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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5

제주도 화산흙으로 빚어낸 캔들 홀더

고유한 모양과 색상 지닌 40개의 에디션 BUL
지역을 이동하며 이방인의 눈으로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 ae )가 새로운 디자인 프로젝트 < BUL >로 우리를 찾아왔다.

 

( ae )는 최희와 김명년이 운영하는 스튜디오로, 국내·외 폭 넓은 환경에서 디자인 경력을 쌓으며 가구, 제품, 오브제, 공간, 브랜딩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를 다룬 경험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발견한 문화적 배경에서 영감을 수집하여 제품, 가구, 공간에 이르는 다양한 미디어로 번역하고자 한다. 1년 전, 첫 관찰 지역인 제주도로 스튜디오를 옮겼고, 도민들과 협업하며 디자인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있다.

 

 

제주도에서의 첫 프로젝트 < BUL >은 제주도의 지역공예인 제주옹기의 디자인 소재 가능성을 다룬다. 화산 섬인 제주도의 옹기장인들은 땅에서 직접 얻은 거친 흙으로 제주옹기라는 전통 토기 기법을 발전시켜왔다. 내륙지방의 옹기와 다르게 제주옹기는 제주의 화산 흙과 불을 재료로 현무암 가마에서 구워내는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다. 같은 가마에서 구워져도 흙의 성질과 불의 흔적에 따라 서로 색감과 질감이 다르게 나타나며, 불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개성 있는 표면은 제주의 자연을 꼭 닮아있다.

 

물이 귀했던 제주에서 물을 길어 나르던 용기 '허벅'. 제주의 실생활에 쓰이는 대표적인 형태로, 좁은 주둥이는 손잡이로도 사용하였고 잔치 때는 허벅 장단을 치면서 즐겼던 민속 악기이기도 하다.

 

청자와 백자는 주로 장식용으로 사용되었지만 옹기는 서민의 생활 필수품으로 널리 사용되었고, 깨지거나 찌그러진 옹기도 용도를 찾아 어딘가에 쓰였다. 멀리 떨어진 섬이라는 뜻의 ‘제주’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문화적 환경을 지니고 있으며 그 특징은 제주옹기에도 잘 나타난다. 제주옹기는 타 지역의 옹기와는 달리 앞에 꼭 ‘제주’가 붙는데, 옹기가 제작되는 과정이나 환경이 육지의 것과 비교하면 여러 방면에서 독특하기 때문. 이외에 제주옹기는 또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제주 자연을 재료로

화산 폭발로 인하여 생성된 화산회토의 높은 철분 함량은 높은 온도에서 구워내면 철 성분이 녹아 유약을 바른 듯 윤기가 난다. 때문에 제주옹기는 유약을 바르지 않는다. 또, 육지의 옹기는 흙을 물에 가라앉혀 고운 것만 걸러 쓰지만, 제주옹기는 흙을 그대로 사용하고 점토를 때려줌으로써 흙의 성질을 죽여 좋은 옹기를 만든다.

 

노랑 굴과 검은 굴

제주도에서는 옹기 굽는 가마를 ‘굴’이라 한다. 제주옹기를 굽는 가마는 ‘검은 굴’과 ‘노랑 굴’로 나뉘어진다. 노랑 굴에서 구워진 허벅은 흙 자체의 발색이 좋아 선명한 주황색을 띠며 나뭇재가 떨어져 입혀진 자연유로 반질반질한 것이 특징이다. 검은 굴에서 구워진 허벅은 지새허벅이라 부르는데 기와를 구울 때처럼 연기를 쏘이며, 표면의 색깔도 기와와 비슷하다.

 

공동체 방식의 공예

철저한 협업과 분업으로 옹기를 제작한다. 제주도에서는 예부터 작은 옹기 하나를 만들더라도 최소 4개의 기능이 협력했다. 굴을 만들고 관리하는 ‘굴대장’, 흙을 선별하고 고르는 ‘질대장’, 도기를 성형하는 ‘도공장’, 불을 때어 완성하는 ‘불대장’이 그 기능이다. 소박한 한국의 미학을 보여주는 제주옹기는 1970년대 플라스틱 용품에 밀려 완전히 소멸되었다가 2000년대 복원을 시작했다. 현재 몇몇의 제주옹기 공예인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주로 허벅이나 그릇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제주옹기와 자연 재료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기 위해 제주옹기로 만든 40개의 캔들홀더 에디션 BUL을 선보인다. ( ae )는 옹기 장인들이 조금 더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제일 익숙한 형태인 ‘허벅’의 주둥이 조형을 가져와 30mm, 75mm 두 가지 사이즈의 초를 위한 촛대를 디자인했다. 

 

디자인은 전통 물레 위에서 장인의 손길에 따라 자연스러운 형태로 다듬어지고, 최종 색감과 질감은 제주도의 자연에 의해 결정된다. 제주옹기 장인 강창언 선생이 직접 손으로 촛대를 빚어내었고, 40개의 에디션은 모두 고유한 모양과 색상을 가진다. 제주도 자연의 가치를 한껏 머금은 BUL은 침실, 저녁 식사 자리, 사무실 등 일상의 조용한 밤을 위한 심플한 촛대가 될 것이다.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스튜디오 ( a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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