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3

가장 창의적인 와인을 경험하다, 위키드와이프

와인 콘텐츠 디렉터가 제안하는 이색 푸드 페어링
내가 좋아하는 와인, 그 취향은 무엇일까? 이제서야 알았다. 와인은 취향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분위기를 주도하는 술인 만큼 ‘어떤 이와 함께하는지, 어떤 음식과 곁들일지’를 먼저 따지고 나서야 이와 어울리는 페어링을 찾고 완벽한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 그저 혀끝에서 맴도는 맛과 향으로 끝나지 않고 무한한 와인의 경험을 제안하는 위키드와이프로 초대한다.
2022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디자인스팟 X 헤이팝
12월 12일 헤이팝의 첫 번째 생일을 기념해 새로운 소식이 가장 많았던 성수동에서 《호기심 캐비닛》이라는 작은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22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장외 전시이자 트렌드를 이끄는 장소를 소개하는 컬처 콘텐츠 ‘디자인스팟’ 중 하나로
총 103곳 중 성수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9개의 브랜드와 함께합니다.

Interview with

위키드와이프 이영지 대표

ⓒ WKD

저는 식재료에 호기심이 많은 편이에요.

식재료를 보면 무언가 만들고 싶고 여기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곤 하죠.

설렘이 곧 동력이 되는 순간 새로운 페어링 콘텐츠가 만들어집니다.

STEP 1. PLACE

와인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그 과정을 찾아가는 여정

ⓒ WKD

Q1. 위키드와이프가 전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위키드와이프(WKD)는 글과 그림, 페어링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언어로 와인을 제안하는 와인 큐레이션 플랫폼입니다. 브랜드명을 직역하자면 ‘악처’를 뜻하고 있지만, 목적 있는 삶을 위해 치열하지만 의미 있게 살아가는 서울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은유합니다.

 

위키드와이프의 와인 솔루션은 ‘하늘의 별처럼 많은 와인, 꼭 취향이 필요할까?’란 질문으로 출발했어요. 세상에 마셔보고 경험할 수 있는 와인이 이렇게 많은데 좋아하는 와인만 한정 지어 취향을 선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위키드와이프는 와인의 취향을 제안하는 대신 경험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자는 목표를 가졌어요. 그렇기에 방문 고객에게 와인의 품종이나 원재료의 생산지, 토양의 이름, 비오디나믹 농법과 같은 정보보다는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음식과 곁들일지에 따라 와인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아마도 고객은 6개월 후, 1년 후, 3년 후 시간이 지날수록 위키드와이프를 통해 와인 세계관이 확장되어 있을 거예요. 어쩌면 “5월의 잔디밭에서 뉴질랜드의 소비뇽블랑을 마시고 싶어”라든지 “가을이니까 스모크 겟츠 인 유어 아이즈(Smoke Gets In Your Eyes)를 들으며 피노 누아를 즐기고 싶어”라든지 이렇게 자유로운 와인 언어를 구사하게 될지도 모르죠. 날씨와 기분, 장소,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스스로 고르는 그날까지, 위키드와이프의 큐레이션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사적이고 창의적인 와인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방향입니다.    

ⓒ WKD

Q2. 공간에서 브랜드를 제대로 경험하는 Tip!

 

📌 뜻밖의 조합, 완벽한 한식과 와인의 환상적인 페어링

제가 평소에 자주 먹는 음식은 한식 또는 분식이에요. 그렇다 보니 파스타나 스테이크에 와인을 곁들어 먹는 일보다 한식에 와인을 함께 마시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리추얼이 되었죠.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메뉴가 탄생했고 이에 어울리는 와인을 큐레이션하며 소개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방문 고객에게는 직관적인 음식 이름만 보아도 ‘아, 이 음식에 이런 와인이 어울리는구나’를 느끼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위키드와이프가 와인을 소개하는 방식 중 하나이기도 한데 와인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했던 불필요한 두려움, 걱정, 의문 등을 접어두고 아주 단순하게 접근하고 정의할 수 있도록 택한 방법이에요. 흔히 생각하는 조합이 아닌 이색적인 음식의 하모니로 더욱 다채로운 와인의 매력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 와인의 종류가 너무나 많다! 쉽게 고르는 방법?

