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4

팬들로부터 시작한 브랜드?

배드블루, 세상의 중심에서 젊음을 외치다!
브랜드 배드블루(BadBlue)는 비주얼 디렉팅 그룹 비주얼서스펙트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다. 고등학교 3학년, 입시 미술 학원에서 만난 이승엽, 김선규는 "함께 브랜드 만들자"는 이야기를 버릇처럼 나눈다. 그런 말은 곧잘 흩어져버리는 듯 보이다가도, 언젠가 정말로 이뤄지기도 한다. 꿈과 열정 가득한 채 패션 브랜드를 론칭한 두 사람은 패션뿐 아니라 브랜딩과 서비스 디자인 등 사업과 관련한 경험을 쌓아간다. 2019년, 이들이 더 많은 이와 다양한 일을 해나가려 만든 회사가 비주얼서스펙트다.

 

몽글몽글해 보이는 파란색 곰돌이. 귀여워서 시선을 끄는 이 곰돌이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곰돌이가 입은 티셔츠엔 깨진 하트가 박혀 있다. 손에는 권총이, 입가엔 어쩐지 비릿한 미소가 자리 잡았다. 위로와 사랑을 주는 테디베어가 아니라 브랜드 배드블루(BadBlue)의 시그니처 캐릭터 배드베어다. 흑역사를 만들고 실수하며 사는, 어설프지만 사랑스러운 젊음 ‘youth(이하 유스*)’를 상상하며 만들었다고.

* 브랜드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콘셉트 키워드가 ‘유스(youth)’이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합니다.

 

비주얼서스펙트 로고

 

재미 삼아 만든 샘플이 SNS에서 인기를 끌어 배드블루를 론칭했다는 점은 특히 흥미롭다. 기회를 한 번의 즐거움으로 끝내지 않고 꾸준히 이어나가며 성장한 사례이기 때문. 지난해 연말엔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서 약 2주간 팝업을 열어 성황리에 끝마치기도 했다. 배드블루는 몇몇 패션 아이템으로 시작했지만 F&B, 인테리어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소화하는 브랜드를 꿈꾼다. @badblue_badblue

 

더 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팝업 부스 일부

 

프로젝트성으로 만든 SNS에서 인기를 끌어 정식 론칭했다고요. 그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당시 비주얼서스펙트의 첫 외주 작업이 뮤지션 지코의 콘서트 MD 작업이었어요. 첫 작업을 하면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캐릭터 IP*와 아트 컬쳐를 기반으로 프로젝트성 SNS 계정을 만들었어요. 이 계정이 배드블루의 시작이었죠.

*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지식재산권

 

지코 'Summer Hate' 프로젝트

 

마침 일본 여행을 가게 돼서 친구이자 브랜드 엔헐리우드(N.Hoolywood)의 비주얼 디렉터 히사시와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배드블루 샘플을 보여주고 싶어졌고, 긴소매 티셔츠 1장과 에코백 1개, 스티커와 배지 프로토타입을 챙기게 됐어요. 선물을 받은 히사시가 무척 긍정적으로 피드백해 주어서 용기를 얻었어요. 마침 인스타그램으로 정식 판매 요청 메시지를 많이 받기도 했고요. 좋아, 그럼 프로젝트식으로 딱 일 년만 해 보자! 하는 생각으로 론칭했어요.

 

지코 'Summer Hate' 프로젝트

 

디자인과 브랜드명에서 드러나는 시그니처 컬러는 파란색이에요. 이 색을 중심 컬러로 정한 이유를 들려주세요.

현시대의 유스를 브랜드 콘셉트로 정했어요. 젊음이라는 단어에서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혼란과 고민이 동시에 느껴지잖아요. 파란색도 마찬가지예요. 중의적인 의미가 좋았어요.

 

 

유스를 키워드로 잡고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죠. 유스의 어떤 면이 특히 인상적인가요?

