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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31

샤갈부터 호크니까지, 화가가 만든 아름다운 책들을 만나다

<화가의 아름다운 책들> 전
물성을 가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의 책을 만나볼 기회다. 오는 9월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포스코미술관에서 기획전 <화가의 아름다운 책들 - ARTISTS' MESMERIZING BOOK>이 열리고 있는 것.
Henri Matisse, JAZZ-1983

책은 독서나 정보 축적을 위한 매체로서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의 표현을 담은 매체로 오랜 시간 발전해 왔다. 20세기 초 파리는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전 세계에서 모여든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예술의 수도였다. 에콜 드 파리(École de Paris)라 불리던 화가들 중에는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ay-Terk),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등 20세기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포함돼 있었다.

David Hockney, The Blue Guitar

현재 아티스트 북(Artists’ Book)을 의미하는 용어로 영미 고서점에서 통용되는 ‘리브르 다 티스트(Livre d’Artiste)’는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경제 공황으로 그림 판매에 어려움을 겪던 프랑스의 미술상들이 화가들에게 판화 작업을 제안하며 시작됐다. 1900년대 초반 앙부르아주 볼라르(Ambroise Vollard)나 다니엘 헨리 칸바일러(Daniel-Henry Kahnweiler) 같은 유명 미술상들은 당시 파리에 거주하거나 망명 중인 유명 화가들에게 문학작품의 일러스트를 의뢰하고 판화를 만들어 책으로 엮었다. 그림은 비싸니 그 대안이 판화였는데, 그 역시 구입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서양 문화권에서 오랜 세월 존재한 애서가들을 위해 화가들의 판화를 수록한 아티스트 북이 탄생하게 되었다. 파리의 뛰어난 판화 공방에서 한정판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책들은 미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출판사와 화가, 작가, 판화 공방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이 책들은 예술사적 가치가 높아 뉴욕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같은 유명 미술관의 주요 소장 품목 중 하나이며 현재도 전시 및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Marc Chagall, Bible-1960
Robert Motherwell, James Joyce-Ulysses

‘리브르 다 티스트’처럼 판화 공방에서 한정본으로 만들어지고 고급 수제 종이로 제본된 아티스트 북들은 신대륙에도 영향을 주어 1930년대에 미국에서 새로운 아티스트 북의 장(場)을 열었다. 1960년대에 접어들며 아티스트 북은 포토그래퍼와 급진적인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에 의해 제작되어 갤러리나 박물관 같은 공식적인 경로를 벗어나 독립적으로 만들어지고 판매되었다. 전통적인 코덱스를 비롯하여 두루마리, 콘서티나 또는 제본되지 않은 채 슬립 케이스나 쉘 박스에 들어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는 아티스트 북은 기존의 책 형태에 도전하는 새로운 오브제가 되기도 했다.

Raoul Dufy, Les Nourritures terrestre
Henri Matisse, JAZZ-1983

<화가의 아름다운 책들-ARTISTS’ MESMERIZING BOOK> 展은 1930년대부터 제작된 아티스트 북을 중심으로 100여 년에 가까운 시간 속에서 시대에 따라 다양한 예술가 및 미술 사조와 결합된 독창적인 예술품인 책들을 만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 북 아트(Book Art)란?

책을 사용하여 예술적인 표현 욕구를 담은 북 아트는 책과 미술이 결합된 독특한 예술 장르이다. 아티스트 북, 고급 한정본, 현대 예술가들의 북 오브제, 북 공방의 공예적인 책을 포함한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중세의 화려한 필사본이 북 아트의 오래된 예이다.

Jasper Johns, Samuel Beckett-Fizzles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가 글을 쓰고 일러스트를 그리고 인쇄까지 한 <순수와 경험의 노래(Songs of Innocence and of Experience)>(1789)는 예술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최초의 북 아트로 여겨지고 있다. 1900년대 이후 다양한 미술 사조에 영향을 받은 북 아트는 1960년대 이후 사진작가와 급진적인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에 의해 제작되며 의미와 형식에 많은 변화와 발전을 했다.

Rene Magritte, Les Chants de Maldoror

북 아트는 문자 없이 이미지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고 반대로 문자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다. 순간적인 퍼포먼스나 설치미술을 기록하는 기록의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손쉽게 제작할 수 있고 확산성이 강한 매체인 책으로 아이디어를 표현하려고 했던 플럭서스 작가들과 개념미술 작가들이 북 아트를 선호했다. 미술이나 디자인, 사진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대한 정보와 이미지를 담고 있는 책들을 ‘아트북’이라고 한다. 북 아트와 아트북이 혼용되기도 하는데 북 아트가 상위 개념이고, 아트북은 일반적인 예술 분야 책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북 아트’ 검색을 하면 북바인딩이나 다이어리를 만드는 작업 등이 우선 보이는데 제본, 장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북아트가 공예적인 책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이긴 하지만 용어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정확한 용어 정립이 필요하다.

Pablo Picasso, Aristophanes-Lysistrata
Salvador Dali, John Milton-Paradis Perdu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포스코미술관

프로젝트
<화가의 아름다운 책들 - ARTISTS' MESMERIZING BOOK>
장소
포스코미술관, 지하 1층
주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40
일자
2023.07.24 - 2023.09.17
시간
월 - 금 10:00 - 18:00
토 - 일 11:00 - 16:00
참여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라울 뒤피, 르네 마그리트, 마르크 샤갈, 마리 로랑생, 살바도르 달리,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 50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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