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8

서울 북촌, 한지를 담은 공간

한지가헌, 2-3월 전시 〈기원〉 어떻게 조성되었을까?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한지가헌은 한지를 일상에서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3월 31일까지 전통 한지를 동시대 창작 기조로 활용하는 양정모, 오상원, 이선 작가의 신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획 전시 〈기원〉이 열린다.
ⓒ디자인하우스

과거 글과 그림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되던 한지는 오늘날 기록의 영역을 넘어 공예작품, 의상 등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두루 쓰이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일상에서 ‘한지’ 자체를 자세히 살펴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관광객과 많은 유동 인구로 북적이는 서울 북촌의 어느 골목, 우리나라 문화유산인 한지의 다양한 쓰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한지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고 한지문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마련된 ‘한지가헌’이 바로 그곳이다. 

 

작년 6월 ‘한지의 집’이라는 뜻을 담아 새로운 이름으로 재개관한 한지가헌은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KCDF)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국내 한지공방과 전통종이에 대한 정보가 전문적으로 집약된 이곳에서는 한지를 매개로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진다. 2층 규모의 이 공간은 한지 작품을 만나는 전시관과 방문객들이 한지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소통공간으로 조성되었다. 한지마루가 있던 기존 공간을 개편해 전보다 확장된 1층 전시 공간에서는 다양한 예술가와 왕성하게 협업한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지하 공간은 한지의 질감과 아름다움을 손으로 느낄 수 있는 ‘한지자료저장소’와 18개의 전통한지공방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지금 1층 전시 공간을 채우고 있 전시는,

〈기원 起源, 祈願 FROM ORIGIN TO WISH〉

ⓒ디자인하우스

현재 한지가헌에서는 전통 한지를 동시대 창작 기조로 활용하는 양정모, 오상원, 이선 작가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 〈기원〉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빛을 머금은 부드러운 한지로 어둡고 어지러운 세상을 밝히고자 했던 등(燈)의 빛, 한지의 표면에 단단함을 더해 온갖 소중한 것을 담아내고자 했던 합(盒)의 기품에서 출발했다. 한국의 지등과 지합에 근원을 두고 선조들의 찬란한 기원이 서려 있던 이 땅의 오브제 감각을 기원하고자 기획된 본 전시는 3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KCDF 전통문화확산본부, 전통문화진흥팀 황문희 주임은 “한지가 종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예술과 건축자재 등으로 확장되어 활용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한지가헌을 향한 애정이 어린 마음을 전했다.

양정모 ⓒ디자인하우스
오상원 ⓒ디자인하우스
이선 ⓒ디자인하우스

Mini Interview with

KCDF 황문희 주임

한지가헌으로 이름을 바꾼 지 6개월 정도 되었다. 한지를 담은 이 공간이 어떻게 쓰이길 바라는지 궁금하다. 

한지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하다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잘 모르는 분야에 속한다. 멀게 느껴질 수 있는데 사실 한지는 우리와 충분히 밀접한 곳에 있다. 한지가헌이 그걸 인지하는 곳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한지는 우리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자재이고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어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한지가헌의 올해 계획을 들려준다면.

올해는 한지 문화가 202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길 기원하는 중요한 해이다. 작년에 공간이 리뉴얼된 만큼 전시를 통해 한지의 높은 예술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작년까지는 지하 공간이 유물과 한지 재료를 볼 수 있는 저장소에 그쳤다. 그 안에 있는 것들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잘 펼쳐질 수 있도록 확산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려고 한다. 한지의 확장성을 담을 수 있는 곳이자 그런 문화가 조성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영상 김지민 기자 

사진 디자인하우스 나혜림 기자 

취재 협조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프로젝트
〈기원 起源, 祈願 FROM ORIGIN TO WISH〉
장소
한지가헌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 31-9
일자
2025.02.13 - 2025.03.31
시간
화요일 - 일요일 10:00 – 19:00 (월요일 휴관)
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기획자/디렉터
수행 | 디자인하우스 & 디자인프레스
크리에이터
기획 | 이동훈, 사진 | 최산, 공간 | 윤주노, 인쇄 | 긷, 그래픽 | 더스트
참여작가
양정모, 오상원, 이선
김지민
새로운 일에 관심이 많다. 보고 느낀 이야기로 콘텐츠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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