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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4

입과 눈이 즐거운 부산의 F&B 스폿 5

디자인도 식후경
지난 12일 막을 내린 부산 디자인 위크의 아쉬움을 달래 줄 부산 디자인 로드를 소개한다. 디자인도 식후경이라고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는 F&B 스폿을 만나보자.

씨맨즈클럽

씨맨즈클럽 외관
선박 통신 장비를 활용한 실내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엔지니어 커피(왼쪽)와 캡틴 커피(오른쪽)

부산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자리한 씨맨즈 클럽은 선박 통신 관련 장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식회사 자은’과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1층은 씨맨즈 클럽으로, 2층과 3층은 자은의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씨맨즈 클럽은 ‘선박’과 ‘해양’이라는 주제를 공간 디자인과 브랜딩 그리고 시그니처 메뉴에 녹여냈다. 거북선 내부 골조로부터 영감을 얻어 배 하부 모양과 단면의 곡선미를 살린 공간 디자인과 선박 통신 장비와 선박용 전등을 활용한 소품 디테일도 인상적이다.

 

실제 선박 엔지니어와 선장들의 커피 취향을 반영한 시그니처 메뉴 구성과 콘셉트 또한 흥미롭다. 블랙커피를 즐기는 엔지니어의 취향을 반영한 엔지니어 커피(Engineer Coffee)는 블랙커피와 롱블랙에 설탕 한 숟갈을 가미해 당을 충전하는 느낌을 연출했다. 캡틴 커피(Captain Coffee)는 믹스커피를 선호하는 선장의 취향을 고려해 우유와 생크림으로 진한 라떼로 표현했다.

 

부산역에 도착해 씨맨즈 클럽으로 향하자. 긴 여행을 앞두고 당을 충전하기에 이만한 곳이 있을까!

아르프

아르프 실내외 전경
시그니처 메뉴인 고사리 파스타와 비건 버거

영도 봉래시장 근처에 자리한 아르프는 로컬 재료로 만든 쌀술과 비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비건 레스토랑이다. 우리 주변에서 자라는 채소를 활용한다는 뜻을 지닌 ‘around plants’의 줄임말로 채소 요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지속 가능한 식경험을 제안하는 아르프 스튜디오의 비건 브랜드이기도 하다.

 

대표 메뉴는 고사리 파스타와 비건 버거. 고사리를 활용한 페스토와 팽이버섯튀김, 연근 칩, 쳐빌이 한데 어우러진 파스타는 평소 고사리의 질긴 식감이나 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비건 버거 또한 식물성 패티, 코코넛오일로 만든 체더치즈, 숯 가루로 만든 검은색 버거 번으로 만들었으며 양파잼과 어니언 링을 사이드로 제공한다. 비건이라고 말을 하지 않으면 전혀 모를 정도로 대중적인 맛이 인상적이다.

 

아르프를 운영 중인 김치업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보호의 개념이 아닌 평등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연결감이 바로 비거니즘의 핵심”이라고 자신의 비거니즘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연결을 지향하는 그의 생각은 아르프의 가구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있다. 곡선과 유선형으로 이어진 테이블부터 크래프트쉽이 느껴지는 식기류,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벽과 바닥, 그리고 어스 컬러(earth color)와 샌드 컬러(sand color)를 통해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 분위기 연출도 인상적이다.

 

비건 메뉴와 함께 영도 봉래산 야생 녹차 등 로컬 재료를 사용해 만든 쌀술을 함께 페어링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타코들며쎄쎄쎄

시그니처 메뉴인 타코퀘사디아 세트
쎄쎄쎄 공간 모습

돼지국밥, 밀면, 회, 해산물, 씨앗호떡, 비빔당면… 매번 똑같은 부산 음식 추천 패턴에 질린 이들에게 타코들며쎄쎄쎄는 한 줄기 빛과 같은 곳이다. 이름에서도 단번에 알 수 있듯이 이곳은 멕시코의 대표적인 음식인 타코를 파는 곳이다.

 

팝업 형태로 특정 기간에만 맛볼 수 있던 타코들며쎄쎄쎄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수영구 남천동에 자리한 창작자들의 공간 ‘쎄쎄쎄 명량 커뮤니티 센터(이하 쎄쎄쎄)’에서 상설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 중이다. 기존에 디자인, 예술, 음악, 문학 등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교류를 이어가는 공간에 바로 타코가 가미된 것.

 

인기 메뉴는 타코퀘사디아세트. 소고기, 새우, 소시지, 훈제연어, 버섯 등 각기 다른 토핑의 타코를 낱개로 즐겨먹는 것도 추천한다. 새우 혹은 연어 세비체로 먼저 식욕을 돋아주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이다. 포르투칼 그린와인과 맥주 등 알코올 주류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는 따뜻한 진저라떼를 마시면서 공간에 배치된 예술&디자인 서적과 도록을 보거나 오는 7월 10일까지 열리는 채린제인(박채린)작가의 사진전도 감상해 보자.

프루터리 포레스트

달맞이 숲 속에 자리한 프루터리 포레스트
프루터리 포레스트 실내 공간 모습
가장 인기 많은 메뉴 중 하나인 트로피칼 베이비 카스테라

해운대 달맞이 고개와 송정 해수욕장 사이에 자리한 달맞이 숲. 그 안에 자리한 프루터리 포레스트는 ‘숲속 과일 가게’를 콘셉트로 한 과일 카페&다이닝 플레이스이다. 해리단길을 비롯해 호텔과 유명 레스토랑을 찾아온 수많은 인파에 피로감을 느꼈다면 프루터리 포레스트에서 자연을 먹고, 마시고,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매일매일 지역에서 공수하는 과일과 채소부터 장식을 최소화 한 공간 디자인,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전면에 적용한 유리창, 친환경 오일을 바른 오크 원목으로 제작한 인터페이스까지. 자연 속 휴식에 진심인 태도가 인상적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트로피컬 베이비 카스텔라와 콜드 프레스 주스. 이외에도 프루츠 요거볼, 프루츠 티소다, 홀 프루츠 케이크 등을 즐길 수 있다. 비타민을 충전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디스크 도넛 커피 스탠드

유정민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스툴에서 도넛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클래식 도넛 4종과 시즈널 도넛 2종이 대표 메뉴

광안리 해변 뒷골목에 자리한 디스크 도넛 커피 스탠드는 오래 머무르는 공간보다는 고객이 시간을 최소한으로 할애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간단하게 앉아서 혹은 서서 도넛과 커피를 먹거나 아니면 포장하는 것을 고려해 공간을 설계했다. 도우부터 크리까지 제과 제빵을 전공한 전문 셰프가 만든 도넛은 당일에 만든 것만 판매한다. 클래식 도넛 4종류와 계절마다 바뀌는 시즈널 도넛 2종, 총 6종류의 도넛을 맛볼 수 있다. 주문한 도넛과 커피를 받았다면 매장 앞마당 공간에 맞게 디자인 한 유정민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오리지널 스툴에 앉아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각기 다른 개성 있는 모양이 먹는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이정훈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씨맨즈클럽, 아르프, 타코들며쎄쎄쎄, 프루터리포레스트, 디스크 도넛 커피 스탠드

이정훈
독일 베를린에서 20대를 보냈다. 낯선 것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쉽게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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