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매장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영감이 오가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올리브영 혁신 매장 1호점 ‘올리브영N 성수’가 서울 성수동에 개점했다. 3세대 오피스로 주목받은 ‘팩토리얼 성수’에 자리했다. 1층부터 5층까지 공간 면적만 4,628㎡, 약 1,400평에 달한다. 주요 상권에 둔 대형 타운매장들의 평균 크기와 비교했을 때 9배가량 넓으며, 기존 최대 매장이던 명동타운점(350평) 대비했을 때도 3배 이상이다. 이렇게 넓은 공간을 하나의 숍으로 사용하는 연유는 무엇인지, 규모를 대폭 확장한 올리브영N 성수는 기존 매장과 어떤 점이 상이할지 헤이팝이 둘러봤다.
올리브영N 성수 둘러보기
올리브영N 성수는 층과 구획별로 콘셉트가 다르다. 1층부터 3층이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고 구매하는 공간이라면, 4층과 5층은 올리브영 고객과 구성원, 그리고 협력사들이 새로운 접점을 만드는 커뮤니티 장소로 설계됐다. 넓은 공간을 단일 매장으로 사용하는 만큼 다채로운 고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힘썼다. 구획에 따라 주요 컬러와 오브제, 마감재 등이 달라 공간을 뜯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F | 고객 환대의 공간
제품 판매 역할을 과감히 덜어내고 고객을 위한 환대의 광장으로 구성했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널찍한 크기의 미디어 월 앞으로 올리브영N 성수의 오프라인 매거진 〈N’s Paper〉가 전시 형태로 펼쳐지는 매거진 스페이스 트렌드파운틴(Trend Fountaion)이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매거진과 공간, 두 가지 방법으로 풀어내는 셈이다. 현재는 올리브영 25주년 생일을 콘셉트로 ‘올리브영 어워즈’ 수상 제품을 절묘하게 배치해 파티 테이블을 꾸몄다. 공간 전반을 모듈 형태로 구성해 추후 전시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할 예정이다. 매월 특정 브랜드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메뉴를 선보일 카페 스탠드(Café staNd)도 있다.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음료 한 잔을 마시며 매거진을 정독해 보는 것도 좋겠다.
2F | 일상의 영감을 주는 트렌드 집합소
2층에서는 뷰티와 컬처를 아우르는 독자적인 취향을 쌓을 수 있다. 퍼퓸 라이브러리(Perfume Library)는 전시실에서 작품을 감상하듯, 브랜드의 감각과 향을 체험할 수 있는 숍이다. 중앙 큐레이션 테이블은 핸드브러쉬된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공예적인 무드를 살렸다. 분기별로 올리브영이 선택한 조향 브랜드가 쇼룸처럼 비주얼 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브랜드 포토 카드 시향지, 향에 대한 감상을 적을 수 있는 메모지 등 새로운 형태의 시향 도구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헤리티지를 가진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올리브영 뷰티 전문가의 안목으로 큐레이션한 제품까지 집약한 럭스 에딧(Luxe Edit)도 있다. 제품 배열의 밀도를 낮추고 브랜드별로 전시 공간을 부여해 쇼핑 과정의 질을 높였다. 별도로 컨시어지와 기프트 랩핑 서비스도 마련했다.
코덕들에게 완벽한 놀이터가 될 컬러 메이크업(Color Makeup)도 빼놓을 수 없다. 인기 컬러 위주로 들여놓는 경우가 많은 일반 매장과 달리 컬러 제품을 총망라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본인에게 핏한 컬러를 찾아가는 즐거운 여정을 장난감 블록을 모티브로 코랄빛을 입혀 공간에 표현했다. 체험 요소도 다채롭다. 전문가에게 받는 메이크업 서비스, 다양한 조도에서 정확한 발색을 테스트할 수 있는 컬러피팅룸과 올리브영에 출시될 제품을 직접 투표하는 공간도 있다. 메탈릭한 분위기로 꾸며진 맨즈 에딧(Men’s Edit)은 남자들을 위한 숍이다. 맨즈 뷰티부터 차량 방향제까지 남성의 삶 곳곳을 채우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3Fㅣ 라이프 밸런스를 채우는 법
3층은 삶의 밸런스를 채우는 스킨 & 웰니스 공간이다. 스킨케어는 데일리 아이템을 모아둔 ‘데일리 스킨케어’와 피부, 두피 상태를 진단하고 나에게 필요한 성분별로 제품을 고르는 ‘액티브 스킨케어’로 나뉜다. 사전 예약을 통해 피부 관리를 받는 프라이빗 에스테틱 룸도 있다. 웰니스 존은 모두의 관심사인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고, 잘 쉬는 웰니스 루틴에 따라 독립적인 부스를 구성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공간의 무드를 느끼며 건강한 삶을 돕는 일상의 활동을 탐험할 수 있다. 좋은 잠을 위한 제품을 큐레이션한 공간은 작은 침실처럼 꾸며져 직접 수면 보조용품을 테스트하는 것도 가능하다.
