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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3-01-05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에피그램 올모스트홈 스테이, 강진 사의재

장소올모스트홈 스테이 epigram 강진 (전남 강진군 강진읍 사의재길 31-5)
문의061-434-6598

의류 브랜드 에피그램은 지난 2017년부터 매 시즌 한 곳의 로컬 지역을 선정, 소개해 왔다. 로컬의 아름다운 자연, 사람, 음식, 문화를 콘텐츠를 통해 널리 알리고,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리패키징해 도시의 소비자에게 소개한 것. 이태원 에피그램 팝업스토어에서 로컬 푸드 마켓을 열어 제철 특산물의 맛을 전하기도 했다. 먹는 것과 입는 것이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일이라면, 머무는 것은 식문화와 건축, 디자인 등을 골고루 느낄 수 있는 공감각적 경험일 테다. 올모스트홈 스테이 역시 그런 총체적인 감각을 오롯이 전하고자 태어났다. 지금까지 전라북도 고창, 경상북도 청송, 경상남도 하동에 둥지를 틀었고, 이번 강진 사의재는 네 번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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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모스트홈 스테이 by epigram 강진, 환영재 | 사진 제공: 에피그램
백운사에서 보이는 강진만 풍경 | 사진: 강수원

느릿하게 떠나는 남도 여행

올모스트홈 스테이 by epigram 강진, 환영재 | 사진 제공: 에피그램

전라남도 강진. 조선 최고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머무르며 학문을 집대성한 곳이자 아름다운 다원,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강진만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강진에서는 조금 더 느리게 움직이고 천천히 둘러봐도 괜찮다. 이곳저곳 바쁘게 둘러보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고 숨 고르기 좋은 곳이니까. 정약용이 제자들과 저서를 집필하고 교육했던 다산초당, 지척엔 그가 평생 벗으로 삼으며 학문과 차를 나누던 혜장 스님의 백련사와 녹차밭, 뛰어난 절경에 반한 정약용이 <백운첩>으로 그 아름다움을 남긴 백운동 정원, 하동만큼이나 특별한 강진 다원이 이곳에 있다. 또 강진은 고려청자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바다를 끼고 있어 특산물도 많이 나는데 강진만 끝 마량에 가면 장어주물럭이 유명한 거북횟집이 있고, 목포와 가까운 영암군에는 갈낙탕, 호롱구이 등 다양한 낙지 요리를 내는 낙지골목이 있다. 백운산 정원에서 차 밭을 둘러본 뒤 백운차실에서 호젓한 티타임 갖는 것도 좋다.

리셉션 역할을 하는 환영재에서는 강진에서 수확한 따스한 웰컴티와 함께 강진의 여행 스폿을 소개하는 엽서를 건넨다. | 사진 제공: 에피그램

정약용이 머문 주막, 사의재

너른 대청마루가 포인트인 객실 모란 | 사진 제공: 에피그램

1801년 신유박해로 강진으로 유배 온 정약용은 1808년 다산초당으로 거처를 옮기기 전, 주막집 작은 방인 사의재에 머물렀다. 정약용에게 18년 유배 생활은 학자로서는 오히려 전환점이 되어 이 시기에 다산학의 중추를 이루는 연구가 심도 있게 이뤄지고, 50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의재라는 이름도 정약용이 지은 것으로, ‘네 가지를 마땅히 해야 할 방 즉, 맑은 생각,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강조한 곳이다. 지난 2007년 강진군에서 다산 실학을 기리고자 옛 터에 사의재를 복원했는데, 한쪽 초가집에서는 실제로 지금도 주막을 운영한다. 사의재 옆 터에는 군 차원에서 사의재 한옥체험관을 운영했는데, 2022년 12월부터 에피그램 올모스트홈 스테이가 그 역사를 이어받아 새로운 숙박 경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로컬 지역의 가치와 멋을 전하는 에피그램의 네 번째 공간, 올모스트홈 스테이 강진이다. (현재는 하동과 강진 두 곳 운영)

