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은 1,004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한국 최대의 다도해 지역으로, 2021 년에는 신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신안군은 이러한 자연적 자산을 바탕으로 각 섬에 하나의 미술관이나 예술작품을 설치해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어 독창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신안 예술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숨결의 지구〉는 본 문화예술사업의 첫 번째 작품이다.
과거 화산 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도초도의 독특한 지형은 이번 작품의 주요 영감이 되었다. 섬에 도착한 방문객은 나무가 우거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주변 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도초수국정원 정상에 도달한다. 정원 입구에는 팽나무를 보며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먼저 위치한다. 이어 방문객은 언덕 안에 자리한 입구를 통해 작품 내부로 들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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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의 지구〉에는 모서리도, 지평선이나 경계의 감각도 없다. 게다가 벽, 천장, 바닥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구의 내부에 서 있으면, 단순히,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하단의 붉은색에서 상단의 녹색으로 변하는 타일은 대지와 토양, 식물의 푸르름과 직관적으로 맞닿아 있으며, 주변의 다면체 형상들은 흙 속의 결정체와 생명을 불어넣는 미세한 양분을 떠오르게 한다.
– 올라퍼 엘리아슨
엘리아슨은 빛, 물, 공기와 같은 자연의 원소를 활용해 인간 감각과 환경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해왔다. ‘신안 예술섬 프로젝트’는 그의 지속적인 자연 탐구와, 특히 이번 신작과 맞닿아 있으며, 이는 도초도의 고유한 특성과 작가의 예술적 비전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지구의 지속적인 생명력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대지와 식물, 나무, 다양한 생명체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우리를 지탱하는 땅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는 인간이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지배한다는 가정을 뒤집고, 우리가 그저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작가는 덧붙였다.
글 이신영 콘텐츠 매니저
자료 제공 PKM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