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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인
2023-06-28

[Project Cabinet] 삶 속에 자연을, 아웃도어 액티비티 플랫폼 꿈꾸는 스노우피크 에버랜드 캠프필드 ②

: file no.2 :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의 모든 순간

스노우피크 코리아에 있어 캠프필드 프로젝트는 숙원사업과도 같았다. 오피스부터 공장, 스토어 그리고 캠프필드를 겸하는 일본 니가타 현의 헤드쿼터스(headquarters)를 염두에 두고 국내에도 브랜드 철학을 반영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한 기간이 5년 남짓. 우연한 기회로 에버랜드 부지 내 감춰져 있던 녹지를 마주한 스노우피크 코리아 김남형 대표는 꿈에 그려온 이상향을 마주한 듯했다고. 이번 편에서는 자연과 사람의 공생을 그리는 브랜드 철학이 캠프필드라는 유형의 공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 1편에서 이어집니다

스노우피크 코리아 김남형 대표.

Interview with

스노우피크 코리아 김남형 대표

2009년 스노우피크 코리아에 입사해 한국 법인 대표 이사와 일본 본사의 아시아 영업 본부장 및 해외 영업 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스노우피크 그룹의 해외 법인 중 유일한 현지 최고경영자로 스노우피크 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일본 니가타 현 산조 시에 자리한 스노우피크 헤드쿼터스.|제공: 스노우피크 코리아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브랜드의 힘

ㅡ 스노우피크의 첫 캠프필드는 일본 니가타 현 산조 시의 한적한 마을에 자리해 있습니다. 약 8만 평에 이르는 부지에 캠프필드와 오피스가 공존하며 헤드쿼터스로 기능하는 부분이 흥미로운데요. 헤드쿼터스가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당시 스노우피크 창업자 야마이 유키오에 이어 경영을 맡은 그의 아들 야마이 토오루 대표는 신사옥을 오래도록 구상했습니다.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을 가시화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죠. 이는 ‘어떻게 공간에 브랜드를 담아낼 것인가’라는 물음에 닿습니다.

스노우피크는 1958년 철물 도매상으로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아웃도어 애호가였던 창업자는 당시 일본 아웃도어 시장을 유럽에서 수입한 제품들이 주름잡은 상황에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가지고 싶은 제품을 스스로 만들자”라는 의지로 일본인의 체형에 적합한 제품을 직접 개발하기에 이른 그의 집념은 스노우피크의 제품 개발 원칙 “우리 스스로가 유저이다”로 이어집니다.

스노우피크 헤드쿼터스는 오피스와 제품을 만드는 공장, 스토어 그리고 캠프필드가 공존한다.|제공: 스노우피크 코리아

그런 의미에서 일본 내에서도 금속 가공 기술이 뛰어나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니가타는 스노우피크가 자리 잡기에 최적의 요건을 갖춘 지역입니다. 지역의 장점을 살려 드넓은 자연 속에 직원들의 사무 공간인 ‘크리에이티브 오피스’, 제품을 만드는 ‘공장’, 제품을 판매하는 ‘내추럴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그리고 ‘캠프필드’ 등 브랜드를 이루는 전체 요소를 담아내게 되었죠.

 

 

ㅡ 말씀하신 바와 같이 헤드쿼터스는 오피스에서 제조 현장과 캠핑을 하는 유저들의 모습이 훤히 보이는 구조입니다. 이 모든 요소를 한곳에 묶어낸 이유가 있을까요?

제품 개발의 원칙과 맥이 같습니다. 유저로서 세상에 없는, 정말 가지고 싶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인데요. 캠프필드가 생기기 이전에는 유저들이 실제로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고, 제품 개발에 동반되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 역시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제품 개발자와 스태프들이 언제든지 필드로 나가 캠핑을 즐기고, 개발한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고, 캠핑 중인 유저에게서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듣는다면 어떨까요? 이 일련의 과정을 목격하고 체험할 수 있다면 스스로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늘 일깨울 수 있겠죠. 유저들에게도 스노우피크의 오리지널리티가 반영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테고요.

