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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2-06-23

넉살과 까데호의 [당신께] 앨범 커버의 비밀

나이키 NYC, 코리아 등과 협업한 필립 킴에게 듣다

최근 한국 앨범 중 많은 관심을 받는, 여러 매체에서도 다루는 중인 넉살과 까데호의 합작 앨범 [당신께]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음악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예능을 통해 친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넉살과 잼 밴드로 크고 작은 공연을 누비고 다니는 까데호가 만나 제작한 이 앨범은 예상외의 것들이 가득하다.

넉살 까데호 [당신께] 커버

독보적인 느낌의 앨범 커버. 세련되고 날카롭게 제작된 타이포그래피가 아닌 어딘가 친숙하고 따뜻한,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느낌의 한글이 가득한 앨범 커버는 다채로운 색감 외에 그 형태만으로도 눈에 띈다. 최근 나이키 NYC를 비롯해 나이키 코리아 등과 협업하고 있는,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디자이너 필립 킴의 작품이다. 그에게 작품에 관하여 직접 들어보았다.

Interview with 필립 킴

이번 앨범 비주얼을 작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에 두었던 부분은?

평소에 너무나도 좋아하고, 많은 영감을 받았던 까데호와 넉살의 협업에 며칠 잠을 설치면서 메시지 그리고 아트워크의 목적성을 많이 고민했어요. 두 아티스트의 협업 자체에 초점을 두고 싶었어요. 새로운 도약 그리고 실험정신을 음악에서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앨범 자체의 본질과 메시지를 현시대에 맞게끔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가장 중점을 두었습니다.

라이브 비디오 화면 일부
라이브 비디오 커버 화면
라이브 비디오 크레딧 화면

까데호의 아이덴티티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드러나면서도 한글을 많이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한글을 많이 활용하시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라틴어를 주로 다루는 작업을 많이 하여서, 이번에도 라틴 커스텀 타입과 여러 그래픽 요소를 구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곡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 들어 보고 넉살, 까데호와 줌을 통해 얘기를 나누고 완전 생각이 바뀌었어요. 앨범의 서사, 그리고 과정을 직접 형들에게 들으면서 ‘이 앨범은 무조건 한글로 표기가 되어야겠다’ 느꼈어요. 노래들은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있었지만 앨범 자체의 서사는 너무 서정적이고, 이 서정적이면서 에너제틱한 추상적인 부분을 한글 타입을 재해석하여 디자인하는 것이 앨범 전체를 잘 대변할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아티스트의 이름이나 수록곡 제목 등이 단순히 타이포그래피처럼 쓰이기보다는 이미지나 그래피티처럼 쓰였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어요. 무엇보다 글자가 중첩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앨범 [당신께]의 비주얼은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을 ‘새벽에 졸린 눈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하여 써 내려가는 편지’라는 설정을 잡았어요. 손으로 써 내려간다는 점, 쓰는 이에 따라, 그리고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손글씨체를 표현하고자 하여 가장 기본 디폴트 한글 타입을 손글씨와 같이 커스텀 하였어요. 각 노래를 들으며 그 노래에서 풍겨 나오는 서사와 곡의 흐름을 글자가 중첩되고, 디멘션을 변화시키고, 기존 타입 그리드를 깨는 방식으로 풀어나갔습니다. 이러한 형태 안에서의 규칙을 만들어 앨범 전체 아이덴티티로 사용하였어요.

 

티저 형태로 앨범 커버가 노출됐을 때 많은 팬 분들이 직접 그려가면서까지 앨범 수록곡 제목을 맞추시더라고요. 팬들의 이러한 노력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셨는지 궁금해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웃음) 디자인 초안을 작업하면서 평소에 저와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승준 디렉터님과도 가독성 측면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과, 앨범 서사를 표현할 수 있는 추상적인 가시성에 더 신경을 쓰자는 매우 진보적 결정을 내려 디자인을 했어요. 다행히 전달하고자 한 부분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이 잘 된 것 같고, 그 이후에 많은 팬분들이 직접 참여까지 해주셔서 결과물이 더욱 단단해졌다고 생각해요.

선공개 싱글 [알지도 못하면서] 커버

앨범에 쓰인 곡 이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아요. 이름을 두 번 표기한 이유가 있을까요?

영문과 한글로 표기가 되어있고 각 다른 스타일로 표현이 되어있는데요. 이름이라는 부분이 기존 정해 놓은, 마치 “자, 이름이다” 라는 정보전달에만 치우치기보다는 하나의 그래픽 요소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 구현 시스템을 적용시켜 마치 영문은 하나의 지장처럼 보이고, 한글은 손글씨 느낌으로 낙서처럼, 하나의 시각 요소로써 사용하였습니다.

