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24

지구를 지키는 건축 재료 탐구

가능성 품은 <감 매거진> 시즌 7 출간
‘감’이라는 말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 옷이라는 미래를 가진 옷감, 불을 피어 오르게 하는 땔감, 구태여 움직여 놀게 만드는 장난감…. 감이 붙은 단어는 어떤 결과나 행위를 상상하게 한다. 이 ‘감’에서 이름을 따와 한 권에 한 가지 건축 재료를 소개하는 〈감 매거진(GARM Magazine)〉이 일곱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3월 14일 발행된 〈감 매거진〉 시즌 7의 키워드는 친환경. 시즌 7 잡지는 총 두 권으로 구성돼 있다. 한 권은 목재를, 다른 한 권은 종이를 주제로 삼아 두 재료의 갖가지 면모를 살핀다.
ⓒ 감 매거진

 

환경을 생각하고 행동하기, 이제 모든 분야에서 고려해야만 하는 조건이 됐다. <감 매거진> 시즌 7은 그중에서도 건축 분야에서 시도할 수 있는 노력을 담았다. 건축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체 산업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 편집부가 기후 위기의 해결책이자 미래의 희망이 될 재료로 목재와 종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종이가 완벽한 친환경 재료라 단언하기는 어렵다*’라며 무언가를 생산하는 자재가 갖는 한계를 인정한다. 그러나 이 매거진의 미덕은 그럼에도 해볼 수 있는 것, 바꿀 수 있는 것을 부지런히 찾고 정돈해 내놓았다는 데 있다. <감 매거진> 시즌 7의 목재, 종이 편을 각각 들여다보자. 

* <감19 종이> 편 Editorial Letter ‘종이에서 시작하는 연대’ 중에서, 책임에디터 정경화

 

ⓒ 감 매거진

피할 수 없는 문제라면 그것을 똑바로 직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첫걸음은 저탄소, 친환경, 순환 등의 관점에서 건축을 섬세하게 해석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리적, 기술적 자원을 꾸준히 살피며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 온 ‘목재’와 ‘종이’는 이 원리에 가장 적합한 소재다. 탄소를 저장하고 자연의 자양분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 전통 재료는 미래 시대의 희망으로서 무한한 가능성과 가치를 지닌다. 소재의 특성과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 연구는 목재와 종이를 저탄소 소재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Prologue ‘지구를 지키는 재료’ 중에서, 발행인 윤재선

 

 

감18 목재Ⅱ

 

ⓒ 감 매거진

 

목재는 건축의 탄소중립을 실현할 핵심 열쇠로 꼽히는 재료다. <감18 목재Ⅱ> 편은 목재가 건축 자재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탄소중립 시대 건축의 방향성, 목재가 저탄소 자재인 이유, 공학목재의 정확한 의미 등 전문성 높은 콘텐츠가 다채롭다. 그뿐 아니라 목조건축의 대가로 불리는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대표 인터뷰, MZ 세대가 집 짓는 방법, 목재로 만든 근사한 공간 등 흥미로운 이야기도 풍성하다. 목재로 만든 건물은 물론 목재 가구, 혹은 나무와 숲을 좋아한다면 집중해 읽을 만한 내용이 옹골차다.

 

편 일부

 

건축에서 친환경을 실천한다고 하면 대개는 구축 과정이나 에너지 시스템에 집중하고 재료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재료는 변화의 시작점이다. 단편적으로 목재의 물성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공학목재는 원목보다 더 큰 하중을 지탱하며 대규모 공간을 구축해 낸다. 목조건축이 일찌감치 발달한 북미와 유럽에서는 목재를 이용한 초고층 건물을 선보이며 끊임없이 재료의 한계에 도전한다. 불가능하게만 느껴졌던 우드스크레이퍼(Woodscraper)는 어느새 목조건축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

이 책만큼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길을 돌이켜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오늘의 위치를 가늠하는 일이 내일 더 큰 걸음을 내딛게 하는 든든한 초석이 되어줄 테니.

Editorial Letter ‘우드 오디세이, 그 여정의 한가운데서’ 중에서, 책임에디터 정신오

 

 

감19 종이

ⓒ 감 매거진

 

신문과 달력, 택배 상자, 가구와 건축 자재까지, 종이는 일상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재료다. 최근엔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여러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감19 종이> 편은 종이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훑는다. 인쇄용지, 포장용지, 특수기능지 등 여러 종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코너와 국내 제지업체 취재기는 가볍게 넘겼던 종이 한 장에 무한한 세계가 있음을 알게 한다. ‘물에서 읽는 책’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던 민음사와 오이뮤, 신문지로 벽돌을 만드는 이우재 작가 등의 이야기가 담긴 인터뷰 콘텐츠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간을 만들 때 쓰이는 종이와 종이를 활용한 건축을 소개하는 코너는 ‘건축 자재’로서 종이의 가능성을 비춘다.

 

편 일부. 재료의 낯선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아름답다.

 

책을 마무리하는 지금도 종이가 완벽한 친환경 재료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구를 조금 더 나아지게 할 방법이라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앞으로를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에는 확신을 갖게 됐다.

(…)

이렇게 폭넓은 분야를 취재하며 느낀 것은 이들의 실천이 더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만들고, 사용하고, 버리는 과정이 하나의 고리를 이루며 치밀하게 얽혀야 한다는 점이다.

(…)

과정이 연결되고 여럿이 함께할 때 더 큰 결과가 돌아온다. 앞으로 주변의 더 많은 물건이 종이로 바뀔 것이다. 그래서 종이는 오늘보다 내일 더 중요하고, 지금부터 더 많이 고민해야 할 재료다. 이 책이 그 연대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이 참여할 수 있는 고리는 어디쯤 있을지 우리와 함께 찾아보자.

Editorial Letter ‘종이에서 시작하는 연대’ 중에서, 책임에디터 정경화

 

왼쪽부터 편, 편 ⓒ 감 매거진

제목 감 매거진(GARM Magazine) 18. 목재Ⅱ, 19. 종이

지은이 감씨(garmSSI) 편집팀

발행일 2022년 3월 14일

판형 170 х 240mm

가격 21,000원

감 매거진 홈페이지

 
감 매거진
<감 매거진>은 한 권에 한 가지 건축재료를 소개하는 원토픽 매거진이다. 시즌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 여러 권을 동시에 발간한다. 2017년 7월, 건축의 기본 재료를 다룬 <목재>, <벽돌>, <콘크리트> 편을 시작으로 총 17권을 출간했다. 디자이너는 물론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일반인도 따라 해볼 수 있는 <페인트>, <타일>, <바닥재> 편부터 도시의 풍경을 만드는 <철재>, <유리>, <석재> 편과 여러 기술이 접목된 <창호>, <조명>, <빌트인 가구> 편, 가볍지만 건물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알루미늄>, <패브릭>, <플라스틱> 편, 건축물을 지탱하는 든든한 근육인 <건축 하드웨어>와 <인테리어 하드웨어> 편까지. 각 권에서는 종류와 판매처, 선택 기준 등 재료를 선택하면서 고민하던 것들을 이해하기 쉽게 안내한다.

김유영 기자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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