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3

차 마시는 공간을 산책하는 마음

차관에 대한 미적 해석.
중국에서 차관은 차를 마시거나 차와 관련된 도구를 구입하는 곳을 의미한다. 오늘로 말하자면 일종의 카페. 차관이 활기를 띤 시기는 중국 송나라 때 부터로 알려져 있다. 황실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시내의 차관에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당시 문인 오자목(吳自牧)은 항주 도시의 찻집이 “사계절 싱싱한 꽃을 꽂고 유명한 사람의 그림을 걸고 점포의 벽면을 장식했다”고 묘사한다. 송대 문인들의 4가지 고상한 취미생활이 향을 피우고, 차를 마시며, 그림을 그리고, 꽃꽂이를 하는 것이었다는 기록을 보더라도 차관이 문화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행위였는지 알 수 있다.

지금 논현동 갤러리로얄에서는 차관에 대한 새로운 미적 해석을 제시하는 전시가 열린다. 이름하여 <차관소요(茶館逍遙)> ‘차 마시는 공간을 한가롭게 거닌다’는 뜻이다. 갤러리로얄은 2019년부터 매년 차와 관련된 전시를 진행해 왔다. 올해로 벌써 세 번째. 차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전시가 해를 거듭하면서 차 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오감을 깨우는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공간을 작은 차관의 형태로 꾸며 1천 년 넘게 우리 생활의 문화로 자리잡은 차생활을 되돌아본다. 총 8명의 국내 작가가 참여했다. 차분한 분위기의 그림을 그린 고지영 작가부터 유리 공예가 김은주, 도자작가 권혁문·김웅철·이혜진, 목공예가 김용회·최기·한결이다. 전시기획을 맡은 박은정 기획자는 그가 활동하는 하동에서 차관과 어울리는 생화를 직접 가져와 연출했다. 일주일에 한번 차를 즐기는 찻자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차를 마시는 행위는 마음을 평온하게 다스리고 정신을 깨운다. 공예, 디자인, 꽃꽃이 등 다양한 예술 분야가 접목된 찻자리를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한가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기를. 입장료 무료.
장소
갤러리로얄 (서울 강남구 논현로 709)
일자
2021.05.13 -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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