위키드와이프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와인’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손님에게 필요한 와인이 무엇인지 그 과정을 찾기 위해 계속하여 소통하며 선택하는 여정을 즐겁게 만들려 해요. 그 처음이 ‘어떤 음식이랑 마실 건지’란 질문이에요. 어떤 음식이라도 좋아요. 흔히 방문하시면 자장면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 달라거나, 위키드와이프를 자주 오시는 분이라면 떡볶이 스파클링이나 양념치킨 레드를 찾기도 하니깐요. 음식과 함께 와인을 즐기기 위해, 또 선택의 가이드가 필요해 위키드와이프를 방문한 것이니 손님이 혼란스럽거나 결정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하나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합니다.

 

📌 경쾌한 블루 컬러와 함께 편하게 즐기는 와인

가로수 길에서 성수로 매장을 옮길 때 이 지역에 어울리는 컬러가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그 결과 떠올랐던 컬러는 회색! 이를 기준으로 가장 잘 어울리면서 극적이고, 또 위키드와이프의 기존 컬러 스킴에서 뽑아낸 컬러가 공간에 사용한 블루입니다. 블루는 친절하지만 권위적인 색이라고 생각해요. 와인을 꼰대스럽지(?) 않게 정석적으로, 그러나 즐겁게 전달하고자 하는 저희의 의도와도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라고 판단했죠. 공간의 분위기 덕분인지 가로수 길에서는 30~40대 전문직 직장인 여성이 많았는데, 이곳에서는 이제 막 대학생이 된 Z세대부터 책 한 권을 들고 혼술을 하러 온 60대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합니다. 위키드와이프는 지역 명소처럼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보다 그저 편하게 들릴 수 있는 동네 식당과 같은 공간이 되고 싶어요.

ⓒ WKD

Q3. 위키드와이프의 차별성이 있다면?

고객과 놀이를 하듯 와인을 소개하고 위키드와이프를 아껴주는 분들과 더 재밌게 즐겨보자는 것이 저희의 가장 중요한 핵심 지표입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가 가장 잘하는 걸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내년에도 다양한 계획을 하고 있어요. 구독 서비스를 통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강화하기, 다양한 브랜드와의 팝업으로 기존 고객에게 즐거움 전하기, 우리의 맛있는 음식이 고객에게 더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도록 상품 개발하기 등 많은 부분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헤이팝의 <호기심 캐비닛> 기간 중에는 성수동 파인프린스 박태윤 셰프와 함께 뚜르띠에(@tourtiere.official) 신상 파이 팝업을 진행합니다. 12월 말까지 만나볼 수 있으니 언제든 놀러 오세요! 가장 먼저 선보이는 팝업 메뉴 칠리 핫도그 파이와 카레 파이에 레드와인 한 잔은 정말 완벽한 겨울의 맛을 추억하게 할 거예요.      

STEP 2. PEOPLE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언어로 와인을 이야기하다

ⓒ WKD

Q1. 와인 전문지 에디터부터 월간지와 일간지의 푸드&와인 전문 기자 경력이 있다. 그동안의 경험이 위키드와이프를 운영하면서 특별한 노하우가 되었을 것 같다.

다양한 분들을 취재하고 만나면서 살아남는 브랜드와 사랑받는 브랜드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것은 창업자의 핵심가치가 ‘진짜’라는 진심이 있기에 구성원, 나아가 고객에게 전달되면서 브랜드의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쉬워 보였지만 막상 브랜드를 운영하니 매번 흔들리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핵심 가치보다 더 중요한 테크닉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잡았던 진짜라는 핵심 가치, 위키드와이프가 중요하게 여기는 ‘와인은 즐거운 놀이, 페어링은 마법’이라는 생각을 항상 되새기곤 한답니다.   

 

 

Q2. 어떻게 위키드와이프를 준비하게 되었는지?

