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4

올드머니 룩 실전편, 근사하고 싶다면 이들처럼!

‘올드’하지 않은, 올드머니 룩 아이콘 6
올드머니 룩이 과연 열풍이다. 이미 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뜻을 간단히만 정리하자면 올드머니(Old Money)란 직역하면 오래된 돈, 사전적 정의로는 물려받은 재산, 요즘말로는 금수저 정도를 의미하겠다. 동시에 그런 타고난 부자들이 입는 고급스러운 패션이 바로 올드머니 룩이다. 브랜드의 상표나 로고를 드러내지 않는 간결하고 우아한 멋이 특징이어서 ‘조용한 명품’을 의미하는 ‘스텔스 럭셔리’ ‘콰이어트 럭셔리’라고도 불린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clairerose, @amaliemoosgaard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sofiarichiegrainge, @clairerose

이 새로운 메가 트렌드는 가을 패션 신에 대역전극의 서사를 불어넣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봄/여름 패션위크는 그 놀라운 반전을 실시간으로 마주할 수 있었던 현장. 엔데믹 직후 화려하고 형형한 기교와 과시로 뜨거웠던 쇼장 안팎은 순식간에 올드머니들의 각축장으로 탈바꿈했고, 곳곳에는 교양과 기품이 흘러 넘쳤다. 올드머니 룩에 심취한 셀럽들의 파격 변신을 엿보는 재미도 남다른 요즘이다. 점점 더 미니멀 럭셔리에 빠져들고 있는 켄달 제너부터 Y2K 패션과 안녕을 고한 두아 리파, 글램 스타일을 벗어 던진 카일리 제너, 90년대 리즈 시절의 신디 크로포드(카이아 거버의 엄마다)처럼 분위기를 싹 바꾼 카이아 거버 등등 쉽게 볼 수 없었던 톱 셀럽들의 얌전하고 차분한 모습은 연일 뜨거운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 eonline.com, 인스타그램@clairerose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styleandthebeach, splashnews.com

인스타그램 기준 ‘올드머니’ 관련 게시글이 100만건을 넘어섰다. 실로 대단한 인기다. 브랜드만 과시하는 요즘 패션에 지쳤던 터라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을 더 붙든다. 상류층이나 셀럽들만 입는 패션이라 생각했는데 볼수록 익숙하고 친근한 점도. 어쩌면 옷장에 이미 갖고 있는 아이템들로도 충분히 연출할 수 있을 것 같다. 좋다, 나도 올드머니 룩에 도전해 봐야겠다.

자, 비슷한 생각이 든다면 지금부터는 실전이다. 한 끗 차이로 매우 평범하거나 그저 ‘올드’해 보일 수 있는 게 올드머니 룩의 최대 함정. 멋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갖추는 몇몇 요건들이 있는데, 이들처럼만 입으면 성공 확률은 급상승한다. 요즘식 올드머니 룩 트렌드를 이끄는 매력의 아이콘들을 소개한다. 그들만의 비밀병기는 바로 이거다.

클레어 로즈

요즘 올드머니 룩의 최강자로 꼽힌다. 원래도 멋쟁이지만 가을이 오면서 제대로 물을 만났다. 인스타그램 피드 위로 펼쳐지는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과 그 안에서 무심한 듯 시크하게 빛나는 옷차림은 딱 저렇게 입고 저렇게 살고 싶다는 욕망을 부른다. 한 편의 영화 스틸 컷 같은 사진 톤과 연출도 그의 올드머니 룩 지수를 드높이는 데 한몫 한다.

클래식하고 우아하다. 클레어 로즈에게 과함이란 없다. 어떻게 그렇게 절제를 잘하는지, 들여다볼수록 인고의 시간이 느껴진다. 그 조용하지만 강한 힘은 우선 색에서부터 나온다. 주로 블랙, 크림, 그레이, 카키, 베이지 같은 모노톤과 뉴트럴톤을 즐기는데, 특히 한 색으로 통일하는 스타일링 능력이 남다르다. 가장 시선을 끄는 연출은 올 블랙 룩.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간결한 스웨터와 잘빠진 와이드 팬츠, 그 군더더기 없는 멋을 배가하는 포인티드 슈즈와 골드 프레임 벨트로 블랙을 조합한다. 여기에 블랙의 중성미를 살짝 흔드는 버건디 숄더백과 실버 브레이슬릿을 얹는다. 같은 색에도 다양한 결이 있다는 걸 클레어 로즈는 무척이나 잘 알고 있다.

사진 출처 | 모두 인스타그램@clairerose

소재의 부드러운 믹스 앤 매치 실력도 탁월하다. 결코 어색하거나 불편해 보이는 실루엣의 의상은 걸치지 않는데, 소재를 잘 선택한 결과다. 포근한 캐시미어, 윤기나는 실크, 담백한 스웨이드, 유연한 데님 등 미니멀 럭셔리의 기본이 되는 고급스러운 소재를 다룰 줄 알며, 그 질감을 은근하게 조합해 서로의 멋을 배가한다. 덕분에 입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가 편안한, 감성충만한 올드머니 룩이 완성된다.