푸른 잔디로 뒤덮인 스노우피크 헤드쿼터스.|제공: 스노우피크 코리아

ㅡ 스노우피크 에버랜드 캠프필드를 기획하며 기준점을 헤드쿼터스 캠프필드로 두었다 하셨어요. 어떤 부분을 차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헤드쿼터스는 지역에서 폐업한 골프장을 리뉴얼 한 곳으로 땅이 잔디로 가득 뒤덮여 있습니다. 국내 첫 캠프필드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지방과 해외 등지를 돌며 여러 캠핑장을 둘러봤지만 잔디를 밟을 수 있는 사이트는 드물더군요. 에버랜드 캠프필드는 가능하면 오감을 깨우는 곳이길 바랐어요. 잔디가 주는 포근함, 살결을 스치는 바람, 울창한 산림이 뿜어내는 향, 새들의 지저귐, 제철 식재료에서 느껴지는 자연 본연의 맛. 풍요로운 자연 안에서 삶의 여유를 누리고,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그렸습니다.

캠프필드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에 스노우피크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캠핑과 브랜드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ㅡ 국내 캠프필드 오픈 소식에 많은 캠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캠프필드가 갖는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국내 캠핑 인구가 약 538만 명에서 약 7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국내 인구의 14%가량이 캠핑 인구인 셈인데요. 물론 뜻깊은 변화이지만 저희는 아직 국내 인구의 약 85%가 캠핑을 접하지 못했다는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캠핑이 자주 노출되면서 캠핑이라는 용어 자체는 익숙하지만 직접 하려고 드니 막막하게 느껴지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기존 유저들 외에 아직 캠핑을 시도해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 ‘주요 캠핑용품 수출입 동향’을 통해 조사한 국내 캠핑 인구는 2019년 538만 명에서 2021년 7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8월 개장할 포레스트 캠프. 주중에는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ㅡ 지난해부터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는 8월 중 오픈을 앞둔 포레스트 캠프는 이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인데요.

저희가 사람들에게 “캠핑을 꼭 해야 한다”라고 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캠핑이 주는 효용에 있습니다. 현대화, 문명화, 파편화된 사회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을 캠핑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상 속에서 자연을 접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채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솔루션 역시 인간성 회복을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해 같은 경우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소속감 및 유대감을 증진하는 차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캠핑장을 빌려 약 300여 명의 임직원들과 함께 캠프 활동을 했어요. 아직 캠핑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 직장 동료와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인상 깊은 경험이 될 테죠. 이러한 활동을 통해 국내 캠핑 인구를 전체의 약 30%까지 늘리는 것이 저희의 소명입니다.(웃음) 캠프필드를 통해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ㅡ 공유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에도 관심이 많으시다고요.

2019년부터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과 협업해 산불로 소실된 숲을 복구해 왔습니다. 올해는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학교의 유휴부지에 대체서식지를 조성하는 사업에 함께할 예정이고요. 지방 소멸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창생에도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군부대가 이전·해체 되며 강원도의 지역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올해 초 강원도관광재단과 협약을 맺어 앞으로 지역을 살리기 위한 캠핑 콘텐츠를 적극 발굴하려 합니다.

ㅡ 스노우피크 코리아가 바라보는 미래에 대해 들려주신다면.

포레스트 캠프와 캠핑 사이트 오픈을 잘 마무리한 후에 부지를 확장해 전반적인 아웃도어 활동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액티비티 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캠핑뿐만 아니라 피크닉, 트래킹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스노우피크를 모르는 분들도 이곳에 오셔서 어떤 브랜드인지 몸소 느낄 수 있기를 바라요.

