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엠블럼’은 지난 2019년 9월 최초로 공개되었다. 이는 월드컵 개최 4년 전에 선공개를 해야 하는 월드컵의 규정에 따른 것이다. 부르즈 도하(Burj Doha), 카타르 문화 마을(Katara Cultural Village Amphitheatre), 쑥 와키프(Souq Waqif) 등 카타르 내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외벽에 로고와 엠블럼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본격적인 준비와 새로운 만남을 예고했다. 카타르 도심 외에도 런던, 멕시코시티, 파리, 요하네스버그, 서울 등 24개 이상의 각 도시에서 로고와 엠블럼이 공개되었다.
역사적·문화적 의미가 깊이 새겨져 있다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로고와 엠블럼은 포르투갈의 디자인 스튜디오 언락 브랜드(Unlock Brands)가 맡았다. 피파 및 카타르 지역 조직 위원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2022 피파 카타르 월드컵의 경험 브랜딩을 진행했으며, 그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브랜드 전략, 아랍어 수업, 3D 디자인, 모션 디자인 등 다양한 방면에서 공부하고 개발해야 했다.
축구공이 회전하는 모습 속에서 발견한 완벽한 원. 이를 엠블럼 디자인을 통해 표현했다. 완벽한 원을 이루며 회전하던 루프가 어느샌가 숫자 ‘8’과 수학기호 무한대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완성된다. 고대 아랍 기술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그래픽 작업은 축구, 카타르 랜드마크 및 문화적 요소를 해체하고 다시 통합해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특히, 공식 엠블럼은 11월부터 12월까지의 겨울에 펼쳐지는 월드컵 일정을 고려해 중동 및 아시아 전역에서 사용되는 의류인 숄의 직물 질감을 표현했으며 사막의 모래 언덕 형태를 묘사했다. 이외에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 공식 엠블럼 디자인 곳곳에 숨어있는 상징과 묘사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FIFA World Cup 2022™ Official Emblem
1. 화이트 숄
카타르 월드컵 엠블럼의 기본 바탕은 아랍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이트 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엠블럼 상단의 잔주름을 통해 숄의 옷 주름을 묘사했는데, 이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예외적으로 11월과 12월 겨울에 열리는 시기적 배경을 디자인에 함께 담아낸 요소다.
2. 색상
엠블럼 바디 전체는 흰색으로 뒤덮여 있고 그 위로 버건디 색상의 문양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흰색과 버건디 색상은 카타르 국기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상단에 버건디 색상으로 축구 마크와 카타르 전통 숄에 들어가는 꽃무늬를 담았다.
3. 휘몰아치는 곡선
이번 엠블럼이 시선을 확 사로잡는 데에는 유려하면서도 우아한 곡선 형태가 큰 몫을 차지한다. 이는 카타르의 큰 모래 언덕을 형상화한 것으로, 가혹한 사막 폭풍으로 인해 시시각각 기복이 심한 카타르 사막의 모습을 묘사했다. 빠르게 낙하하는 모래 언덕을 나타냄으로써 급습하거나 휘몰아치는 듯한 곡선이 탄생했다.
4. ∞ 무한대 기호
수학 기호 ∞ 무한대의 형태를 닮은 카타르 월드컵 엠블럼은 사람들의 연결성을 의미한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인만큼 한계가 없는 상호 관계 속의 연결성을 내포하고 있다.
5. 숫자 ‘8’
숫자 ‘8’을 연상시키는 형태는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가 진행되는 카타르 내 8개의 월드컵 경기장을 상징한다.
6. 서체
2022년 월드컵 로고에 사용된 아랍어 서예는 크나큰 상징성을 띈다. 나쓰크(Naskh)라고 불리는 이 서예 필기체는 7세기부터 아랍어 표기에 사용되었다. 특별히 이번 월드컵을 위해 전통미와 현대미가 공존하는 서체로 개발되었으며 Hassan Al-Thawadi가 맡았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문자의 모양은 카타르의 상징이기도 한 아라비아의 도우선을 상징하며 ‘해양 전통’의 정수를 의미한다.
글 하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