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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22-04-08

멀리서 봐야 알 수 있는 것

안드레아스 거스키 개인전

기간 2022.03.31 - 08.14
장소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현대 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개인전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8월 14일까지 열린다.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사진은 현대문명의 모습을 기록하는 동시에 모순까지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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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거스키 전시 전경 | 이미지 제공: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란 말이 있다.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증권거래소, 대형마트, 튤립 밭, 라인 강 등 건축물부터 자연까지 멀리서 바라본다. 그리고 이를 4~5m가 넘는 대형 사진으로 인화하여 전시한다. 그래서 거스키의 사진을 마주하면 처음엔 작품 크기에 놀라고, 넓은 세상을 고스란히 구현한 그의 사진술에 두 번 놀란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설명하면서 “거시적, 미시적 관점에서 다 봐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처럼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사진은 숲을 본 후, 나무까지 자세히 들여봐야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아챌 수 있다.

 

얼음 위를 걷는 사람, 2021 © 안드레아스 거스키, 스푸르스 마거스 제공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작 <얼음 위를 걷는 사람(2021)>이 그렇다. 뒤셀도르프 근처 라인강변 근처 목초지에서 얼음 위를 걸으며 겨울을 만끽하는 사람들을 촬영한 이 사진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세히 뜯어보면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전과 달리 사람 혹은 그룹마다 멀리 떨어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보여준다. (숨은 1인치를 알려주자면, 사진 우측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속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차가 주차되어 있다.)

 

이번 개인전은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전시로, 신작 2점과 함께 대표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파리, 몽파르나스(1993)>도 전시되어 있다. 거대한 건축물을 수평·수직 구도로 촬영하는 방식,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로 스캔하여 편집하는 ‘디지털 포스트 프로덕션’ 등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특징이 시작된 작품으로 위대한 현대 사진작가의 탄생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인류와 문명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현대 문명을 비판한다. 99센트 할인 마트를 촬영한 <99센트(1999, 리마스터 2009)>는 자본주의와 소비지상주의를 비판한다. 마트 한가득 진열된 형형색색의 상품들과 그를 광고하는 플래카드는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를 조장하는 상품과 광고의 모습에서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크루즈, 2020 © 안드레아스 거스키, 스푸르스 마거스 제공
아마존, 2016 ©안드레아스 거스키, 스푸르스 마거스 제공

 

전시는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작품세계를 ‘조작된 이미지’, ‘미술사 참조’, ‘숭고한 열망’ 등 7가지 주제로 나눈다. 멀리 찍어서 오히려 원근감이 사라진 사진은 마치 한 편의 추상회화를 보는 듯하다. 실제로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현대미술사, 특히 추상표현주의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이 추상적 표현을 통해 본질에 접근했듯이 사진 역시 본질에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헬리콥터를 타고 튤립 밭을 촬영한 후, 그를 완벽한 수평 구성으로 편집한 <무제 XIX(2015)>는 색면추상화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작가는 튤립의 디테일을 살려 냄으로써 회화와 사진의 차별점을 잊지 않고 전달한다.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피사체의 본질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대상이 어떤 구조에서 어떻게 나타나는 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사진을 나눠서 찍은 후 수평, 수직 구도를 구현하기 위해서 사진을 편집하고 붙인다. 편집이라는 사진 실험을 통해 작가는 현실 세계를 더 강조하고, 그 덕분에 관객은 몰랐던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무제 XIX, 2015 © 안드레아스 거스키, 스푸르스 마거스 제공

 

현대 사진작가 중 높은 작품 가격을 기록하는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초창기 작품부터 처음 공개되는 신작까지 볼 수 있는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전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은 17,000원, 학생과 시니어는 13,000원, 어린이와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10,000원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무료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어 안드레아스 거스키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허영은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아모레퍼시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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