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그 시절 감성을 재해석한, 요즘 레트로 카페 3

50대 엄마는 추억하고 20대 딸은 새로운 공간 ㅡ 서울 시청부터 용산, 광화문까지

휴일 발길이 닿는 곳은 대부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공간이다. 비단 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테다. 목적지를 설정하는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평소에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신선한 자극을 찾아 떠난다.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가 20대에게 인기인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하지만 20대에게 레트로는 처음 마주하는 낯선 감각이다. 뉴트로*라는 단어가 탄생한 지점으로도 읽힌다. 

 

 

지금의 50대가 20대이던 시절에는 ‘다방’이 주류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그때만 해도 프랜차이즈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다. 그 시절을 새롭게 해석한 요즘 레트로 감성 카페, 50대 엄마는 추억하고 20대 딸은 새로움을 느끼는 카페 세 곳을 소개한다. 함께 걸어보자. 

 

*뉴트로(Newtro)란 ‘새로운(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과거의 문화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즐기는 현상을 말한다.

아케이드 토오베

ⓒ헤이팝

서울 인사동의 유명 찻집 토오베가 서울 시청역 부근에 두 번째 매장을 냈다. 토오베라는 이름 앞에 ‘아케이드’가 붙은 두 번째 매장은 기존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매장 바닥에 깔린 레드카펫과 레이스 커버를 씌운 의자, 세월의 흐름을 느끼기 좋은 세무 소파, 차 내리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바 테이블 구조는 레트로 감성과 도회적인 분위기가 적절하게 섞인 모습이다. 아케이드 토오베는 한국프레스센터 지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위치 특성상 해가 들어오지 않아 레드카펫의 빨간 색감이 더욱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자리가 많지 않은 아담한 규모지만, 넓은 소파를 배치했다.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 자리를 바라보면, 미디어에서 익숙하게 봤던 옛 다방의 풍경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헤이팝
ⓒ헤이팝

찻집답게 커피는 판매하지 않는다. 우롱차, 백차, 홍차 등 선택지는 다양하지만 따뜻한 차와 빙수가 함께 나오는 ‘이달의 빙수와 티 세트’를 먹어보길 권한다. 빙수 속에 있는 과일 토핑과 머랭을 부수어 함께 먹는 게 별미다. 계절마다 과일 토핑이 바뀌니 참고하자.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아케이드 토오베가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 지하에 전통찻집이 많다는 점이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찻집이 많으니 이곳에 들른 김에 여정을 이어가도 좋겠다. 

 

주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124 한국프레스센터 지하 1층

인스타그램 @arcade.tove

피롤츠 커피하우스 

출처: 피롤츠 커피하우스 인스타그램

맛집이 많은 신용산역 부근을 걷다 보면 피롤츠 커피하우스를 만난다. 외관에 부착된 한글 간판만 보면 오래된 다방인 것 같지만 생긴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건물 2층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전 매력을 마주하게 된다. 내부는 짙은 우드톤과 빈티지 조명으로 꾸며져 구옥의 느낌을 낸다. 낮에 창으로 들어온 빛살은 다방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체크무늬 바닥 타일과 개성 있는 식기도 레트로 감성에 한몫한다. 어떤 잔에 음료가 나올지 기대하는 재미가 있다.

ⓒ헤이팝

비엔나커피부터 쌍화차, 직접 달인 대추, 생강, 잣으로 만든 대추차까지, 그 시절 다방의 대표 메뉴는 대부분 맛볼 수 있다. 어떤 연령층이 오더라도 공간에 녹아들 수 있는 것이 피롤츠 커피하우스의 큰 장점이다. 여러 메뉴 중 크림이 가득 올라간 비엔나커피는 꼭 맛보길 추천한다. 크림과 쌉싸름한 커피의 조합, 단 걸 멀리하는 50대 입맛도 저격한 적절한 당도다. 수제 디저트인 푸딩과 초코 퍼지도 음료와 함께 먹기 좋다. 낮과 밤의 매력이 또 다른 곳이니 최소 두 번은 방문해 보길. 대기 인원이 많으면 이용 시간이 제한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56-1 2층

인스타그램 @pirultz_coffeehouse

벌새

출처: 벌새 인스타그램

평일이면 광화문 인근 골목은 직장인으로 붐빈다. 어디를 가든 소란스럽다. 이 동네의 상징적인 건물인 새문안교회 뒤쪽, 신문로빌딩 지하에 카페 벌새가 있다. 이곳의 시간만 느리게 흘러가는 듯하다. 소규모 공간인 벌새는 핸드드립커피를 주력으로 한다. 직장인 사이에서 진작 입소문이 나 기본적으로 웨이팅 시간이 길지만 들어가기만 하면 온전한 쉼을 경험할 수 있다. 벽면에 작은 창이 있는 반지하 구조라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살과 원목 인테리어가 맞닿아 과거로 돌아간 듯한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공간에는 1인 사장님이 직접 수집한 LP 음악이 흘러나온다. 취향을 판다는 이곳의 슬로건에 맞게 다채로운 음악을 감상하는 맛이 있다. 사장님이 벌새를 운영하기 전 오랜 기간 몸담았던 ‘커피가게동경’의 원두를 사용한다. 손님에게 최상의 맛으로 보답하니 취향에 따라 어떤 커피를 선택하든 후회는 없을 것이다. 직장인들이 사무실로 복귀하는 평일 오후 2시 이후나 토요일 이른 시간 방문을 노려보자. 

출처: 벌새 인스타그램

주소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12 신문로빌딩 지하 1층 22,23호

인스타그램 @beolsae8

글·사진 김지민 기자 

김지민
새로운 일에 관심이 많다. 보고 느낀 이야기로 콘텐츠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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