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요. 결과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향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를 즐겨 주시길 바라요.

 

 

‘포커스 온 유어 초이스(FOCUS ON YOUR CHOICE)’는 여러 선택지에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좋아하는 향을 정의하려는 진지함보다는 향의 기분을 느끼는 가벼운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즐거운 놀이처럼 좋아하는 향을 골라주세요.

무아시는 온전한 몰입의 순간에 실체가 없는 것으로부터 나의 결이 깃든 한철을 담습니다.

무아시의 첫 향수 ‘설’, ‘야기’, ‘기우’를 출시했어요.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팀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콘셉트가 정해졌어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에 가까운 향. 자연이 떠오르는 향을 기반으로 두고 이미 출시된 향수들과 향이 겹치지 않는지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했고요. 이후에도 조향사 개인이 지향하는 콘셉트보다는 무아시가 지닌 특유의 무게감을 반영하려 했어요. 세 가지가 다 다른 향이지만, 모두 무아시의 향수 같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으로 보아 시작 단계에서 중요시하는 ‘자연스러움’으로 인해 특유의 결이 생긴 것 같아요. 이목을 끌기 위해 일부러 애쓰지는 않지만 소비자가 기억할 만한 포인트는 있는 브랜드를 염두에 두고 있거든요. 한 시대를 풍미하기 위한 접근법은 지양하고 고유의 분위기를 가져가기 위해 많이 배우고 연구하고 있어요.

각 향수가 지닌 이름의 의미도 궁금한데요. ‘야기’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걸까요?(웃음)

말씀처럼 “야기는 이야기인가?” 하며 많이들 추측하셨는데요. 이름으로부터 어떤 향인지 유추가 쉽지 않도록 했어요. 기획 단계에서 이름이 내포한 의미가 있지만, 이 부분을 오픈하면 향의 이미지가 고정될 것 같아 비밀로 했죠. 살짝 힌트를 드리자면 각각의 향을 맡았을 때 떠오른 풍경을 향수의 이름에 담아낸 거예요. 단지 무아시의 해석일 뿐이니 향을 맡고 이름의 의미를 마음껏 추측해 주세요. 그 과정에서 본인만의 주관적인 해석과 그에 따른 개념이 생기니까요.

투명한 면과 반투명한 면이 어우러진 향수 용기도 인상적이에요.

정말 오랜 기간 공을 들였어요. 용기는 여러 레이어(면)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한 가지로 정의되지 않고 여러 가지 속성을 마주하는 ‘아(我)’와 닮아있는 무아시의 스토리를 표현했어요. 성별이라든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화려하지 않아도 묵직한 무게감을 갖는 디자인이 탄생했죠. 캡에도 무게감을 더해 열고 닫을 때 결착력이 느껴져요. 무아시의 팝업에 방문해 주신 분들께 캡을 열어 볼 것을 계속 권하기도 했어요.(웃음)

무아시의 첫 번째 팝업에서 제공된 웰컴 티
향수와 함께 향의 원료, 퍼와 패브릭 소재의 오브제, 싱잉볼 등을 두어 다채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무아시의 첫 번째 팝업이었죠. 웰컴 티부터 추상적 오브제들까지. 말 그대로 ‘오감’으로 느낄 거리가 가득했어요.

첫 팝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후각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각들로 향을 해석하실 수 있게끔 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어요. “‘설’은 이러이러한 향이에요.”라고 정의를 내려버리면 그 정의대로 쉽게 인식돼 버리니까요. 하지만 같은 향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현장에서 안내할 때 “사실은 없고 해석만 있다”라는 니체의 명언을 곁들였어요. 사실, 즉 정해진 하나의 답은 없고 개인의 해석이 모두 답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죠.

향수와 함께 향의 원료, 퍼와 패브릭 소재의 오브제, 싱잉볼을 함께 둔 것도 같은 이유예요. 향수를 하나하나 뜯어서 경험하면 더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감각 요소들을 오브제에 반영해 직접 경험하실 수 있도록 했어요. 이 원료와 오브제들이 ‘설’, ‘야기’, ‘기우’를 구성하는 것들이라고 표현하고, 냄새를 맡고, 촉감을 느끼고, 소리를 들으며 의미를 폭넓게 생각하실 수 있도록요.

도장으로 향수를 찍는 시향 방식은 정말 그 순간의 ‘아(我)’를 마주한 듯한 느낌을 줬고요.

팝업이 열린 무아시의 스튜디오는 숍 기능을 더하지 않은 공간이에요. 워크숍과 팀 작업을 위한 공간으로 기능하다 보니 다소 한정적이죠. 향수를 뿌리는 일반적인 시향 방식은 공간에 향이 오래도록 남아 정확한 시향이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새로운 방식을 구상하던 중 워크숍에서 한 고객님이 시향지를 빛에 비춰 보시던 장면이 떠올랐어요. 시향지에 향수의 흔적이 글자로 입혀지면 더 아름다울 것 같았죠. 도장에 ‘설’, ‘야기’, ‘기우’를 각인해 각 향수를 묻힌 다음 시향지에 찍는 방식으로 시향을 진행했어요. 향의 발산을 덜고 재미는 더하는 것.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팝업에서는 최희주 작가님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모빌 작품도 만날 수 있었는데.

공간에 설치해 두었던 오브제들과 비슷한 맥락인데요. 향을 뿌려서 경험하는 일반적인 방식 외에 다양한 방식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사실 저희 모두 최희주 작가님 작업을 좋아해서 이미 꽤 많은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었거든요. 이번 기회에 함께 작업하면 좋을 것 같아 제안을 드렸고 작가님께서 흔쾌히 응해 주셨죠. 협업 과정에서는 무아시의 개입이 최소화되는 방향, 가능한 작가님의 아이디어를 흡수하는 방향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작업해 주시기를 요청드렸어요.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둔 거죠. 모빌 작품이 공간에서 돋보일 수 있도록 테이블과 기물을 알맞게 제작하는 부분이 무아시의 역할이었습니다.

현재 기획 중인 협업이 있을까요.

향을 다른 장르와 엮어내는 작업은 매우 흥미로워요.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도전을 멈추지 않는 브랜드는 매력적이죠. 본인만의 색을 고수하는 것이 클래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언제든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시장에서는 결국 새로운 발걸음을 전개하는 열정에 마음이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현재는 신제품 라인업 정비에 힘을 쏟고 있지만 또 좋은 기회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아시의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인가요.

향 관련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싶어요. 향을 잘 몰랐던 분들에게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향을 알아가는 재미를 전하려고 해요. 특정 누군가에게만 매력 있기보다 많은 분들이 무아시를 친숙하게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거든요. 향을 매개로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를 표현할 수 있는 시작점이 무아시가 되길 바랍니다.

김가인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무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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