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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8

돌아온 디자인 상식 사전, 「A to Z」

월간 <디자인> 임프린트 브랜드 '스튜디오 마감'이 만든 두 번째 에디션
지난 11월 초, 2년 만에 스튜디오 마감이 「A to Z」의 두 번째 에디션을 공개했다. 바늘부터 우주까지 담은 디자인 사전을 미리 만나고 왔다.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스튜디오 마감은 월간 <디자인> 임프린트 브랜드이다. 지난 2021년 이들은 월간 <디자인> 내 특집 코너 ‘A to Z’를 한데 모아 ‘디자인 상식 사전’이라는 콘셉트로 출판했고 완판했다. 요즘 시대에 사전을 완판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검색 한 번이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으니까. 스튜디오 마감의 「A to Z」는 어떻게, 그리고 왜 완판됐던 걸까? 바로 ‘디자인’을 주제로 엄선한 콘텐츠를 담았기 때문이다. 그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한 사전은 없었다. 더욱이 월간 <디자인>의 주요 구독층이 현역 디자이너, 마케터, 브랜드 디렉터 등 크리에이티브 영역 종사자라는 점을 비추어 본다면 매달 특집을 위한 TMI 묶음인 「A to Z」는 실용서이기도 한 셈이다. 크기도 매우 작아서 들고 다닐 수 있고, 때로는 공간을 돋보이게 하는 소품으로도 한몫한다. 자연스럽게 소장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 에디션까지 발행한 배경이 궁금해졌다.

 

Interview with 스튜디오 마감

*공동 답변

지난 첫 번째 에디션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완판은 물론 없어서 못 구할 정도였는데. 이번에도 책을 준비하면서 나름의 기대치나 목표가 있을 듯싶다.

언제나 과욕은 금물이기에 겸손하게 완판을 기대해 본다.(음?)

두 번째 에디션이다. 첫 번째 에디션을 준비할 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먼저는 표지 색상이 수정되었던데 그 배경도 궁금하다.

처음부터 두 에디션이 연속성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표지는 ‘블랙 & 화이트’의 심플한 반전 정도로 마무리 지었다. 굳이 첫 에디션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은 없었다. 첫 에디션을 사랑해 준 이들이 ‘여전히 귀엽네’라고 생각해 주면 그걸로 충분하다.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책 크기가 매우 작다. 첫 번째 책을 발행했을 때 크기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판형 변경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2년 만에 선보이는 만큼 첫 번째 에디션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했다. 일반적으로 ‘사전’이라고 하면, 크고 두꺼운 책이라는 고정 관념이 있는 것 같다. 책 사이즈가 손바닥만 해서 놀랐다는 말도 있었지만 가방 안에 넣기 좋다거나, 글자 크기가 커서 읽기에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는 피드백에 용기를 얻었다.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월간지 <디자인>을 만들면서 동시에 「A to Z」 단행본 작업을 했다고 들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11월 초에 오픈하는 <언리미티드 에디션> 일정에 맞춰서 두 번째 에디션을 발행하기로 결정한 후 그에 맞춰 일정을 잡았다. 「A to Z」 인쇄는 아무리 늦어도 10월 중순에 진행되어야 했기에 월간 <디자인> 10월 호를 마감하는 9월 20일 이후부터 11월 호 마감일인 10월 20일 사이를 잘 활용해야 했다. 월간 <디자인> 특집 코너인 ‘A to Z’의 콘텐츠를 단행본으로 엮는 형식이라 디자인 레이아웃에 맞춰 기존 원고를 분량에 맞게 줄이거나 업데이트하고, 오탈자를 점검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9월 말에 추석과 한글날 연휴가 끼어있어서 이 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다. (웃음)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A부터 Z까지 매달 키워드(주제)에 부합하는 단어를 찾는 노하우도 있을까?

주제에 관련된 책을 살펴보며 키워드를 찾거나 구글링으로 ‘(주제어) terms that start with (원하는 알파벳)’ 이런 식으로 검색하는 것은 기본이다. 가장 찾기 힘든 알파벳은 Q, X, Z인데, 한 단어로 똑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문장 형태로 만들기도 한다. 늘 어렵다고 하면서도 집단 지성을 이용하면 결국엔 아이디어가 나오더라.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종이책 위기론이 몇 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월간지를 비롯해 단행본을 만드는 이유가 궁금하다.

에는 정보 외에도 지혜와 지식을 담을 수 있는 너른 지면이 있으니까. 이 넉넉함과 풍요로움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면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한정된 지면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담아 독자들에게 전할지 치열하게 벼리고 골라낸다. 그 과정이 종이 책의 가치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추천하는 「A to Z」를 활용법이 있을까?

첫 번째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놓고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꼭 첫 페이지부터 한 장씩 넘기며 순서대로 읽어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보다 보면 어느 날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영감이 떠오를 수도 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남김없이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소장품으로서 가치 있게 여겨주기를 바란다.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디자인 상식 사전답게 수록된 정보가 상당하다. 그중에서도 꼭 놓치지 말고 정독하면 좋을 내용이 있다면?

에필로그 코너에 수록한 이광무 작가의 인터뷰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A to Z」의 파트너로 함께 하는 이광무 작가는 원고 속 키워드를 본인 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근사한 일러스트를 그려준다. 매달 그의 생각이 궁금했던 차에 이번 「A to Z」 두 번째 에디션을 통해 어디에서 작업에 대한 영감을 얻는지, 어떤 주제를 재미있게 그렸는지 들어볼 수 있었다. 또, 첫 번째 에디션에는 스튜디오 마감 멤버들이 각자 ‘마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를 수록했다면, 두 번째 에디션에는 지금까지 「A to Z」를 만들면서 느낀 소회와 기대점을 실은 부분도 달라진 점이다.

세 번째 에디션도 기대해도 좋을까?

두 번째 에디션 머리글 중 P.S에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있다. “주변에서 종종 이 A to Z 코너를 언제까지 이어갈 생각이냐고 묻더군요. 글쎄요. 가장 찾기 어려운 알파벳 Q와 Z의 소재가 고갈될 때까지 아닐까요?”

 

사진: 디자인하우스 김은지 인턴 기자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 그래서 「A to Z」는 어디서 구할 수 있나?

온라인에서는 디자인하우스 숍을 통해서, 오프라인에서는 유어마인드, 땡스북스, 인덱스, 더북소사이어티 그리고 부산의 미묘북 등 독립서점에 입고 예정이다.

기획 스튜디오 마감 (디렉터: 최명환)

김세음, 박슬기, 박종우, 서민경, 정인호

책임 편집 서민경

디자인 전지원, 김하람

일러스트레이션 이광무

모션그래픽 김하람

인쇄 청산인쇄

후원 삼원특수지

발행일 2023.11.01.

이정훈 기자

자료 제공 월간 <디자인>, 스튜디오 마감

프로젝트
〈A to Z〉
이정훈
독일 베를린에서 20대를 보냈다. 낯선 것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쉽게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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