로컬 라이프의 매력을 담뿍 담은 한옥 스테이

올모스트홈 내부 창마다 밖으로 보이는 차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침실이든 거실이든 자연의 풍경이 안으로 유유히 흘러든다. | 사진 제공: 에피그램

의류 브랜드 에피그램은 지난 2017년부터 매 시즌 한 곳의 로컬 지역을 선정, 소개해 왔다. 로컬의 아름다운 자연, 사람, 음식, 문화를 콘텐츠를 통해 널리 알리고,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리패키징해 도시의 소비자에게 소개한 것. 이태원 에피그램 팝업스토어에서 로컬 푸드 마켓을 열어 제철 특산물의 맛을 전하기도 했다. 먹는 것과 입는 것이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일이라면, 머무는 것은 식문화와 건축, 디자인 등을 골고루 느낄 수 있는 공감각적 경험일 테다. 올모스트홈 스테이 역시 그런 총체적인 감각을 오롯이 전하고자 태어났다. 지금까지 전라북도 고창, 경상북도 청송, 경상남도 하동에 둥지를 틀었고, 이번 강진 사의재는 네 번째 공간이다.

올모스트홈 스테이 월출. 곳곳마다 깊은 휴식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 사진 제공: 에피그램

강진 스테이는 총 6개의 객실이 크기별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크기와 구조는 다를지라도 기본적으로 침실과 작은 방을 단정하게 나눠둔 것이 인상적이다. 작은 방, 다실은 차를 마시거나 차경을 감상하며 명상 혹은 책을 읽는 공간이다. 가장 큰 객실은 5인용 소파가 넉넉히 들어가는 너른 마루는 물론 욕조까지 갖췄다. 도심에서의 묵은 피로를 싹 날려줄 것만 같다. 한옥이라도 편의성은 갖췄다. 현대식 욕실과 창호, 그리고 심플한 정수기가 한 대씩 비치되어 있다. 무심코 발생하는 생수 페트병 쓰레기가 눈에 보이지 않자, 의외의 홀가분함이 느껴졌다. 이중 객실 ‘다산’은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의 건축가 임태의 소장이 내부 설계에 참여했다. 독특한 정취가 묻어나는 독채 객실로, 침실과 거실 공간을 확실히 구분 지으면서도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다.

건축가 임태희 소장이 내부 설계를 맡은 다산. 올모스트홈 스테이 강진의 가장 대표적 공간이다. | 사진 제공: 에피그램

스테이의 테마 ‘강진 산책’

강진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이 공간 곳곳 숨어있다. | 사진 제공: 에피그램

스테이는 강진 한가운데 자리한다. 이곳을 기준으로 어느 방향이든 산책하듯 이동하기 좋다는 뜻이다. 방에는 일러스트레이터 문제이와 협업으로 만든 작은 카드 엽서 꾸러미가 놓여 있는데, 강진에서 둘러볼 만한 곳이 잘 정리되어 있다. 숙소에서 각 지역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도 쓰여 있거니와 가보고 싶은 장소만 떼어 나만의 트래블 맵으로 활용하거나 간직할 수 있다. 각 객실 이름은 강진을 상징하는 것들에서 따왔다. 동백, 모란, 청자, 마량, 월출, 다산. 모두 강진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단어들이다. 인테리어 요소로는 ‘강진청자비색’이 쓰여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적 멋을 더했다. 스테이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강진을 느껴볼 수 있는 것. 사의재 주막에 들러 간재미(가오리 새끼의 방언)찜과 막걸리를, 아침에는 수수한 아욱된장국으로 아침을 맞이해도 좋고 차로 8분 거리의 강진만생태공원에서 광활한 갈대숲을 산책하는 것도 여유롭다. 발길 닿는 대로 강진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곳. 로컬에서 찾은 진정한 매력이다.

이소진 수석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에피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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