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9

버려지는 네스프레소 캡슐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법

네스프레소 캡슐의 놀라운 변신!
몇 분 만에 깊고 풍부한 맛을 선사하는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네스프레소는 캡슐 커피의 대명사로 알려지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커피 머신에 캡슐을 넣어서 커피를 만드는 과정은 무척 편리하지만, 커피가 만들어진 후 남는 캡슐은 환경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사진 출처: nestle-nespresso.com

캡슐을 이루고 있는 알루미늄 소재는 외부의 산소, 습기, 빛으로부터 커피를 완벽하게 보호해 커피의 향을 보존할 수 있지만, 커피가루와 함께 그대로 버려질 경우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루미늄 자체는 무한히 재활용이 가능하고, 이를 재활용하면 새롭게 생산하는 것 대비 약 95%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네스프레소는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nespresso.com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무상으로 커피 캡슐을 수거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고객이 사용한 캡슐을 재활용 백에 담아 이를 반납하면, 기업은 사회적 기업과 함께 알루미늄과 커피 가루를 분리하고 각각 이를 활용한다. 이렇게 분리된 알루미늄은 캔, 자동차 부품이 되고, 커피 가루는 농장에서 거름으로 쓰인다. 이와 더불어 네스프레소는 예술가와 협업을 통해 캡슐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거나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알루미늄을 재활용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며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캡슐이 예술이 되다

사진 출처: nespresso.com

네스프레소는 몇 년 전부터 현지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와 함께 네스프레소 부티크를 꾸밀 수 있는 설치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업사이클링 또한 일상의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네스프레소 캐나다는 몬트리올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종이접기 작가 폴린 록틴(Pauline Loctin)과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각가 브리오니 더글러스(Briony Douglas)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 출처: nespresso.com

록틴은 그녀의 주특기를 활용하여 재활용된 종이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녀는 종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오리고 접어서 종이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더글러스는 네스프레소 캡슐에 사용된 알루미늄, 커피 찌꺼기 및 기타 환경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지구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는 예술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들 모두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함께 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공간에 활력을 더해주는 소재들이 모두 기업에서 생산된 것을 재활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 출처: nespresso.com

네스프레소 말레이시아는 성냥, 나무젓가락, 커피 등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레드 홍 이(Red Hong Yi)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작품은 빨간색과 초록색의 대비가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다. 여러 겹으로 촘촘히 겹쳐서 만들어졌기에 독특한 입체감을 자랑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작품 내에 있는 거울은 이렇게 겹쳐져 있는 캡슐들의 모습을 투영하며, 재활용 소재의 무한한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출처: nespresso.com

작품에 사용되는 수많은 캡슐을 자르고 겹겹이 붙이는 작업은 무척이나 고되었을 듯하다. 그러나 작가는 이를 묵묵히 해냈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완성해냈다. 그녀는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지속 가능성에 관한 공동 목표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환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라며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래서 작은 발걸음 모두가 중요합니다.”라며 작품을 만든 소감을 밝혔다.

사진 출처: nespresso.com

우리나라에서는 플라스틱 바구니, 돼지 저금통 등 일상에서 소비되는 소모품을 활용하여 다양한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최정화 작가가 캡슐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이미 그 쓰임새가 다 되었다 여겨지는 것들, 무용한 것들은 저에겐 오히려 사랑스럽습니다. 스러짐이 있기에 새로 태어남 또한 존재하는 것이지요.”라며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물질과 정신 사이의 열린 흐름을 살폈습니다. 네스프레소 역시 단순히 소비되는 상품인 커피만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 깊숙하게 내재된 순환과 이것을 위한 그들의 노력에 주목하였습니다.”라고 말하며 캡슐을 재활용한 작품을 선보인 이유에 대해 밝혔다.

