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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5

10주년 맞은 아더에러, 리뉴얼한 성수 스페이스 공간 디테일

공상적인 테마를 믿게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아더 성수 스페이스는 패션 크리에이티브 브랜드 아더에러(ADERERROR)가 2020년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다. 아더에러가 등장했을 때 패션신에는 신선함을, 대중에게는 호기심을 안겼듯 아더 성수 스페이스 역시 성수동의 풍경을 바꾸고 플래그십 스토어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아더 성수 스페이스는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브랜드의 지향을 보여주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대표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리뉴얼한 아더 성수 스페이스 외관. 제공: 아더에러

지난 12월, 이 공간이 브랜드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리뉴얼 오픈했다. ‘10주년’이라는 의미가 있는 만큼, 이번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가 쌓아온 아카이브를 기념하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려 했다고. 그 목표는 공간에 어떻게 반영되었을까? 디테일을 알고 둘러보면 더욱 흥미로운, 아더 성수 스페이스의 리뉴얼 포인트를 짚었다.

리뉴얼한 아더 성수 스페이스 내부. 제공: 아더에러
모든 요소를 관통하는 테마

이번 리뉴얼의 테마는 ‘퓨처리스트; 상상은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FUTOURIST; Imagination builds a new world)’. ‘FUTURE(미래)’와 ‘TOURIST(여행자)’를 결합한 ‘퓨처리스트(FUTOURIST)’를 메인 타이틀로 삼았다. 이 테마 속 퓨처리스트는 여러 차원을 오가며 여행하는 여행자를 의미한다.

 

새로운 테마는 공간에만 적용한 것이 아니다. 하나의 테마를 공간과 캡슐 컬렉션 디자인, 에디토리얼 콘텐츠 등에 모두 적용했다. 촘촘한 기획을 통해 브랜드의 ‘제품’, ‘공간’, ‘콘텐츠’를 하나의 테마로 엮어 유기적으로 연결한 것. 비현실적이고 공상적인 테마를 설정했지만, 브랜드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확고하고 세밀하게 반영함으로써 소비자가 자연스레 받아들이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차가운 소재의 오브제와 집기가 놓인 내부. 제공: 아더에러
여정의 안내자, 거북이

우선 공간에 테마가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둘러보자. 새로워진 아더 성수 스페이스에 들어서면 거북이 모양의 오브제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새로운 차원을 오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거북이는 안내자(가이드)가 된다. 아더에러는 장수와 영생을 상징하는 거북이를 퓨처리스트 테마의 주요 모티프로 삼았다. 긴 세월을 사는 이 동물은 아더에러가 창조한 여러 차원을 오가는 지혜롭고 신비로운 존재로 알맞았기 때문.

공간 초입, 천장에 매달린 거북이 오브제. 거북이의 등에는 ‘디멘셔널 볼’이 들어 있다. 디멘셔널 볼은 아더에러 제품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제공: 아더에러

아더 성수 스페이스를 거니는 동안, 이곳에 먼저 도착해 방문자를 안내하는 거북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일례로 10주년 캡슐 컬렉션이 진열된 구역의 카펫에는 희거나 검은 도트(dot)가 군데군데 솟아 있다. 이 도트는 거북이가 지나가며 남긴 자국을 상상한 결과라고.

10주년 기념 캡슐 컬렉션이 진열된 구역. 카펫에 도트 문양이 있다. ⓒ헤이팝
아더에러의 디멘셔널 볼은 다양한 컬러로 구성돼 있다. 이 디멘셔널 볼들을 공간과 제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공: 아더에러

또 리뉴얼한 공간 중심에는 키네틱 인스톨레이션 작품이 설치돼 있다. 작품에 담긴 형상을 바로 알아보긴 어렵지만, 시간을 들여 지켜보다 보면 모래 속을 걸어가는 거북이의 움직임을 알아챌 수 있다. 이번 리뉴얼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이 작품은 안도현 작가와 협업한 것이다.

안도현 작가와 협업한 키네틱 인스톨레이션 작품. 오래 들여다보면 거북이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제공: 아더에러
차원이 흐려지는 공간

여러 차원을 오가는 퓨처리스트라는 테마에 따라, 공간 여기저기에 차원을 오갈 수 있는 매개체나 차원을 불분명하게 만드는 디테일을 배치했다. 입구와 마주 보는 위치에는 타원형의 오브제가 놓여 있다. 민세홍 작가와 협업한 이 오브제는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 ‘멀티디멘셔널 포털(Multidimensional portal)’을 의미한다.

공간 초입. 사진 오른쪽에 배치된 오브제가 멀티디멘셔널 포털. 제공: 아더에러

공간 초입에 설치된 진열대의 형태도 바라볼수록 흥미롭다. 삼각형 모양의 평면 테이블을 구가 받치고 있는 형태인데, 이 또한 평면과 삼차원을 조합해 차원을 혼재하려는 시도 중 하나다. 선과 구가 사용된 피팅룸도 눈여겨볼 것. 피팅룸에 사람이 들어서면 불이 들어오는 천장은 아무런 무늬 없는 평면이다. 평면, 선, 점을 혼재하려는 재치 있는 시도다.

좀 더 가까이에서 바라본 진열대와 멀티디멘셔널 포털. 제공: 아더에러
점, 선, 면이 모두 반영된 피팅룸. 제공: 아더에러
제품과 에디토리얼 디테일

10주년을 기념해 발매한 캡슐 컬렉션 디자인에서도 퓨처리스트 테마가 적용됐다. 셔츠와 재킷, 티셔츠, 바지는 물론 가방과 구두 등 제품 전반에서 주름 디테일이 두드러지는데, 여행자의 가방 속 옷은 언제나 주름이 지기 마련이라는 데서 착안한 디자인이다. 이탈리아 밀라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 보단 보다노브(bohdán bohdánov)와 작업한 에디토리얼 콘텐츠는 다차원을 여행하는 퓨처리스트의 여정을 역동적으로 담아냈다.

10주년 기념 캡슐 컬렉션, 에디토리얼 콘텐츠. 출처: 아더에러 공식 인스타그램

글 김유영 기자

자료 제공 아더에러

장소
아더 성수 스페이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 82
시간
오전 11시 - 오후 9시
참여작가
안도현, 민세홍, bohdán bohdánov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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