앞서 언급한 지역창생의 범위도 점차 확대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본은 각 47개 도도부현에 캠핑장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현재 7개 캠프필드를 운영 중에 있는데요. 한국은 8개 도로 이루어진 만큼 8개 캠프필드를 마련해 국내 모든 유저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스노우피크의 ‘의식주동유’

스노우피크는 삶의 필수 요소인 의(衣), 식(食), 주(住)에서 나아가 동(働)과 유(遊), 즉 일과 여가에 이르기까지 자연 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일상과 아웃도어, 도심과 자연의 경계를 허무는 편의성과 기능성을 의류에 접목하는 ‘의’ 사업, 건강한 식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활동부터 카페&다이닝 사업까지 아우르는 ‘식’ 사업, 캠핑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일상 가까이에서 캠핑을 접할 수 있도록 인도어에서의 캠핑 신을 제안하는 어반 아웃도어 ‘주’ 사업. 여기에 비즈니스 솔루션을 통해 자연 친화적인 오피스 환경을 조성하는 ‘동’ 사업, 마지막으로 스노우피크의 본질인 캠핑에 기반해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여가 활동을 제안하는 ‘유’ 사업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 영역 전반에 자연을 입혀냈다. 각 영역에서 자연과 공생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스노우피크 코리아 스태프들의 코멘트를 함께 싣는다.

스노우피크 코리아 영업부, 최규호 차장

스노우피크가 선보이는 ‘의’란 홈앤캠프 콘셉트의 어패럴 사업입니다. 의류는 집안에서 편히 생활할 수 있는 착용감과 더불어 아웃도어 활동을 가능케 하는 기능성을 갖춰야 해요. 속건성, 방수성은 물론이고 저희가 캠핑 라인으로 제안하는 타키비 라인 같은 경우 모닥불의 불씨가 튀어도 옷감이 잘 타지 않는 난연성을 자랑하죠. 인도어와 아웃도어 어느 곳에서도 위화감이 없는 활용도 높은 디자인 역시 강점이고요. 의류라는 친숙한 매개체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스노우피크를 접하고, 저희가 제안하는 자연 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며 인간성 회복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노우피크 코리아 카페&다이닝, 홍대근 셰프

세상에는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스노우피크 카페&다이닝이 존재하는 이유는 자연과 맞닿은 공간에서 사람이 자연 안으로 들어가 음식을 먹었을 때 그 가치를 느끼도록 돕는 데 있어요.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자연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거죠. 식초와 설탕을 사용하는 대신 레몬이나 꿀 같은 원료로 건강하고 신선한 맛을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요. 맑은 공기와 눈부신 햇살, 싱그러운 바람을 느끼며 맛을 음미하는 경험은 스노우피크 카페&다이닝이 일깨우고자 하는 가장 큰 자연의 가치를 동반합니다.

스노우피크 코리아 콘텐츠 기획과, 손경식 과장

스노우피크가 어떤 브랜드이며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지 알리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모든 스태프가 열혈 캠퍼이다 보니 캠핑이 주는 즐거움을 알리는 일에 진심이죠. 자연스럽게 유저와의 소통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인데요. 제가 느끼는 스노우피크는 유저와 ‘스킨십’이 많은 브랜드에요. 스태프와 유저가 캠핑을 통해 교감하는 고유 행사 ‘스노우피크웨이’가 대표적이고, 매년 봄과 가을이면 전국 스토어에서 동시에 열리는 ‘설봉제’ 역시 유저와 소통하는 큰 축제입니다. 더불어 다채로운 콘텐츠를 품은 캠프필드가 문을 연 만큼 이곳에서 자연과 유저가 또 스노우피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Post-It

[스노우피크 에버랜드 캠프필드]

장소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로 388

완공 시기 2023년 5월 (1차 완공)

총괄 스노우피크 코리아 김남형 대표

기획 스노우피크 코리아 사업기획실 윤승현 차장

운영 스노우피크 코리아

건축&인테리어 토도아키텍트

디자인 스노우피크 코리아

snowpeak.co.kr

캐비닛은 ‘킵해두고 싶은’ 프로젝트들을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매주 수요일 캐비닛에서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들을 꺼내 보세요.

 

[Project Cabinet] 스노우피크 에버랜드 캠프필드 

▶ : file no.1 : 2만 평 부지에 들어선 자연친화적 공간

▶ : file no.2 :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의 모든 순간

▶ : file no.3 : 스노우피크의 프로젝트 리스트

 

김가인 기자

진행 이소진 수석기자

사진 이정민 (베리베리 스튜디오)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스노우피크 코리아

에디터
CURATED BY 김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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