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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2

미처 다 못 본 것에 대한 불안

씨알콜렉티브 기획전, Fear of Missing Out.
씨알콜렉티브(CR Collective)가 2021년 기획 전시, 를 개최한다. ‘FOMO(Fear of Missing Out)’은 마케팅 전문가 댄 허먼(Dan Herman)이 표현한 단어로,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오히려 소비가 촉진되는 상황에서의 소비자 심리를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것을 놓침에 대한 두려움, 보이지 않는 혹은 보지 못한 이미지를 의심하는 불안감과 아쉬움이 일종의 강박으로 작용하는 지점을 말하고자 한다.

 

광활한 스크린에서는 시야의 한계가 발생한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의 한 지점을 보고 있을 때 그외 부분을 놓치거나, 전체를 보며 세부를 지나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커다란 스크린의 어느 한 곳을 주시할 때, 가능한 한 넓은 면적을 눈에 담아 보려 하지만, 눈동자가 움직이는 사이 시야의 한계점이 점차 분명하게 느껴진다. 나는 과연 모든 것을 보았을까? 다 본 것이 맞을까? 의심과 불안이 찾아든다.

 

 

물론 극도로 작아진 스크린에서도 시야의 한계는 존재한다.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이미지는 제한된 사각형의 프레임으로 한정되어 있다. 미디어의 발전과 다각화는 우리가 접하는 화면과 플랫폼을 확장시켰고, 그로 인해 우리는 나날이 쏟아지는 이미지 앞에서 끝없는 선택을 마주한다. 화면을 둘러싸고 본 것과 보지 못한 이미지가 함께 증식한다. 그 격차에 괴리가 생김으로써 눈앞에 있는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행위에 의심이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최연수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동안 놓치는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불가항력으로 오히려 우리는 프레임의 경계와 화면 안을 바라보는 시야에서 흐릿해진 지점을 알아챈다. 놓침을 분명하고 선명하게 인식할수록 더 많은 이미지를 담고자 갈망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바라보는 행위’를 근간으로 대상의 실재를 시각적으로 표출하는 방식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고민을 작품에 담았다.

 

김민정_레드필터가 철회됩니다._컬러+흑백, HD 비디오, 스테레오_11min 34sec_2020

 

이의록은 “Tele Image”(2018)에서 천체 이미지로부터 이미지의 근원을 탐구하고자 기계를 통과하는 처리 과정과 주변 요소를 바라본다. 김민정은 “레드필터가 철회됩니다”(2020)에서 카메라 렌즈를 비롯한 여러 프레임의 경계에서 이미지가 채택 혹은 배제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지금 보여지는 이미지가 유지 가능한지 지켜본다. 최연수는 사진 매체나 드로잉으로 기록한 장소의 특징을 바탕으로 본인의 경험과 기억을 재조합하여 보이지 않는 공간을 시각화한다.

 

이의록_Tele Image_싱글채널비디오_15min_2018(2021version)

 

세 작가의 작품은 무언가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시각 정보를 한 치의 빈틈 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질문한다. 놓침에 대한 두려움에서 보이지 않는 혹은 보지 못한 이미지를 의심하는 불안감과 아쉬움이 일종의 강박으로 작용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그러나 모든 것을 보려 하지만 막상 우리가 보는 것은 전체일 수 없으며 변형되고 편집된 결과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료 협조 씨알콜렉티브

장소
씨알콜렉티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F)
일자
2021.10.07 - 202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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