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6

누가 우리 귀여운 코끼리의 코를 잘랐나

디지털 편집 기법과 사물의 만남.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는 2021년 CR 신진작가 공모에 선정된 장입규의 개인전 <누가 우리 귀여운 코끼리의 코를 잘랐나>를 오는 6월 15일부터 7월 29일까지 개최한다.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진작가 장입규의 두 번째 국내 개인전으로, 디지털 편집 기법을 차용해 일상의 사물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장입규 전시 포스터
장입규 cut and paste, 다양한 오브제들을 자르고 공간에 배치, 가변설치, 2019

 

우연히 사물을 자르는 것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디지털 매체의 편집기법인 ‘잘라내기,’ ‘붙여넣기,’ ‘복사하기’ 등을 스크린 위가 아닌 실제 공간 안에서 수행하고 재구성한다. 디지털 세계의 문법을 물질 세계에 옮겨온 시도는 동시대 시지각 체계의 재편을 실험해 보는 장이다. 전시명 <누가 우리 귀여운 코끼리의 코를 잘랐나>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어떤 사물이 가장 그 사물일 수 있도록 하는 지점에 대해 고민한다. 코끼리를 가장 코끼리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대상에 대한 관념들이 형성되는 우리의 인식체계에 관해 질문하며 작가는 의자 반쪽이나 빗자루의 머리를 뚝 ‘잘라내기’ 한다.

 

장입규 Delete, 다양한 도구들, 카페트, 컬러 스프레이, 150x203cm, 2020

 

디지털 상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장입규의 움직임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단히 아날로그적이다. 대상을 자르고 붙이는 과정뿐 아니라 사물의 선택 과정 역시 물리적인 여정을 수반한다. 유영하듯 흐르는 웹에서의 정보 수집 과정과는 달리 몸을 움직여 요소들을 수집한다.

 

장입규_cable_잉크젯 프린트_120x90cm_2019
장입규 cable, 잉크젯 프린트, 120x90cm, 2019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끝없는 유비는 작품 안에서 경쾌한 방식의 궤적을 이룬다. 옷걸이의 잘려나간 한 귀퉁이는 저 너머의 벽면에 능청스럽게 붙어 원래 그곳이 제 자리인 양 연출되고 있다. 비와 분리되었던 빗자루의 손잡이는 다른 물건의 손잡이로 ‘붙여넣기’ 된다. 그렇게 수공으로 ‘잘라내기’와 ‘복사하기’, ‘붙여넣기’를 반복한 결과물은 3차원의 세계에 놓여 스크린 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절단된 사물의 이면을 보여준다.

 

 

자료 협조 씨알콜렉티브

장소
씨알콜렉티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120)
일자
2021.06.15 - 2021.07.29
링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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