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7

단조로운 화장실에 ‘위트’를 더하는 텍스타일

자연의 요소를 미니멀한 패턴으로 재구성한 브랜드, QUITE TOWN
‘배설과 세정’의 공간인 욕실・화장실 인테리어에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텍스타일 제품 또한 다양해지는 추세다. 개성 넘치는 패턴과 컬러 플레이로 무장한 샤워커튼, 매트, 타월을 밀폐된 작은 공간에 들이는 것만으로도 활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경쾌한 패턴과 컬러 조합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욕실 패브릭 제품들을 선보이는 콰이어트타운(QUITE TOWN)의 'RE:CANVAS CHECKER DECO' 시리즈

뉴욕 브루클린에 기반을 둔 ‘콰이어트타운(QUITE TOWN)’은 지난 몇 년 사이 독보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주목받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원색 컬러, 모던한 패턴을 바탕으로 화장실 및 욕실 공간에 ‘악센트’를 주는 제품군을 선보인다. 러그, 샤워커튼, 매트 등이 주력 상품이며, 최근에는 미국 중산층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리빙 브랜드 ‘웨스트 엘름(WEST ELM)’과 손잡고 인지도를 넓혀나가는 중이다.

'The Arco bath rug'시리즈 - Desert

이 브랜드의 주력 품목으로는 칸딘스키의 작품이 연상되듯 심플한 도형들을 응집한 샤워 커튼을 꼽을 수 있다. 콰이어트 타운의 창립자이자 디자인을 총괄하는 리사 앤 마이클 파인(Lisa & Michael Fine) 부부는 종종 하이킹 도중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데, 작은 돌탑 ‘Rock Cairns’을 본뜬 ‘Beacon Pine’ 샤워 커튼이 대표적이다. 애리조나 사막의 오아시스, 반달을 닮은 파란 호수, 숲을 형상화한 초록빛 도형을 배치한 욕실 러그 ‘The Arco bath rug’, 붉은 태양을 거대한 원으로 치환한 스코티시 울 블랭킷 등이 인상적이다. 서로 전혀 다른 패턴의 제품들이지만, 한 공간에 들였을 때 묘한 앙상블을 이루는 것이 콰이어트타운 텍스타일의 매력이기도 하다.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각기 다른 색과 크기의 네모꼴 도형을 포개어 완성한 ‘Marfa’ 샤워커튼은 미니멀리스트 아티스트 도날드 저드(Donald Judd)와의 협업물이다. 기하 추상의 대가 요제프 알버(Josef Alber)의 그림 〈Homage to the Square〉에서 영감을 얻은 이 커튼은 작은 욕실 공간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콰이어트 타운 대표 리사 파인은 〈Antennae〉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느 날부터 욕실이란 공간에 관심이 쏠리며 자연스레 디자인 패턴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지인들의 화장실 수납장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어떤 화장지를 사용하는지 물었다. 완전히 새로운 ‘하드코어 장르’에 심취하게 된 것이다.”

뉴욕 브루클린 내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해온 콰이어트 타운은 커튼을 하나의 캔버스로 인식하고 오래된 선박과 바다, 자연요소로부터 패턴의 영감을 얻어 그들이 추구하는 독자적인 색을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염색 공정을 거쳤다. 일반적인 샤워커튼 소재인 PVC를 벗어나고자 면과 바이닐 라이너를 사용해 ‘욕실의 혁명’을 이끌어냈다. 실제로 콰이어트 타운은 보편적인 인테리어 콘셉트로 꼽는 고급 호텔의 새하얀 욕실에 의도적으로 반하는 제품들을 선보여왔다. 욕실 디자인의 단골 주제인 바다 관련 패턴이라든지, 블루톤 컬러 조합에서 탈피하고 싶은 욕망을 실현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콰이어트 타운에게도 중요한 키워드다. 미국 내 폐기되는 코튼 가운을 재활용한 샤워 커튼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남은 천은 쿠션 커버와 러그, 토트백 제작에 사용한다. 유해 물질이 파생되지 않는 오래 사용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한다. 브랜드 론칭 이래 인도산 유기농 캔버스를 고집해왔던 브랜드는, 석 달간의 운송 과정에서 파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자 미국 내 이틀 만에 운송 가능한 대체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욕실 커튼이 샤워 용도로만 사용되는 건 원치 않는다. 집의 어느 공간 속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디자인에 담는다. 공간을 분할하는 룸 디자이너이자, 현관 가림막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

콰이어트 타운 공동대표 리사 & 마이클 파인

Interview with 콰이어트 타운

리사 & 마이글 파인 공동대표

Q1. 최근 작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꼽는다면요?

사운드 뷰 인(Sound View INN) 호텔 전 객실 샤워커튼과 블랭킷. 호텔 담당자와 디자인팀이 우리가 하는 일을 정말 마음에 들어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디자인 작업이 한 걸음 발전할 수 있었고 신제품 촬영까지 겸할 수 있어 더욱 의미 깊다.

 

Q2. 텍스타일 인테리어 제품 가운데서도 욕실 커튼과 매트에 주력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보통 ‘왜?’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럴 때면 샤워커튼이 얼마나 섹시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욕실이 얼마나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가를 어필하는 것이다.

 

Q3. 빛나는 작업의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는지.

태양이 비치는 그 어디든 자연으로 나가려 한다. 대부분 산과 해변인데, 어떤 환경에서든 그 풍경을 사진에 담다 보면 그 안에서 자연스레 영감을 받는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연과 교감하며 그 안에서 어떠한 느낌들을 만나려 하는 편이다.

박나리 객원 필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Quiet 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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