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의 대표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서울에서 만난다. 〈옥토버페스트 서울 2026〉이 오는 9월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뮌헨시의 승인을 받아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대형 비어텐트를 중심으로 독일 맥주와 음식, 현지 옥토버페스트에서 활동하는 밴드의 공연과 전통문화 체험 등이 펼쳐진다.
200년 전통을 간직한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의 시작은 18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이에른 왕세자 루트비히와 테레제 공주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뮌헨 시민들과 함께한 행사가 해마다 이어지며 오늘날의 옥토버페스트로 발전했다.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 변화를 거쳐 지금은 세계 각지에서 수백만 명이 찾는 유럽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긴 역사만큼 고유한 전통과 규칙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첫날에는 화려하게 장식한 마차를 앞세운 축제 관계자들이 뮌헨 도심에서 테레지엔비제까지 행진한다. 정오가 되면 뮌헨 시장이 첫 번째 맥주통을 개봉하고 “O’zapft is!(맥주통이 열렸다!)”를 외치며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이 의식이 끝나야 비로소 각 텐트에서 맥주를 따르기 시작한다. 전통 의상을 갖춰 입은 참가자와 악단, 사격단 등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퍼레이드도 빼놓을 수 없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이러한 의식과 풍경이 옥토버페스트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왔다.
맥주에도 원칙이 있다. 옥토버페스트에서 제공되는 맥주는 아우구스티너, 하커프쇼르, 뢰벤브로이, 파울라너, 슈파텐, 호프브로이 등 뮌헨의 6개 전통 양조장에서 만든 것으로 한정된다. 이들 맥주는 1487년 제정된 ‘뮌헨 맥주 순수령’의 전통을 따라 물, 맥아, 홉, 효모만을 사용해 양조된다. 지역의 양조 문화와 축제의 정체성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지켜야 할 전통은 분명하지만, 축제를 채우는 분위기는 꽤 자유롭다. 비어텐트의 긴 테이블에 여러 사람이 함께 자리를 잡고, 밴드의 연주에 맞춰 노래하거나 잔을 부딪친다. 레더호젠과 디른들 같은 바이에른 전통 의상도 자연스럽게 축제의 풍경을 이룬다. 정해진 형식을 지키면서도 맥주와 음악을 매개로 낯선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어울리는 것. 200년 넘게 이어진 옥토버페스트의 매력은 이러한 집단적인 축제 경험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올가을에는 이러한 옥토버페스트의 문화를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다. 9월 12일부터 21일까지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서울 2026〉이다. 독일 뮌헨시의 승인을 받아 마련된 이번 행사는 대형 비어텐트를 중심으로 독일 맥주와 음식, 음악과 전통문화를 한자리에 펼쳐낸다. 여기에 한국의 음식과 공연 등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요소를 더해, 뮌헨에서 이어져 온 축제를 한독 문화교류의 장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어떤 맥주와 음식이 있을까?
〈옥토버페스트 서울 2026〉에서는 독일 각 지역의 맥주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파울라너는 뮌헨 현지 옥토버페스트에 맥주를 공급하는 6개 전통 양조장 가운데 하나로, 이번 서울 행사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공식 옥토버페스트 맥주다. 쾰른을 대표하는 쾰쉬 맥주 가펠부터 밤베르크의 훈연 맥주 슈렝케를라, 수도원에서 오랜 시간 양조 역사를 이어온 벨텐부르거, 논알코올 맥주 클라우스탈러까지 지역과 스타일도 다양하다.
독일 맥주 사이에 유일하게 자리한 한국 맥주도 눈여겨보자. 5년 연속 세계 대회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오리지널비어컴퍼니(OBC)다. 이번 옥토버페스트를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OBC 페스트 비어’는 맥아와 홉, 효모, 물만을 사용하는 맥주 순수령의 원칙을 따랐다. 풍부한 맥아의 맛에 유럽산 아로마홉을 더하고, 평소보다 긴 저온 숙성 과정을 거쳐 한층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 이 밖에도 비엔나 몰트의 고소한 풍미를 살린 ‘라거 비엔나’와 산뜻한 허브와 은은한 플로럴 향을 지닌 ‘라거 헬레스’도 함께 준비된다.
음식 역시 옥토버페스트의 익숙한 풍경을 따른다. 돼지 정강이를 통째로 구워낸 슈바인학센과 독일식 소시지 브라트부르스트, 매듭 모양의 브레첼, 발효 양배추인 사우어크라우트 등이 대표적이다. 뮌헨 현지의 레시피와 조리 방식을 참고해 독일 맥주와 곁들이기 좋은 메뉴를 구성했다. 여기에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K-치킨’도 더해진다. 이번 행사에서 독일 음식과 함께 선보이는 유일한 컬래버레이션 푸드로, 독일 맥주와 한국의 ‘치맥’ 문화를 한 테이블에 놓는다. 뮌헨의 전통적인 축제 음식 사이에 한국에서 익숙한 맥주 안주를 배치하며 〈옥토버페스트 서울 2026〉만의 색을 더한다.
맥주잔 너머의 옥토버페스트
옥토버페스트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음악이다. 이번 행사에는 실제 뮌헨 현지 옥토버페스트 무대에서 연주해온 베테랑 뮤지션들로 구성된 정통 포크 밴드가 한국을 찾는다. 독일 브라스 음악과 바이에른 민요부터 팝·록 커버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들려주며, 현지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건배 노래 ‘Ein Prosit’도 함께한다. 밴드의 연주에 맞춰 사람들이 잔을 들고 노래하며 어울리는, 뮌헨 비어텐트 특유의 분위기를 서울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공연장 밖에서도 독일의 문화와 브랜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다. 바이에른의 대표적인 전통 의상인 레더호젠과 디른들을 직접 입어보는 체험이 마련되고, 독일 명문 축구 클럽 FC 바이에른 뮌헨은 별도의 팝업존을 열어 구단의 헤리티지를 소개하는 전시와 행사 한정 협업 굿즈를 선보인다. 독일 가전 브랜드 밀레도 최신 커피머신으로 갓 추출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체험 공간과 현장 이벤트를 준비한다. 전통 의상부터 음악, 축구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맥주와 음식 너머로 독일의 문화를 폭넓게 경험할 수 있도록 축제의 영역을 확장했다.
즐기는 방식도 여러가지
〈옥토버페스트 서울 2026〉은 머무는 방식에 따라 다르게 즐길 수 있다. 축제의 중심이 되는 빅텐트에서는 공연과 함께 맥주와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일반 입장권 외에도 여러 명이 함께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프리미엄 테이블이 마련된다. 프리미엄 테이블은 4인 지정 좌석으로 운영되며, 1인당 맥주 1L와 테이블별 음식 세트가 함께 제공돼 보다 여유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빅텐트는 하루 두 차례로 나뉘어 1부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2부는 오후 5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조금 더 가볍게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빅텐트 밖 야외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별도의 입장권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스탠딩 비어가든이 마련돼 원하는 맥주와 음식을 현장에서 구매해 즐길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할 경우에도 야외 비어가든까지는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카카오맵을 활용한 행사장 안내도 유용하다. 각 부스의 위치는 물론 메뉴와 상세 정보, 화장실 등 편의시설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니 방문 전 참고해두자.
글 김기수 기자
자료 및 사진 출처 옥토버페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