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카렐 아펠의 그림에는 화려한 색채, 두꺼운 붓 터치, 어린이의 순박한 감성이 담겨 있다. 그는 추상화를 포함한 기존의 예술 기조에서 벗어나려는 코브라(CoBrA) 운동의 창시자로서 냉소적인 추상성을 거부하고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실험을 강조했는데, 특히 원시 민속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회화·조각·도자기·인쇄 등 다양한 매체를 실험적으로 활용했다. 이처럼 아펠은 전통적인 예술 규범을 벗어나 자유로움과 재미를 작품에 담고자 했으며, 대담하고 표현적인 스타일로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내기에 이른다.
니키 드 생팔은 프랑스계 미국인 예술가로 기념비적인 대형 조각 작품을 창작하며 여성성, 사회 문제, 인간의 상태에 대해 깊이 탐구했다. 그녀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에 특유의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에 집중했으며, 대표적 조각 작품 <나나(Nanas)> 연작은 풍만하고 밝은 색의 여성 인물로 기쁨, 힘, 해방을 상징한다. 특히 그녀의 조각은 폴리에스터, 레진, 일상에서 발견된 오브제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환상적이고 서사적인 요소를 담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작가의 예술적 접근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실험 정신, 선명한 색채에 대한 애정, 그리고 미술의 전통적인 관습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장난스러움과 자유분방함을 작품에 포용했고, 정립된 규칙들에 도전했으며 미술적 표현의 한계를 시험하기도 했다. 일상적인 사물과 재료를 작품에 통합함으로써 창의적인 탐구의 문을 연 그들에게서 예술과 일상 생활을 융합하려는 누보 레알리스트(Nouveaux Realistes) 운동과의 관련성도 엿볼 수 있다.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오페라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