해외 스트리트브랜드에서 보여주는 유스는 스케이트보드나 서핑 등을 즐기는 이미지죠. 한국 유스는 그들과 같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유스에게 누군가 취미를 물어본다면, 서핑이나 스케이드보드처럼 특정 행동으로 대답하지는 않을지 몰라요. 친구와 카페에 가고 음악을 듣고 뮤지션의 굿즈를 수집한다거나, 고민을 터놓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유스예요. 여러 유행과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면서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모습이 배드블루의 콘셉트와 잘 맞는다고 느꼈어요.

 

the 4th drop
Summer Editorial

 

가장 상징적으로 보이는 그래픽은 배드베어예요. 사랑스러우면서도 냉소적인 태도가 느껴져요.

배드베어는 배드블루 유니버스 속 시그니처 캐릭터예요. 사랑과 위로를 주는 테디베어와 달리, 배드베어는 여러 감정 속에 사는 우리 모습을 상징해요. 자세히 보면 마냥 귀엽게 생기지 않았어요.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 총도 들고 있죠.

 

아트토이

 

배드베어는 원래 배드블루 목걸이 속 그래픽에서 시작됐어요. 어느 순간 배드블루 옷을 좋아하는 분들이 그 그래픽 모양으로 네일아트를 해서 사진을 보내주신다거나, 배드베어를 그려서 보여주는 일이 자주 생겼어요. 배드베어에 큰 관심이 쏟아지는 걸 보면서 진지하게 고민했고, 마침내 배드베어가 실물로 탄생했어요. 오로지 우리 생각대로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 팬들의 의견을 반영했기 때문에 더 의미 있어요.

 

아트토이

 

의류뿐 아니라 인테리어 용품, 아트 토이 등 여러 제품을 출시했어요. 다양한 제품을 아우르는 특징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자체로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왜 귀여운 곰돌이가 총을 들고 있지? 하며 상상하게 하는,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고민하며 디자인해요. 배드블루는 팬들로부터 시작한 브랜드예요. 그들의 패션은 물론 굿즈, 컬쳐 등 모든 라이프스타일 요소에서 배드블루를 만나도록 하고 싶어요. 언제든지 함께하는 브랜드로 만들어나가려 노력 중이에요.

 

배드블루 러그

 

지난해 12월에는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서 첫 번째 팝업을 열었어요. 제품 판매와 디제잉 파티를 함께 진행했다고요. 어떤 이벤트였나요?

첫 번째 팝업 <더 퍼스트 배드블루(The 1st BadBlue)>는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배드블루 팬과 만나는 기회였어요. 팝업에서 애니메이션 세 편을 공개했고, 각 에피소드와 연관된 제품을 발매했어요. 배드블루 시그니처 굿즈를 함께 선보이기도 했고요.

 

더 현대 서울 팝업 부스 일부

 

디제잉 파티는 팬들과의 첫 만남을 기념하고 싶어서 준비했어요. 팀 그랙다니(Grack Thany)와 함께 기획했는데, 팝업 후 맞은 첫 주말 반응이 무척 좋아서 크리스마스에 앙코르 파티를 진행했죠. 팝업에서 배드블루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어느 나라 브랜드인지, 패션 브랜드인지, 잡화 브랜드인지, 배드베어는 만화 캐릭터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셨어요. 배드블루가 특정한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해석되는구나 느꼈죠. 처음 브랜드를 접하는 분과 소통하며 실제 반응을 보고 경험하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팝업 전후로 배드블루, 배드베어 IP를 활용한 여러 협업을 제안받았어요. 올해는 더욱 인상적인 결과물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을 듯해요.

 

디제잉 파티 포스터

 

패션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에요. 식음료와 콘텐츠 사업에도 진출한다고 들었어요.

올해는 배드베어 자체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에요. 캐릭터 IP를 활용한 식음료 사업은 브랜드 세계관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확장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단계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을 넘어 일상의 영역에서 쉽게 마주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범위에 한계 짓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배드블루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해져요.

유스의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들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IP 커머스 기반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형태는 무궁무진해요. 카페일 수도, 화장품일 수도, 바버샵일 수도 있죠.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나더라도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바라요.

 

 

김유영 기자

자료 제공 배드블루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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