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5

섬유 공장을 개조한 멜버른 펍, 가든 스테이트 호텔

현대적인 건축 방식으로 디자인한 역사적인 건물
멜버른의 환상적인 나이트 라이프는 플린더스 레인(Flinders Lane)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멜버니안들이 사랑하는 펍(pub)과 다양한 와인을 비롯하여 각종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바(bar) 밀집 지역인 플린더스 레인. 이곳에서는 역사적인 건물을 현대적으로 개조한 멜버른의 ‘핫 플레이스’를 종종 찾아볼 수 있어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그중에서도 플린더스 레인 95번지에 위치한 ‘가든 스테이트 호텔(Garden State Hotel)’은 해질 무렵이면 언제나 건물 밖으로 긴 줄이 늘어서는 유명한 곳이다. 1896년부터 직물 공장으로 오랫동안 사용되었던 이 건물은 빅토리아 시대 유산으로, 워낙 규모가 큰 공간이었기 때문에 멜버른의 건축회사 ‘테크네(Technē)’가 새롭게 설계할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테크네는 이 역사적인 건물의 독특한 외관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내부를 현대적인 버전으로 완전히 재건하며 이목을 끌었다. 테크네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섬유 공장의 톱니 모양 지붕을 상당 부분 보존하는 동시에 중앙을 개방하여 빅토리아 양식의 온실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1. Garden State Hotel

과거 섬유 공장을 개조한 펍 '가든 스테이트 호텔'

녹음이 우거진 테마를 반영한 가든 스테이트 호텔이라는 상호는 빅토리아 주(州) 100년 주년을 기념하는 명칭이었던 ‘가든 스테이트(Garden State)’를 차용한 것이다. 이름만 호텔일 뿐 실제 호텔로 이용되지 않고 층마다 독특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총 4층으로 이루어진 가든 스테이트 호텔은 대규모 모임 장소인 가든 그릴(Garden Grill)과 소규모 이벤트 공간인 발코니 다이닝 룸(Balcony Dining Room), 맥주 바와 비어가든(Beer Garden),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로즈 가든(Rose Garden)으로 나뉜다.

2. Garden Grill

가든 스테이트 호텔의 대규모 모임 장소 '가든 그릴' 모습

고풍스러운 외관과 달리 펍의 내부는 굉장히 화려하다. 뉴욕의 도시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가든 그릴은 몇 번의 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는데 19세기 말의 건물이라고는 상상이 안 될 정도로 트렌디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현대적인 건축 방식으로 디자인된 가든 그릴은 최대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서 2층의 전망대에서 아래층의 정원과 도심 풍경을 모두 바라볼 수 있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3. Balcony Dining Room

발코니 다이닝 룸

발코니 다이닝 룸은 소규모 파티와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크리스마스 연말 파티 기간에는 몇 주 전부터 예약하기가 힘들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발코니 다이닝 룸은 가든 그릴과 마찬가지로 예전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현대적인 공간으로 변신했지만 바닥이나 천장을 통해 옛 건물의 구조와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테이블과 쌍둥이처럼 동일한 사이즈로 제작된 벽면의 커다란 거울이 인상적이다.

4. Beer Garden

비어 가든

중앙이 시원하게 뻥 뚫린 커다란 사각형 모양의 퍼블릭 바. 비어 가든을 둘러싸고 있는 퍼블릭 바는 이곳을 장식하고 있는 식물들처럼 초록색 계열의 컬러로 통일감을 더했다.

정원에서 맥주를 마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비어 가든

퍼블릭 바 안쪽에 있는 비어 가든은 가든 스테이트 호텔의 인기 공간이다. 탁 트인 공간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천장을 바라보면 나무 사이로 조명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곳곳에 식물들이 뒤엉켜 있기 때문에 정원에서 술을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비어 가든의 자랑은 번쩍거리는 구리 맥주 탱크로서 신선한 맥주를 유지하는 이 탱크를 통해 살균된 칼튼 드래프트(Carlton Draft) 맥주를 제공한다.

5. Rose Garden

로즈 가든 내 테이블 위로 장미 다발 장식이 눈길을 끈다.

지하 1층에 있는 로즈 가든에서는 다양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퍼블릭 바나 비어 가든보다 좀 더 정통 펍에 가까운 빈티지한 분위기를 띤다. 이름만 듣고 장미가 만개한 정원을 상상할 수 있겠지만 생각만큼 그리 거창하지 않다. 테이블마다 장미 다발로 장식을 해 놓았으며 지역의 장인들이 직접 그린 거대한 장미 모티프가 특징이다.

빈티지 가구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디자인이 돋보이는 로즈 가든

로즈 가든의 창문은 감옥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옛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스타일의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들어오면서 상반된 인테리어 소재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고풍스러운 벽 장식은 물론 과거가 녹아 있는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빈티지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으로 느껴질 것이 분명하다.

김남은 객원 필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Garden State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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