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0

샐리 킨더버그가 초대하는 꿈의 궁전

에브리데이 몬데이의 새해 첫 전시
에브리데이 몬데이(EVERYDAY MOOONDAY) 갤러리가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샐리 킨드버그(Sally Kindberg)의 작품을 선보인다.
SALLY KINDBERG 전시 포스터

 

송리단길 부근, 갤러리와 카페가 함께 있는 에브리데이 몬데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세 층이 열려 있고 지하 1층은 카페로, 2층은 갤러리로 주로 사용하며 1층은 아트숍이나 전시 공간으로 쓴다. 컨템포러리 아트에 중점을 두고 국내외 유망한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자 하며, 2014년에 개관한 이후로 지금까지 좋은 큐레이션과 전시를 선보여 왔다. 함께 해온 아티스트의 라인업만 봐도 알 수 있다. 장콸, 윤협, 루드세프, 김희수와 같은 개성 강한 국내 아티스트부터 모토미치 나카무라(Motomichi Nakamura), 아누 킬팰레넨(Annu Kilpeläinen)과 같은 뚜렷한 성격의 해외 아티스트까지 소개했고, 특히 국내 아티스트 라인업은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여기에 건축물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여러 해외 시상식에서 수상한 바 있다고 하니 갤러리 외부, 즉 건물 자체도 관심 있게 보면 좋을 것 같다.

 

전시 전경

 

스웨덴 태생이나 영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활동 중인 샐리 킨더버그의 작품은 그 뜻을 깊이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일차원적으로 흥미롭다. 우선 그가 선보이는 작품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추상화다. 평면의 회화이지만 입체적이고, 상류층의 문화부터 하위문화까지 고루 다르고 있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어딘가 재치가 느껴지지만 그 안에는 생각해 볼 여지 또한 충분히 존재한다. 영국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만큼 그는 여전히 상류 계급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고풍스러운 문화와 풍경을 비트는가 하면 서브컬처의 성격을 드러내는 모습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서 한 번 더 읽어낼 수 있는 것은 문명화된 사회 안에 담긴 희비극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처음 보았을 때는 재미있지만, 천천히 생각해 보면 어딘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의 작품 구성이다. 굉장히 현실적인 소재를 사용하지만 그것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구상으로 시작해 추상으로 끝난다.

전시 전경

 

그래서 샐리 킨드버그의 회화 작품은 굉장히 편집적이다. 전시 설명에 따르면 그는 “특히 평면과 3차원적 환각 사이에 존재하는 대조에 대해 집중하며 양식화된 형식, 여러 색상과 재질감의 사용, 사실적 표현과 같은 작가만의 또 다른 형태의 회화적 언어를 통해 평면을 풀어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소재가 크롭과 포커스의 방식으로 분절된 채 등장한다. 여기에 기묘하게 사물과 사물이 뒤섞이기도 한다. 전시를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케틀벨로 표현한 다양한 의미다. 특히 작품명이 굉장히 의미심장해서 작품명을 한 번이라도 본다면 안에 담긴 의미에 관해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 단어나 붙인 건가 싶다가도 어떤 작품은 대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일까 제목과 작품만으로도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물론 그것을 해석하고 상상하는 건 작품을 보는 각자의 몫이지만.

에브리데이 몬데이의 공예슬 큐레이터의 글에 따르면 “작가의 무한한 연상적 사고는 꿈과 연결되고 그 안에 흐르는 일상과 시간, 의식과 욕망이 결합되어 공적이자 사적인 상상력의 공간이 된다”고 한다. 더불어 “작가는 예측할 수 없는 리듬의 그림들이 자신을 인도한다고 말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전시 공간 속에 있으면 기묘하게 현실 속 비현실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억지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보다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기되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있으면 그 해석의 여지가 더욱 풍성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좌) Breakfast TV, Sally Kindberg (우) Compact Disk Lifestyle, Sally Kindberg
Rise and shine, Sally Kindberg
Hot of the press, Sally kindberg

 

샐리 킨드버그의 작품을 다룬 개인전 < DREAM PALACE >는 3월 6일까지 열린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만큼 직접 가서 그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공간 안에서 느껴 보시길 바란다. 대부분의 작품이 최신작인 만큼 전시의 가치 자체도 크다.

 

 

박준우 기자

자료 제공 에브리데이 몬데이

장소
에브리데이 몬데이
주소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48길 14
일자
2022.01.15 - 2022.03.06
헤이팝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헤이팝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브랜드에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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