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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22-07-30

섬세한 펜 끝에서 피어난 꿈의 정원

티보 에렘 개인전 <꿈의 화원>

기간 2022.07.28 - 09.18
장소알부스갤러리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28길 26)

드라마 <그해 우리는>에 등장했던 일러스트의 진짜 작가, 티보 에렘의 개인전이 7월 28일부터 9월 18일까지 알부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우리가 널리 알고 있던 시리즈는 물론, 분재와 식물을 그린 새로운 시리즈까지 전시되어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다. 섬세한 펜 끝에서 살아난 꽃과 나무에는 생명력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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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티보 에렘은 한국에서도 매우 친숙한 작가다. 개인전을 이미 몇 차례 열었고, 국내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겨울에 방영한 드라마 <그해 우리는>에 그의 일러스트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지금까지 티보 에렘은 건축 일러스트로 잘 알려져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오래된 건물부터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한 작은 가게까지. 티보 에렘은 0.6mm의 레터링 펜으로 그의 수백 배에 달하는 건축물을 종이 위로 옮긴다. 어긋난 선 하나도 없이 펜으로 건물을 묘사한다는 것도 어려워 보이는데, 티보 에렘은 거기서 더 나아가 건물이 풍기는 분위기까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한눈에 봐도 작가의 정성과 노력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압축된 힘은 티보 에렘의 장점이자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좌) Vines (우) Wisteria © Thibaud Hérem

티보 에렘은 개인전 <꿈의 화원>에서는 건축물이 아닌 살아있는 식물에 더 초점을 맞췄다. 전부터 집 앞 정원에서 다양한 나무와 꽃을 가꿨던 작가는 오랫동안 지켜봤던 식물의 생명력을 종이 위로 옮겼다. 티보 에렘만의 섬세한 표현력으로 다시 태어난 꽃과 나무들은 사람의 눈보다도 더 정확하고 세밀하다. 그래서일까,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꽃과 나무의 새로운 형태를 발견하게 된다.

 

사실, 그림 속 식물들은 현실과 허구가 섞인 결과다. 작가가 실제로 키우거나 바라본 식물을 바탕으로 그리긴 했지만 잎의 질감, 꽃의 선, 식물의 배치 등에는 작가의 의도와 상상이 더해졌다. 티보 에렘에게 정원은 일상에서 여유와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작업 세계를 확장하도록 도와주는 공간이며 과거와 현재를 결합한 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분과 분재가 나란히 서 있는 그림에서는 갑자기 화분 사이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하는 재미를 보여주기도 한다.

Juniper Formal © Thibaud Hérem

이번 전시에서는 티보 에렘이 4년간 그린 1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30여 점의 분재 시리즈에서는 분재에 대한 티보 에렘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이전부터 선보였던 나무 연작은 크기가 커져 대형 사이즈로 전시되었다. 이외에도 거울, 러그, 캔들 등 여러 가지 소재로 재해석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3층에서는 전시 포스터는 물론, 티보 예렘의 아름다운 그림을 생활에서도 자주 만나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 굿즈를 제작, 판매한다.

 

한편, 이번 개인전에서는 티보 예렘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건축 일러스트와 신작도 전시된다. 숨겨진 유령 캐릭터를 찾는 재미가 있는 신작 <호텔 팬텀(Hôtel Fantôme)>은 우리가 사랑한 티보 예렘의 건축 일러스트를 떠오르게 한다. 갈색 벽돌과 빈티지한 핑크색 지붕의 조화에서는 왠지 모를 여행의 설렘도 느껴진다. 지하 1층에서는 드라마 <그해 우리는>에 등장한 일러스트가 전시된다. 모니터 화면으로만 만났던 작품의 원본을 보고 있으면 당시 드라마의 감성이 다시 올라오는 기분이다.

Fantome 2 © Thibaud Hérem

작가는 여러 가지 계기로 작품 세계가 확장된다. 일상과 멀어진 어떤 낯선 장소에서의 경험이 원인이 될 때가 있고, 자신의 성향과 정반대되는 경험을 통해 자극받아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얻기도 한다. 때로는 취미와 같이 일상에 휴식을 주는 순간에서 영감받을 때도 있다. 전시 <꿈의 화원>을 보고 나면 티보 에렘은 후자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람들이 정원을 가꾸고, 식물을 기르는 이유는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그들의 생명력에서 힘을 얻기 때문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작은 디테일까지 표현하기에 누구보다 관찰력이 뛰어난 티보 에렘은 미비한 식물의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어쩌면 티보 에렘에게 자극과 영감이 되지 않았을까. 전시장에 걸린 크고 작은 그림들 사이에서 관객들도 작가가 발견한 생명력을 느끼고 빈 곳을 자신만의 상상으로 채우길 바란다.

허영은 객원 에디터

자료 제공 알부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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