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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3

서촌에서 만나는 오감이 즐거운 전시 〈살롱 드 서촌〉

로에베 공예상 수상한 박종진 도예가 작품부터 파르페까지

서울 공공한옥 서촌라운지에서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살롱 드 서촌〉이 열렸다. 프랑스에서 ‘살롱’은 사람들이 모여 예술과 문학을 이야기하는 교류의 장이었다. 서촌라운지에서 PDF서울, 페이지메일, 도예가 박종진, 식문화 스튜디오 퀴진서울이 한자리에 모여 책과 포스터, 도자와 디저트를 선보인다. 전시는 10월 2일부터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10월 2일 오프닝에는 전시를 선보인 4팀과 월간〈디자인〉최명환 편집장이 함께 이야기하는 토크 세션도 열렸다.

©헤이팝

포스터와 사진집으로 만나는 프랑스 문화

마그재단의 포스터 ©헤이팝

페이지메일은 아트포스터와 프린트를 소개하는 편집숍이다. 이번 전시에서 페이지메일이 주목한 것은 프랑스 마그재단의 전시 포스터다. 작품을 포스터와 출판물로 인쇄해 사람들이 일상에서도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했던 마그재단의 가치에 주목했다. 전시를 소개하는 홍보물의 역할에서 나아가 새로운 예술 장르로서의 포스터를 만든 곳이다. 

한옥에 정적인 이미지가 어울린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는 페이지메일 차지형 대표 .©헤이팝

전시장 입구에 걸린 이브 클랭의 포스터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한옥에서는 여백을 강조한 정적인 그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페이지메일은 이번 전시에서 강렬한 푸른색과 그래픽의 포스터를 골랐다. “한옥 자체가 힘이 있어서, 그래픽이 강하거나 컬러풀한 그림을 걸어도 굉장히 잘 어울리거든요.” 차지형 대표의 설명이다. 마르크 샤갈과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의 포스터도 함께 전시됐다. 캡션에는 각 작가의 작업과 포스터가 제작된 배경이 소개됐다.

푸른색의 예술가, 이브 클랭(Yves Klein)의 작품을 담은 2015년 프랑스 ‘시의 봄’ 행사 포스터.©헤이팝

PDF서울은 사진·디자인·패션을 중심으로 해외 예술서적을 소개하는 편집숍이다. 이름도 Photo, Design, Fashion의 앞 글자에서 따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프랑스의 예술과 문화를 다룬 책들을 선보인다. 사진가가 바라본 거리와 사람, 디자이너가 설계한 공간, 예술가가 기록한 시대의 이미지가 책마다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PDF서울의 이승현 대표는 전통 한옥을 떠올리며 프랑스의 전통적인 예술가를 중심으로 책을 골랐다.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담은 책부터 매그넘 포토스의 사진가 엘리엇 어윗의 사진집, 이브 생 로랑의 사진집까지 선보인다. 프랑스 영화감독이자 사진가, 시각예술가인 아녜스 바르다의 예술 세계를 담은 『Agnes Varda: Director’s Inspiration』도 만날 수 있다. 사진가·영화감독·예술가로 살아온 그의 ‘세 가지 삶’을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로 살펴보는 책이다.

PDF서울이 큐레이션한 사진집과 PDF서울 이승현 대표. ©헤이팝

2026 로에베 공예상 우승자 박종진 작가의 도자

박종진 작가는 종이와 흙을 겹겹이 쌓아 도자 작품을 만든다. 〈착시의 층위(Strata of Illusion)〉로 2026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받았다. 박종진 작가는 종이에 흙물을 바르고 쌓아 도자에 결을 남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든다. 굽는 동안 생긴 변형의 흔적도 작품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옥에 어울리는 크기와 색감을 고려해 패치워크 형태의 작업과 달항아리의 미감을 반영한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헤이팝

박종진 작가가 종이라는 재료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영국 유학이었다. 새로운 작업 방식을 찾던 중 발견한 재료가 종이였다. 구하기 쉽고 저렴한 종이로 여러 형태를 실험하던 중 현재의 작업 방식을 만났다. 가마에서 작품을 구워내는 과정을 박종진 작가는 목수의 작업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끝없이 레이어를 쌓는 일에 가까운데, 그 결과물을 보고 다시 가공을 하고 굽는 과정이 목수의 작업과 닮았다는 것이다. 

흙이 아닌 종이를 재료로 사용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있는 박종진 작가. ©헤이팝

한옥과 파르페에는 공통점이 있다

©헤이팝

퀴진서울은 요리와 푸드 스타일링을 기반으로 식문화를 선보이는 스튜디오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옥의 구조를 담은 프렌치 파르페를 선보인다. 퀴진서울은 기둥과 단청 등 한옥의 요소를 파르페의 각 층으로 표현했다. 최준호 디렉터는 한옥의 건축 양식과 파르페의 층을 쌓는 방식에서 닮은 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르페 재료에도 한국과 프랑스의 맛을 담았다. 단감과 홍시를 갈아 크림을 만들고, 프랑스의 치즈를 함께 사용했다. 한국의 제철 과일과 프랑스의 유제품이 한 디저트 안에서 어우러진다. 재료를 쌓아 파르페를 완성하는 워크숍도 마련했다. 

©헤이팝

전시장에는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도 준비됐다. PDF서울의 ‘Hôtel Costes’는 파리의 호텔과 카페, 라운지 특유의 여유로움을 프렌치 라운지와 일렉트로니카로 담았다. ‘French Atmosphere’는 마그재단 포스터 속 자연과 풍경에서 출발해 엠비언트와 네오클래시컬, 영화음악으로 구성했다.  황태문의 ‘Music to Linger With’에는 1990~2000년대 프랑스 전자음악의 세련되고 몽환적인 매력을 담은 곡들이 실렸다. 음악 큐레이션 카드의 QR코드를 통해 각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다.

오감이 즐거운 프로그램

©헤이팝

전시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퀴진서울이 진행하는 ‘살롱 드 파르페’에서는 한국의 제철 식재료와 프랑스의 치즈로 한옥 파르페를 직접 만든다. 참가자는 한옥의 구성 요소를 디저트의 각 층으로 표현하며, 서로 다른 재료의 맛과 질감이 어우러지는 과정을 경험한다. 참가비는 재료비를 포함해 3만 원이다.

 

10월 21일에는 티 커뮤니케이터 박지혜가 진행하는 ‘살롱 드 테’가 열린다. 참가자는 프랑스의 블렌딩 티와 한국의 전통차를 비교 시음하며 두 나라의 차 문화를 배운다. 차와 함께 다과도 제공하며, 참가비는 1만 원이다. 두 프로그램은 서촌라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글 김지오 기자
자료제공 및 취재협조 서촌라운지

프로젝트
〈살롱 드 서촌〉
장소
서촌라운지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27-4
일자
2026.10.02 - 2026.11.15
참여작가
박종진, PDF서울, 페이지메일, 퀴진서울
김지오
자기만의 길을 걷는 브랜드와 사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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