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23

작가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앙봉꼴렉터 X 뉘무드 전시, Houseguest
집은 생활의 공간을 넘어 내적 공간이 된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나만의 취향이 켜켜이 쌓여 결국 집은 내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북촌에 위치한 ‘코너갤러리’에서 일러스트레이터 뉘무드의 전시 〈Houseguest〉가 3월 27일까지 열린다. 뉘무드의 첫 단독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서촌에 위치한 편집숍 앙봉꼴렉터(Unboncollector)와 함께 준비한 결과다. 뉘무드 작가의 그림을 보고 첫눈에 반했던 앙봉꼴렉터는 작년 7월, 서촌의 숍에서 뉘무드 작가의 전시를 열기도 했으며, 작가가 그린 그림과 오브제를 판매한다.

 

뉘무드 작가는 콜라주 형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아트웍을 전개하고 있다. 오일파스텔 특유의 밀도 있는 질감을 색연필을 활용해서 새롭게 구현함으로써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또한 작가는 종이 고유의 질감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방식과 기법을 추구하여 재료 고유의 특성이 나타나도록 그림을 그린다.

 

책 ‘The Straner’s Journey’의 일부 | 이미지 출처: 뉘무드 홈페이지

 

뉘무드 작가의 그림은 밝으면서 동시에 어둡다. 아기자기하지만 탁한 파스텔 컬러는 아름다우면서도 어른들을 위한 동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뉘무드 작가의 그림책 ‘The Straner’s Journey’에서 그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무지개 넘어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내려온 Sunny Man의 여행기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이 책에는 넓은 들판과 공원, 파티장에서 사람들이 신나게 삶을 즐기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달에서 바라본 듯한 시선으로 그려진 Sunny Man의 여행기는 시끌벅적하다.

 

개인전 〈Houseguest〉에서 작가는 ‘집’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전시에서 집은 외부 공간이라는 영역을 넘어 작가 고유의 내밀한 내적 공간을 의미한다. 뉘무드 작가는 오랜 시간 조각처럼 모여 하나로 완성된 본인의 취향을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한다. 작가의 취향이 담긴 오브제들은 그림 속에 들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조형으로도 제작되어 관람객을 작가의 동화 속으로 끌어들인다. 관람객은 작가의 집에 초대된 방문객이라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 작품을 감상하면 된다.

 

이번 전시에서 뉘무드 작가는 자신만의 개성과 컬러가 담긴 그림을 선보인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작가의 오일 페인팅 작업이 더욱 깊어졌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북촌 길 작은 골목길 코너에 위치한 코너갤러리는 큰 유리창으로 내부가 보이는 구조로, 길을 걸어가면서도 뉘무드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북촌을 산책하면서 둘러보기 좋은 전시다.

허영은 기자

자료 제공 앙봉꼴렉터

장소
코너갤러리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18
일자
2022.03.18 - 2022.03.27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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