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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8

코카-콜라는 왜 해방촌 가게의 간판을 바꿀까?

코카-콜라의 로컬 브랜딩 프로젝트 〈코카-콜라 X 해방촌〉

코카-콜라가 지난해 서울 용산구 신흥시장 상인들과 지역 협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각 가게의 개성을 살려 간판과 메뉴판, 공간을 새롭게 꾸미고, 가게와 골목의 매력을 알리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신흥시장 가게 18곳과 함께한 데 이어, 올해는 주변 해방촌 골목으로 협업 범위를 넓혔다. 〈코카-콜라 X 해방촌〉에는 피자오, 타코스탠드, 한신옹기 등 18곳이 참여했다.

 

협업 방식은 가게마다 다르다. 코카-콜라의 로고와 그래픽, 패키지, 빈티지 디자인 등을 가게의 분위기와 사장님의 취향에 맞춰 적용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장님의 가게에는 월드컵 에디션과 축구 관련 소품을, 모로코 음식점에는 아랍어 로고와 모로코 특유의 문양을 더하는 식이다. 로컬에 새로운 볼거리를 더하고, 코카-콜라를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상생 프로젝트다.

골목에서 만나는 ‘신흥시장 사람들’

출처: 한국 코카-콜라

중앙 광장에는 방문객이 직접 찍은 사진을 붙일 수 있는 포토월을 마련했다. 실내 갤러리는 코카-콜라 음료 냉장고를 본뜬 파사드와 브라운관 TV 영상 등으로 꾸몄다. 사진과 인터뷰는 코카-콜라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협업은 지역 행사로도 이어졌다. 지난 9월 상인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2026 HBC 해방위크’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고, 해방촌을 꾸준히 작품에 담아온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레옹 모카와 신흥로에 상설 벽화를 조성했다.

출처: 한국 코카-콜라
협업 벽화. 해방촌이라는 골목에서 사람들을 마주하고 소통하는 모습과 정을 표현했다. 출처: 한국 코카-콜라

올해는 〈신흥시장 사람들 with 코카-콜라〉전시도 선보였다. 시장 골목과 중앙 광장, 실내 갤러리를 전시장으로 삼아 상인 10여 명의 삶과 일상을 사진과 영상에 담았다. 신흥시장에서 아메리칸 차이니즈 레스토랑 ‘H5NG’를 운영하는 홍석우 사장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신흥시장에서 3대째 같은 자리를 지키며 가게를 운영 중인데 가게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사장님들마다 살아온 이야기도 달라 그 자체가 골목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방문객은 골목에서 상인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만나고, 몇 걸음 더 걸으면 이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를 마주할 수 있다.

 

코카-콜라는 왜 로컬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을까? 프로젝트의 시작과 협업 과정, 그간의 변화를 한국 코카-콜라 이상수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에게 들었다.

Interview with

한국 코카-콜라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 이상수

― 로컬 협업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첫 장소로 왜 신흥시장을 선택했나요?
코카-콜라는 오랫동안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일상의 순간에 즐거움을 더해온 브랜드입니다. 1968년 국내 생산을 시작한 이래 동네의 식당과 가게는 코카-콜라가 소비자를 만나는 중요한 접점이었고, 함께 성장한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도 하죠. 로컬 상권 협업 프로젝트는 이러한 관계의 연장선에서 출발했습니다. 사람들이 평소 즐겨 찾는 골목과 식당에서 코카-콜라를 새롭고 즐겁게 경험할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동시에 로컬 상권과 가게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해방 이후 코카-콜라가 용산 미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는 점에서도, 용산에 자리한 신흥시장은 저희에게 의미 있는 장소였습니다.

출처: 한국 코카-콜라
출처: 한국 코카-콜라

신흥시장은 1953년 문을 열어 70년 넘게 해방촌 주민들과 함께해온 시장입니다. 오랜 침체를 겪었지만 상인들이 중심이 돼 사람들이 다시 찾는 곳으로 만들어왔어요. 지금은 오래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과 새로 들어온 청년 창업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장님들이 한 골목에서 개성 있는 가게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신흥시장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시작한 협업을 올해 해방촌까지 넓혔습니다. 

프로젝트 이후 시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매출도 올랐다는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신흥시장 상인회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작년 프로젝트의 성과를 보고,  올해는 더 많은 가게와 협업하고 싶었어요. 해방촌의 사장님들도 신흥시장 가게의 변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여주셨고요.

 

해방촌에는 1958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켜온 옹기 가게부터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선보이는 식당까지, 다양한 가게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흥시장에서처럼 각 가게의 개성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했어요. 신흥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를 선보였고요.

출처: 한국 코카-콜라

― 전시까지 기획한 이유가 뭔가요.