4, 5F | 헬스와 뷰티 그 너머
4층과 5층은 커뮤니티 공간이다. 올리브 멤버스 라운지는 올리브영 최초의 멤버스 라운지다. 지중해 오스테리아를 콘셉트로 기존의 올리브영 인테리어를 벗어나 비일상적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공간으로 설계됐다. 올리브영 골드 등급 회원과 올리브영 현대카드 소지자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며, 디저트를 뷰티적으로 재해석한 ‘구르망 뷰티’를 제공한다. 외에도 올리브영 구성원과 협력사가 만나는 커뮤니티 공간, 라이브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커넥트 스튜디오, 올리브영 25주년 아카이브 전시장 등이 있다.
올리브영N 성수 특이점 5
하나의 공간, N개의 디자인
올리브영N 성수를 설계하면서 가장 유념한 점은 다채로운 공간 경험이었다. 기존 매장에 비해 훨씬 큰 규모를 가진 만큼, 고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썼다. 하나의 공간이지만, 콘셉트를 통일하지 않고 층과 구획별로 개별 디자인을 적용한 이유다. 시각만이 아니라 청각, 후각 등의 차이를 줘 경험의 디테일도 살렸다. 음향 설계를 일률적으로 맞추지 않고 실제로 광장을 걷는 것처럼 볼륨의 차이를 두거나, 플로어별로 향을 구분한 것도 그래서다. 가구와 집기 등도 색과 소재 등을 달리해 만져 보면 촉감조차 다르다. 일정한 공간에 많은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덕목이었던 기존 룰을 벗어나 제품의 밀도를 낮추고, 공간의 쾌적성과 디자인적 재미를 살렸다. 덕분에 한참을 머물러도 따분하지 않다. 여러 숍이 입점한 백화점이나 부스 형태의 리빙 페어를 보는 듯한 감상도 든다.
팝업 플랫폼으로 확장하다
팝업의 도시, 성수동에 터를 잡은 건 어쩌면 상징적인 행보였을까. 올리브영N 성수 매장은 플로어별로 꽤 많은 공간을 팝업과 전시에 할애했다. 1층 입구로 연결된 트렌드팟 바이 올리브영(Trend Pod by OLIVE YOUNG)은 일상 속 새로운 영감을 주는 뷰티, 아트, 패션, 캐릭터 등 올리브영이 엄선한 트렌드를 소개하는 컨텐츠테인먼트 팝업 쇼룸이다. 개장 날부터 12월 21일까지는 현대카드의 이태원 바이닐앤플라스틱을 재현한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2층에 올라가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널찍한 공간은 코스메틱 트렌드를 이끄는 브랜드 팝업 존으로 형성했다. 케이팝나우(K-pop Now)는 분기별로 케이팝 아티스트의 팝업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유니크한 굿즈로 K-컬처를 사랑하는 이들의 과몰입을 부르는 곳이 될 예정이다. 3층 푸드마켓 내에도 팝업 존이 있다. 이슈를 부르는 트렌디한 푸드 브랜드를 엄선하여 소개한다. 올리브영N 성수가 뷰티 숍을 지나 컬처 트렌드를 이끄는 플랫폼으로서 역할하지 않을까 기대되는 부분이다.
라이프 채도를 높인 큐레이션
뷰티 편집숍으로 시작한 올리브영이 일상의 전반으로 그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3층 웰니스 존은 스킨케어 제품이 아닌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여러 제품을 큐레이션해서 선보인다. 올리브영이 표방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에 알맞은 건강 가전과 소도구들, 질 좋은 수면을 돕는 용품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성수동 지역을 기반으로 창작의 도구를 제안하는 문구 브랜드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와 일상의 소품을 취향대로 꾸미는 D.I.Y 와펜존 옵젵상가 by 오브젝트가 입점한 것도 흥미롭다. 문구점과 팬시점이 하나의 숍 형태로 올리브영에 입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Only 올리브영N 성수
올리브영N 성수에서만 있는 것들이 있다. 1층에 있는 굿즈 숍과 딜라이트 프로젝트 매장이 그렇다. 더 코너 굿즈 숍(The Corner Goods Shop)은 올리브영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자체 굿즈 기념품 가게다. 올리브영N 성수만을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굿즈와 디자인 소품 브랜드 오롤리데이와 협업한 컬래버 굿즈도 만날 수 있다. 딜라이트 프로젝트는 건강 스낵으로 알려지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올리브영 자체 간식 브랜드다. 딜라이트 프로젝트 최초 단독 매장을 올리브영N 성수에 열었다. 이를 기념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담은 모던 민화 패키지 에디션 8종과 올리브영N 성수만을 위한 제품도 출시했다.
접근의 문턱을 낮춘 체험 공간
서비스 체험존은 올리브영N 성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제품 판매 숍에서 뷰티 지식을 배우는 메이크업 스튜디오, 나의 피부 상태를 점검하는 진단소, 스킨케어를 체험하는 에스테틱의 역할까지 겸한다. 전문가의 테마형 풀메이크업 서비스, 원하는 컬러를 조합하는 아이 팔레트 커스텀, 70분 동안 이어지는 홈 스킨케어 레슨과 스킨케어 서비스는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된다. 현재 11월 예약은 마감이 됐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15분 메이크업 퀵 터치업, 1:1 맨즈 브로우 서비스, 피부/두피 진단 서비스는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에서 이용 가능하다. 견본으로 테스트하는 것을 넘어 나에게 맞는 제품 하나하나를 전문가에게 추천받아 구매하는 퍼스널 뷰티 숍의 시대로 돌아서는 변환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글 김기수 기자
자료 제공 올리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