사진 출처: nespresso.com

사용과 순환에 대한 고찰이 녹아든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 것과 더불어 네스프레소 코리아는 캡슐을 활용하여 나비와 꽃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꽃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작가뿐만 아니라 네스프레소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커피 한 잔으로 선한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일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홈페이지에서 소개된 방법을 하나둘씩 따라 하다 보면 커피 캡슐이 어느샌가 공간을 꾸미는 아름다운 꽃과 나비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일상 용품으로 만들어지는 캡슐들

네스프레소의 커피 캡슐은 또한 일상 용품으로 다시 탄생하며 재활용 소재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늠하게 한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4년 전에 선보인 자전거, ‘리:사이클(RE:CYCLE)’이었다. 이는 네스프레소와 스웨덴 스타트 업인 벨로소피(Vélosophy)와의 협업의 결과물이며, 자전거 하나를 만드는 데 300개의 캡슐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사진 출처: nestle-nespresso.com

네스프레소에서 스테디셀러로 손꼽히는 캡슐, ‘아르페지오(Arpeggio)’에 영감을 받아 전체 프레임이 보랏빛으로 물든 자전거는 텀블러를 담을 수 있는 홀더를 앞부분에 장착해 실용성을 더했다. 벨로소피의 CEO 겸 설립자인 지미 외스트홀름(Jimmy Östholm)은 “우리의 명확한 목표는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스타일리시한 도시형 자전거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저는 네스프레소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봅니다.”라며 협업을 진행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 출처: nestle-nespresso.com

이 자전거는 버려지는 캡슐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인정받았다. 그와 더불어 이 자전거가 특별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었다. 자전거가 판매되거나 대여될 때마다 아프리카 여학생들에게 자전거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멋진 방법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 출처: hublot.com

최근 화제가 된 일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위블로(HUBLOT)와의 협업이었다. 두 브랜드가 완성한 시계, ‘빅 뱅 유니코 네스프레소 오리진(Big Bang Unico Nespresso Origin)’은 커피 캡슐과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재생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200개 한정으로 판매된다. 시계 전체에 칠해진 밝은 초록색은 네스프레소의 마스터 오리진 페루 오가닉 커피 캡슐의 색과 동일하며, 시계의 지속 가능성을 드러내기 위해 선택되었다고 한다. 용두에 각인된 ‘N’ 로고가 이들의 협력을 은근하게 드러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 출처: hublot.com

명품 브랜드가 만든 시계인 만큼, 문자판에 354개의 개별 구성 요소가 작동하는 특별한 유니코 자동 크로노그래프와 72시간의 파워 리저브, 1백 미터 방수 기능 등과 같은 성능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 시계에서 주목할 점은 무엇보다 ‘지속 가능성’에 있다. 케이스, 베젤, 용두 등의 요소들에 재활용된 알루미늄이 쓰였으며, 러버 스트랩은 4.1%의 커피 찌꺼기와 8.2%의 재활용 고무로 구성되었다. 패브릭 스트랩은 5% 커피 찌꺼기와 95%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제작되었는데, 이를 위해 위블로는 네스프레소의 파트너이자 재활용된 커피 캡슐을 활용하여 에스카페(Scafé) 패브릭을 생산하고 있는 싱텍스(SingTex)와 협업을 진행했다.

사진 출처: nespresso.com

이 밖에도 네스프레소는 세계적인 필기구 브랜드 카렌다쉬(Caran d’Ache)와 협업을 통해 재활용 알루미늄 소재의 펜과 캡슐의 커피가루를 흑연 심으로 재활용한 연필을 선보였다. 또한 스위스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빅토리녹스(Vitorinox)와의 협업을 통해 리반토 커피 캡슐의 알루미늄 소재를 재활용한 아미 나이프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 출처: twitter.com/victorinox

커피를 마시는 것은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이 되었다. 커피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기에, 사람들은 커피를 구입하고 마시는 모든 순간에서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조금 더 나아지고, 그래서 우리의 삶이 건강해질 수 있기를 원한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네스프레소의 업사이클링 캠페인이 환영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박민정 객원 필자

자료 출처 네스프레소, 위블로, 빅토리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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