 

선공개 싱글에서는 앨범 이미지를 접은 듯한 모양을 선보였는데요. 숨기고 있으면서 힌트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선공개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사실 선공개용을 위한 디자인 스터디 과정에서 앨범 전체 아이덴티티 키 비주얼을 잡을 수 있었어요. 보통 키 비주얼을 먼저 개발 후 선공개용 티저 디자인이 나오지만. (웃음) 선공개를 통해 디자인 결과물의 반응이나 어떻게 보일지에 관한 부분, 본 앨범을 디자인하는데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어서 디자인 프로세스의 측면에서는 무척 수월했어요.

 

이번 앨범은 CD로도 발매가 된다고 알고 있어요. 패키지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합니다.

CD 디자인의 경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CD라는 오브젝트 성의 강조와 패키지의 경험이에요. CD를 구매함으로 시작하여 패키지를 열어보고, 내용물을 다 들여다보고,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나고 나서의 CD 자체가 지닐 수 있는 오브젝트 성 등을 많이 고려하면서 디자인을 해 나갔어요. 중간중간 감탄사가 나올 만한 순간들을 디테일적인 부분으로 강조를 많이 하였고, CD 내에 함께 있는 인쇄물은 하나의 포스터로서의 역할도 부여하여 소장 값어치를 더 느낄 수 있고, 종이라는 오브젝트로서 이번 앨범의 냄새를 담아 전달하고자 했어요.

AR 목업

AR이 공개됐어요. AR은 각 트랙 제목이 쏟아지는 느낌도 있고 얼굴을 중심으로 붙어 있는 느낌도 있는데요.

디자인의 개념적 요소와 전체 아이덴티티의 경험, 두 가지 면을 고려하여 AR을 제작하였어요. 단순히 앨범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요소로서의 AR보다는 좀 더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사용하고 경험하며 키 비주얼을 직접 재해석해나가고 각자 개인 자신의 것으로 가져가며 소통하기를 목표로 두며 제작했습니다.

 

AR 디자인 경우, 어려움은 없나요? 어떤 식으로 작업이 이뤄지는지도 궁금해요.

AR 디자인의 경우 사실 기존 트레디셔널 디자인 매체인 프린트 등과 비교하였을 때 훨씬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디자이너들의 혜택이라고 생각해요. Spark AR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이 프로그램도 오랜만에 다루는지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작업을 해보니 더 많은 소스들이 인터넷에 공유되어 있고, 프로그램 자체도 계속 업데이트되어 사용하고 구현하기에 큰 어려움 없이 작업할 수 있었어요.

넉살 까데호 투어 포스터

넉살, 까데호 네 분은 굉장히 만족하시더라고요. 보통 앨범의 이미지를 작업할 때 소통 및 작업 과정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형들이 너무 믿어주어서, 오히려 스스로 계속 더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작업했던 것 같아요. (웃음) 본 비주얼을 작업하기 전에 형들과 화상 채팅을 통해 여러 얘기를 나누었어요. 단순히 이번 앨범 이야기뿐만 아니라 삶 얘기, 서로의 안부 이야기도 하고 장난도 치며 얘기를 나누었고, 마지막은 형들 전부다 ‘필립이 알아서 잘해주니까 필립 해석대로 잘 풀어줘’라고 얘기를 듣고 바로 작업에 들어갔어요. 사실 성공적인 디자인의 결과물은 디자이너 혼자만의 힘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결정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치는데, 원활한 소통 그리고 믿음 안에서의 결과물은 항상 저도 클라이언트도 만족을 할 수 있더라고요.

라이브 목업
포스터 목업

끝으로 이번 앨범 작업하시면서 어땠는지, 앨범 디자인 관련해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디자인을 해 나가면서 넉살 형, 까데호 멤버들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의 믿음과 응원을 받아 가며 프로젝트를 따뜻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항상 저의 디자인을 믿어주고 좋아해 주는 이승준 디렉터님, 그리고 저와 함께 이번 넉살과 까데호 앨범 작업을 한 디자인 스튜디오 “웃음꽃” 맴버 은지 매니저님, 승희 매니저님, 에이제이 디자이너, 그리고 리아킴 디자이너님에게 고맙다는 마음 전달하고 싶습니다.

박준우 객원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필립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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