호주로 어학연수를 갔다가 와인의 매력에 빠졌고,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백화점 와인 매장 아르바이트였죠. 워낙 와인에 관심이 많아서 국내에 수입되는 와인에 대해 공부하고 마셔보며 경험을 확대해 나갔어요. 와인과 푸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거진과 일간지의 전문 기자로서 경력을 쌓기도 했습니다. 그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가장 쉬운 언어로 글이나 그림, 일상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페어링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와인의 매력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 WKD

Q3.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내 일을 하고 싶어서, 월급만큼만 벌고 싶어서, 멋져 보이니까, 회사 다니는 것보다 낫겠지’란 생각으로 브랜드를 시작합니다. 저도 그랬으니 말이죠. 지금 돌아보면 후회합니다.(웃음) 브랜딩이란 처음부터 역산해서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중심이 아니라 10년 후 완성된 그림을 먼저 상상하고 거기서부터 역으로 지금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순차적으로 정하는 것이죠. 브랜드는 결코 개인의 목소리, 한 사람의 목소리로만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성원부터 손님에게까지 나의 가치를 100배 수, 1만 배수로 알리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마음의 충동심보다 세세한 플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브랜드가 지향하고 제안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진실하게 전해지는 것 같아요.    

STEP 3. CURIOSITY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식재료로부터

ⓒ WKD

Q1. 위키드와이프가 생각하는 ‘호기심’은?

위키드와이프에게 호기심이란 ‘식재료’입니다. 버섯, 향신료, 굴, 허브 등 식재료를 보면 무언가 만들고 싶게 되고, 거기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게 되거든요. 이러한 과정의 설렘과 동력이 발동하면서 즉시 새로운 페어링 콘텐츠가 만들어집니다. 식재료가 없다면 음식도 페어링도 와인 큐레이션도 무색해지니 말이에요. 결국 위키드와이프의 전부는 식재료가 핵심이며 호기심의 발단이라 생각합니다.  

 

 

Q2. 호기심으로 동기를 얻고 행동으로 실천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위에 말씀드렸듯이 호기심으로 새로운 페어링 콘텐츠를 완성한 듯해요. 제가 좋아하는 한식과 분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기 시작하면서 페어링 경험이 확대되고 위키드와이프의 메뉴가 탄생한 것처럼요. 와인 바에서 흔히 추천하는 조합보다는 음식과 와인의 맛이 양쪽으로 극대화되는 환상적인 한 끼를 제안하는 일. 호기심을 통해 시도한 경험이 토대가 되어 브랜드의 차별화를 만든 셈이죠.   

 

 

Q3. 헤이팝과 어울리는 와인이 있다면?

12월에 위키드와이프에서 선보일 이탈리아의 레드 스파클링이 떠올라요. 캔 와인인데 사람의 성격으로 표현하자면 통통 튀고, 호기심이 많으며, 지적 욕구가 강력한 와인입니다. 겉에 보여지는 패키지는 경쾌한 디자인으로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진입하는 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와인이기도 해요. 그래서 헤이팝과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추천합니다.

   

 

Q4.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은지?

날씨, 기분, 계절은 물론 떡볶이나 자장면 등 우리가 흔히 즐기는 음식과 와인을 페어링할 수 있는 ‘우주 최고의 와인 큐레이션 브랜드’로 남고 싶습니다. 정해진 공식이 아닌 와인으로 즐거운 일상을 물들이고 유쾌한 놀이를 하듯 와인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계속해서 전하고 싶어요.  

전시《호기심 캐비닛 Cabinet of Curiosities》

 

기간   2022년 12월 15일(목) – 12월 23일(금), 12:00 – 20:00

         * 전시 마지막 날인 12월 23일은 16시까지만 운영

장소   포인트오브뷰 서울 1F 온실(성동구 연무장길 18)

디자인 파트너  쇼메이커스(최도진, 정서경, 김혜민), 스튜디오 바톤(이아리), 파이카(이수향, 하지훈)

주최/주관  헤이팝(디자인프레스), 서울디자인페스티벌(디자인하우스) 

김소현 수석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위키드와이드

장소
위키드와이프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 1
김소현
호기심이 많아 궁금한 게 생기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ENFP. 그저 잡지가 좋아 에디터가 되었고 글 쓰기가 좋아 몇 년 째 기자를 하고 있다. 즐겁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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