신흥시장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매일 가게를 열고 골목을 지켜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공간 브랜딩을 진행하며 사장님들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저마다 다른 삶의 이야기가 곧 신흥시장의 정체성이자 매력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전시라는 형식을 선택한 것도 사장님들이 실제로 일하고 생활해온 장소에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관람객이 시장을 거닐며 사진과 이야기를 만나고, 몇 걸음 더 걸으면 사진 속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를 마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하고자 이태원 일대 대형 옥외광고에도 사장님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선보였고요.

해방촌닭 사장님 출처: 한국 코카-콜라

촬영은 신흥시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사장님들과 친분을 쌓아온 지역 프로덕션과 진행했습니다. 서로 잘 아는 사이인 만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할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사장님들 특유의 표정과 일상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었죠.

 

사장님들의 반응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분은 “오래된 단골도 모르는 이야기를 나누고, 가게를 꾸민 뒤에도 관심이 이어진다는 사실이 반갑고 고마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다른 분은 “오랫동안 이 동네에서 가게를 지켜온 사람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진다”라는 소감을 전해주셨고요. 전시에 대한 화답으로 신흥시장 사장님들이 코카-콜라 스태프를 위한 감사 사진전 〈Hey, 코카-콜라〉를 직접 준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매장과 협업을 진행했는데요.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이 있나요.

신흥시장에서는 샌드위치 가게 ‘굿니스클럽’을 꼽고 싶습니다. 김하나 사장님은 2024년 시장에 들어와 처음에는 디저트 가게를 열었는데, 당시에는 간판도 없었다고 해요. 골목 안쪽에 자리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죠.

굿니스클럽. 협업을 진행하며 간판을 만들고 대표메뉴를 샌드위치로 알리게 됐다. 출처: 한국 코카-콜라

협업을 준비하며 가게를 알릴 간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굿니스클럽의 개성을 살린 간판과 공간 디자인을 준비한 뒤 가게가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이 순간을 굿니스클럽의 ‘터닝 포인트’라고 표현하기도 하셨는데요. 가게가 알려지면서 디저트에서 샌드위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운영의 변화도 시도할 수 있었다고 해요. 

해방촌에서는 치킨집 ‘치맥라이프’가 생각납니다. 사장님이 평소 축구를 무척 좋아하셔서 그 취향을 매장 디자인에 반영했어요. 코카-콜라의 붉은색을 바탕으로 월드컵 에디션과 축구 관련 소품을 활용했죠. 협업 이후 사장님의 반응도 인상적이었어요. 지금도 코카-콜라 로고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장사를 하시는데요. 애정을 표현해주셔서 감사하고, 사장님께 기분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에피소드로 기억합니다. 

― 다양한 형태로 콜라보가 진행돼 디자인을 보는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맞아요.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빨간색 외에도 로고와 그래픽, 패키지, 빈티지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요소가 있습니다. 덕분에 가게마다 다른 모습으로 풀어낼 수 있었어요. 프렌치 비스트로 ‘미암미암’에서는 사장님이 직접 1960년대 프랑스 골목의 코카-콜라 이미지를 제안하고, 액자에 넣을 이미지까지 손수 찾아와서 공간을 완성했어요.

성광대도. 출처: 한국 코카-콜라
카사블랑카 매장 전경. 출처: 한국 코카-콜라
다양한 형태로 탄생한 콜라보 디자인. 지니펍은 지니의 램프에 코카콜라가 들어간 형태다. 출처: 한국 코카-콜라

16년째 모로코 음식을 선보이는 ‘카사블랑카’에는 아랍어 코카-콜라 로고와 모로코 특유의 문양을 접목했습니다. 지중해풍의 ‘빌라드블루’는 기존의 파란색을 살리면서 디자인 요소를 더했고요. 골목을 걸으며 가게마다 다른 모습의 코카-콜라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 프로젝트의 성과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지역 상권의 변화와 브랜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있나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사장님들이 직접 들려주시는 변화입니다. 굿니스클럽 사장님은 협업 이후 월 매출이 두 배 정도로 늘었다고, 해방촌닭 사장님은 매출이 약 30% 증가했다고 전해주셨어요. 비스트로조조 사장님도 비수기에 매출 상승을 체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개별 가게의 매출뿐 아니라 시장과 골목 전반에 생기는 긍정적인 변화도 중요하게 봅니다. 방문객들이 가게와 골목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SNS에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이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어요. 이렇게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경험을 사장님들도 반갑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또 〈코카-콜라 X 신흥시장〉이 ‘2026 에피 어워드 코리아’에서 최고상인 ‘그랜드 에피’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레드리본 캠페인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인데요. 실제 비즈니스 성과와 소비자 반응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시상식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게 보고 있습니다. 오랜 파트너인 지역 가게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협업하며 함께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도 뜻깊게 생각합니다. 

글 김지오 기자
자료제공 및 취재협조
한국 코카-콜라

김지오
자기만의 길을 걷는 브랜드와 사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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