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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공연장, 어디까지 가봤니?

공연장이 된 서울의 체육관 톺아보기
우리나라에 케이팝 콘서트와 같은 음악 공연을 위한 전용 공연장이 없었다는 사실. 2023년 12월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세워지며 국내 최초로 공연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내 공연장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다수의 공연은 본래 체육관으로 지어진 공간에서 진행되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지어졌다고는 하지만, 모든 공연이 이곳에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에디터가 직접 경험하고 정리한, 공연장이 된 서울의 체육관 5곳의 특징을 소개한다.

온라인으로 무대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예매해 공연을 보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아티스트의 라이브를 듣고 정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 해당 공연에서만 진행되는 퍼포먼스와 전반적인 무대를 직관하는 경험 때문이 아닐까. ‘어떤 공연장에서 진행되는가’는 만족스러운 공연 관람 여부를 판가름하는 첫 번째 관문이기도 하다. 다수의 공연이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도 사용될 체육관들은 각기 어떤 특징이 있을까?

KSPO돔

가수들의 꿈의 전당
ⓒKSPO&CO
해리스타일스 '러브 온 투어' 내한 ⓒ헤이팝

아직 이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KSPO돔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체조경기장으로 2018년 리모델링 진행과 함께 이름이 변경되었다. 체조경기장은 88서울올림픽을 위해 류춘수 건축가가 1986년 완공한 건축물이다. 세계 최초로 케이블 돔 공법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의미가 담긴 건축물이기도하다. 1988년 아름다운 조형과 외부 조경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Quaternario 제1회 국제건축상(시드니)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어진 지 오래된 건축물이지만 리모델링이 되기 전에도 관람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공연장이다. 

 

KSPO돔은 올림픽공원역에 내리면 5분 이내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어느 좌석이든 무대가 잘 보이는 좋은 시야 때문에 이곳에서 공연이 열리면 시야 걱정은 할 필요 없다. 무대에 따라 좌석의 수는 달라지나 대략 만 명 정도 수용할 수 있고 최대 1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이라 KSPO돔에서 무대를 하는 것이 한국 가수들의 꿈 중 하나이기도 하다. KSPO돔을 방문하게 된다면 가수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플로어석도 좋지만, 플로어석과 단차가 크지 않고 무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아티스트를 가깝게 볼 수 있는 1층 자리를 추천한다.

위치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장충체육관

아담하지만 알찬 공연장
ⓒ서울시설공단
샤이니 키(kEY) G.O.A.T 콘서트 ⓒ헤이팝

지금도 많은 배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장충체육관은 1955년 최초 개장된 뒤 2015년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정수 건축가의 설계로 지어진 이곳은 한국 최초의 돔구장이기도 하다. 당시 한국 기술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80m 대형 철골 돔으로 설계를 완성해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장충체육관의 최대 수용 인원은 5,500명이나 공연 진행 시 4,500석 정도 제공되어 아티스트의 솔로 콘서트나 팬미팅 장소로 적합한 공간이기도 하다. 실내에 들어가면 플로어석과 1층이 점층적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은 받기 어렵다. 무대와 플로어석, 1층, 2층 이렇게 3개의 층이 확연하게 구분되어 있어 1층 뒷자리만 가더라도 살짝 동떨어진 느낌을 받곤 한다. 또, 무대 설치 시 모니터의 위치에 따라 시야 제한이 많이 생길 수 있는 구조라 사이드 좌석으로 가는 것은 절대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적은 좌석 수와 무대 설치에 따라 가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 때문에 이곳에서의 공연 소식이 들려오면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3호선 동대입구역과 연결되어 있어 교통이 편리한 것은 장점이다.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 241

잠실실내체육관

대규모 공연장을 향한 첫걸음
사진 출처: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유튜브 채널
데이식스 월드 투어 'GRAVITY' 서울 콘서트 ⓒ헤이팝

건축가 김수근이 지은 잠실실내체육관은 서울종합운동장 내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1979년에 개장되었다. 현재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 올림픽주경기장과 가까이 있어, 한때 두 곳에서 모두 행사가 진행되었을 때 상당히 많은 유동 인구가 모여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약 만 명 정도 수용할 수 있어 KSPO돔에서 진행이 어려울 경우 잠실실내체육관을 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이곳의 시야를 KSPO돔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3층의 경우 경사가 상당히 가팔라 무대와의 거리가 다른 곳과 비교했을 때 유독 더 멀게 느껴진다. 잠실실내체육관의 2층은 플로어석과 가깝고 2층 1열 앞쪽의 빈 공간으로 아티스트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잦아 오히려 플로어석보다 좋은 자리로 취급되기도 한다. 잠실실내체육관은 서울종합운동장 가장 안쪽에 있어 종합운동장역에서 내린 뒤에도 한참을 걸어야 한다. 또, 체육관 주변 식당이나 카페가 없으니 이곳에 방문하게 된다면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오길 바란다.

위치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5 서울종합운동장

올림픽홀

밀도 높은 공연장을 원한다면 이곳으로
ⓒKSPO&CO
사진 출처: 올림픽 공원 공식 SNS

올림픽홀은 1986년 올림픽공원 개장 당시부터 있던 곳은 아니다. 체육시설지구라는 제약 때문에대중문화예술 공연장으로 설계되었으나 2003년 테니스 코트 겸용으로 준공된 건물이다. 그로 인해 다른 여타 체육관과 차별되는 점이 없었지만, 2011년 본격적인 대중문화예술공연장으로 리모델링이 되면서 더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올림픽홀의 가장 큰 장점은 약 3,000석의 작은 규모이지만 어디에 앉든 상당히 좋은 시야를 자랑한다는 점이다. 플로어석에서 2층까지 다 이어져 있는 구조 덕분에 2층에 앉더라도 무대와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다른 공연장과 다르게 1층 사이드 좌석이 무대를 향해 있어서 올림픽홀을 간다면 사이드 좌석도 추천한다. 작은 규모 때문에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성공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다.

위치 서울 송파구 방이동 88-2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

위치 빼면 나쁘지 않은 직사각형 공연장
데이식스 'The Present : You are My Day' ⓒ헤이팝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있는 체육관 중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체육관은 화정체육관이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대 수용 인원은 8,000명에 가깝지만, 이곳에서 진행되는 공연은 대부분 약 6000석 미만으로 받는다고 한다. 화정체육관의 가장 큰 단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접근성이다. 캠퍼스 내 가장 안쪽에 있는데 체육관 앞까지 가는 교통편은 마을버스 하나뿐이다. 마을버스의 배차 간격도 상당히 긴 편이라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택시를 이용하거나 자차를 가져오는 곳이기도 하다. 안암역이나 고려대역에서 걸어갈 경우, 약 20-30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지형이 완만하지 않아 걷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화정체육관은 직사각형의 구조로 되어 있어 시야가 좋은 편에 속하지는 않는다. 무대가 깊이감이 있어 체육관 본무대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사이드에 앉게 된다면 무대가 전체적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대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멀어지더라도 중앙에 앉는 편을 추천한다.

위치 서울 성북구 개운사2길 48

김지민 인턴 기자 

사진 출처 KSPO&CO, 서울시설공단,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유튜브 채널, 올림픽 공원 공식 SNS

김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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