소피아 리치

이름에도 ‘리치’가 들어가는 찐 부자 아이콘, 소피아 리치. 팝 스타 라이오넬 리치의 막내딸이자 니콜 리치의 동생이다. 올드머니 룩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소피아 리치의 이름이 지겹도록 호명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범접불가한 상류층 라이프스타일과 오랜시간 자연스럽게 몸에 밴 기품, 군더더기 없는 세련된 스타일까지, 올드머니 룩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소피아 리치가 완성하는 올드머니 룩에는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 바로 완벽한 재단. 어깨는 당당하게 허리는 잘록하게, 몸을 더욱 아름답게 재단하는 웰메이드 디자인으로 연출하는 그만의 올드머니 룩은 품격이 넘친다. 특히 샤넬 마니아로 유명한데, 지난 4월에 있었던 결혼식에서는 메인 웨딩드레스부터 애프터파티 드레스, 가방, 신발 등등 모든 의상을 샤넬로 선택해 만인의 부러움을 사기도. 패션뿐만 아니라 가운데 가르마로 완성하는 슬릭 번 헤어와 마치 화장을 하지 않은 듯한 건강한 내추럴 메이크업 등 그만의 뷰티 스타일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사진 출처 | 모두 인스타그램@sofiarichiegrainge

켄달 제너

켄달 제너가 없었다면 올드머니 트렌드의 파급력은 런웨이에서 끝났을지도 모른다. 올드머니 룩도 젊고 쿨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리얼웨이에 안착시킨 장본인이다. 몇 해전부터 서서히 미니멀리즘 패션을 시도한 켄달 제너는 최근 제대로 심취한 모습이다. 물론 뻔하지 않은 힙한 연출로 등장할 때마다 파파리치를 몰고 다니는 건 여전하다. 트렌치 코트를 하의실종 패션으로 즐기거나, 스커트 슈트에 맨발의 로퍼를 곁들이거나, 광택이 도는 실크 셔츠의 버튼을 느슨하게 풀어놓거나. 너무 고상하기만한 올드머니 룩이 지겨울 때는 켄달 제너의 이름을 검색해 볼 것.

사진 출처 | gettyimages.com, splashnews.com
사진 출처 | Backgrid, splashnews.com

로지 헌팅턴 휘틀리

오랜 시간 우아한 패션으로 클래식 아이콘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 온 로지 헌팅턴 휘틀리. 올드머니 룩이 인기를 끌면서 새삼 화제를 모으는 이름이 되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달라진 게 있다면 흉내 낼 수 없는 연륜과 카리스마. 보다 격식있고 성숙한 올드머니 룩이 필요할 때 로지의 스타일을 참고하면 좋겠다.

그의 스타일에 품위를 불어넣는 공통된 아이템이 있다. 몸을 가늘고 길게 만드는 롱 니트 원피스, 재단이 완벽한 빅 블레이저와 카멜 컬러 코트, 반듯한 옥스퍼드 화이트 셔츠, 그리고 날렵한 스키니 부츠. 늘 흐트러짐 없는 실루엣에 절제된 컬러로 도도함을 잃지 않는다. 변함없는 금발 컬 헤어와 마치 로즈골드처럼 부드러운 메이크업도 로지만의 올드머니 룩을 감미롭게 만든다.

사진 출처 | 모두 인스타그램@rosiehw

무스가드 자매

덴마크 태생의 쌍둥이 모델이자 패션 브랜드 리에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세실리에와 아밀리에 무스가드 자매는 늘 힙한 인플루언서다. 옷차림은 전혀 힙하지 않은데, 그들의 베이식하고 클래식한 패션은 마치 도돌이표처럼 결국 또 그들의 인스타그램을 기웃거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게다가 요즘에는 북유럽 감성의 올드머니 룩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싶은 편안하고 여유로운 멋으로 더욱 인기다. 특히 둘이 함께할 때 그 멋의 시너지는 최고조에 이른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amaliemoosgaard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ceciliemoosgaard

적당한 품과 핏, 클래식과 캐주얼을 오가는 부드러운 소재들,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베이식한 디자인으로 연출하는 그들의 우아한 올드머니 룩은 근사한 데다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몸을 따라 흐르는 니트 풀오버를 입고 매끈한 워싱의 청바지를 매치한다. 도톰하고 톡톡한 울 헤링본 블레이저를 걸치고 진주 목걸이와 납작한 발레 플랫슈즈로 마무리한다. 이처럼, 그들의 피드에는 내일이라도 당장 따라해볼 만한 올드머니 룩 스타일링이 가득가득 담겨있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liestudio_

엘사 호스크

빅토리아 시크릿의 엔젤, 엘사 호스크마저 올드머니 룩에 빠졌다. 고급스러움 속에서도 관능미를 잃지 않고 싶다면 엘사의 비밀을 탐닉해보기를. 관건은 핏과 기장의 간극에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라이딩 룩을 연출할 때도 엘사의 한 끗은 다르다. 상하의를 한톤으로 통일하되 상의는 오트밀 오버사이즈 셔츠를, 하의는 날렵한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고른다. 이너웨어는 몸에 붙는 블랙 탱크톱으로 은근한 핏을 살리고 목에 착 붙게 감은 실크 스카프와 웨스턴 부츠, 스퀘어백으로 클래식한 결을 유지한다.

사진 출처 | 모두 인스타그램@hoskelsa

몸을 다 감싸는 땅에 끌릴 듯한 맥시 코트를 입을 때도 허리는 잘록하게 조이고 움직임에 따라 슬쩍슬쩍 다리가 엿보이도록 슬릿은 남겨둔다. 이런 식의 조용한 간극은 과하지 않은 동시에 무척이나 스타일리시한 관능미를 연출한다. 드러내지 않을수록 우아하다. 올드 머니 룩의 핵심 요건이다. 브랜드가 됐건 재산이 됐건 마음이 됐건, 패를 다 보이지 않는 쪽이 언제나 더 신비로운 법. 올드머니 룩도 그렇게 즐기면 된다.

박선영 객원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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