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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3

작고 소중한 것을 돌보는 대화

씨드키퍼 X 기록상점 가을 전시
아이를 기르는 것과 식물을 키우는 것은 상당히 닮아 있다. 그 생각의 씨앗에서 출발한 씨드키퍼의 세 번째 팝업 전시 "letter to letter : 작고 소중한 것을 돌보는 대화"가 10월 17일까지 연남동 기록상점에서 펼쳐진다.
©정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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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무언가를 길러내기 시작한 사람들의 대화에는 자신보다 더 어리고 약한 것을 향한 우려와 걱정이 묻어있는데, 이것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표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이와 식물이라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돌보며 진정한 길들임의 의미를, 돌봄자로서 가져야 할 건강한 관심과 거리를 차차 알아가는 과정을 담은 두 사람의 편지와 그 편지에서 출발한 다양한 이야기 콘텐츠들이 두 개의 방을 통해서 펼쳐진다.

 

 

roomA : 끝나지 않은 편지

 

©정태윤

 

안락하고 따뜻한 가정집에 들어서는 듯한 분위기로 꾸며진 길목을 따라 들어가면 네 편의 편지와 넓은 책상을 마주하게 된다. roomA <끝나지 않은 편지>에서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돌보는 두 사람이 만나 편지를 주고 받는다. 온유라는 이름의 아이를 돌보는 엄마 ‘가은’과 작은 씨앗들을 돌보는 도시 농부 ‘혜성’. 그들이 주고 받은 편지 네 편을 소개하며 돌봄의 대화를 들려준다.

 

©정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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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를 둘러싸고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사건에서 출발한 일련의 편지들은 아이를 어떻게 키워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그 고민에 힌트가 되는 식물의 생장과 자연의 지혜, 더 나아가 돌봄자로서의 다정한 무심함과 의무에 대해 깨닫는 과정들로 이어진다. 누군가를 돌보는 것과 그 시선과 애정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교감하는 것은 결국 어쩌면 나 자신을 돌보는 과정임을 또박또박 써내려간 진솔한 글로 보여주는 것이다. 두 사람의 편지글은 전시 이후에도 씨드키퍼 웹사이트 ‘lifekeeper’ 페이지에 계속 연재되며 차후 한 권의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oneslist
©정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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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은 뒤엔 책상에 앉아 직접 누군가에게 건네는 짧은 편지를 써 볼 수 있다. 책상 위에는 이번 전시의 아이덴티티 이미지로 디자인된 엽서와 연필 등의 필기구가 준비되어 있다. 소중한 사람에게 건네는 말들을 적은 뒤 책상 앞에 보이는 게시판에 붙이면 이 방 안에서 끄적거린 무음의 대화가 유형의 추억으로 간직된다.

 

 

roomB : 마음을 담은 메시지

 

©정태윤

 

roomB <마음을 담은 메시지>는 roomA에서 펼쳐 보인 편지글을 토대로 책과 씨앗을 큐레이션한 공간이다. 끊임없이 나와 주변의 일상을 돌보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응원과 감사함,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

 

©정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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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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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mA에서 앞서 소개한 네 편의 편지에는 상대방의 돌봄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추천한 몇 권의 책들이 언급되어 있다. 그 책과 함께 편지글에서 발췌한 구절과 어울리는 씨앗들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다. 유의미한 이야기로 엮인 편지와 책, 씨앗은 새로운 돌봄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상냥한 조력자가 되어준다.

 

한쪽에는 씨드키퍼가 추천하는 씨앗 정원 테이크아웃 키트 4가지를 큐레이션했다. 서로 다른 씨앗 5종을 하나의 컬렉션으로 묶어 ‘환상의 짝꿍’, ‘누들 러버’, ‘마음챙김’, ‘자급자족의 삶’의 총 4가지 구성을 제안한다. 원하는 구성을 골라 나만의 한 평 정원을 가꿀 수 있도록 씨드키퍼가 제안하는, 작고 소중한 가드닝 키트이다.

 

©정태윤

 

중앙의 라운지에서는 기록상점의 문구 제품들과 함께 씨드키퍼의 가드닝 키트 제품을 소개한다. 편지가 차곡차곡 쌓이는 이미지를 표현한 이번 전시의 아이덴티티 굿즈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오프라인 팝업 공간에서만 경험 가능한 ‘테이크아웃 키트’는 총 50종의 씨앗 중 마음에 드는 씨앗 다섯 가지를 골라 구매할 수 있다. 4층엔 라운지가 있어 전시를 감상하고 난 뒤의 여운을 여유롭게 곱씹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정태윤

 

씨드키퍼의 문혜성 디렉터는 나만의 ‘작고 소중한 것’으로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을 답했다. 천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좋아하는 일을 하러 가는 소소한 일상의 순간, 그날의 날씨와 노래,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기대를 말이다. 송다혜 디렉터는 촘촘한 하루 중 작은 틈을 벌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챙긴다고 한다. 냉장고의 남은 재료로 레시피 없이 뭔가를 만들어 보거나 행주를 모아 새하얗게 삶다 보면 스스로를 돌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이렇듯 우리 모두 작고 소중한 저마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은연 중에 돌보고 길들인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찾아나가고 있던 것이 아닐까?

 

행간마다 사랑과 위로가 깃든 편지글을 하나하나 읽어 보기 위해서는 다소 넉넉한 여유 시간을 갖고 공간을 찾아오는 것이 좋다. 보살피고 길들이는 것에 대한 새롭고 다정한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대화로 올 가을을 열어 보자.

 

 
씨드키퍼(seedkeeper)
공간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과 가까이 지내는 방법을 제안하는 식물생활 브랜드. 한정된 공간의 한계를 넘어 자기만의 정원을 꾸미는 일상 속 가드닝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기록상점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작업 공간 겸 편집 상점. 자신만의 이야기를 엮고 영감을 나누는 콘텐츠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소원

자료 협조 씨드키퍼

사진 정태윤, jeongtaeyoona@gmail.com 

장소
기록상점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9길 24-6 2F)
일자
2021.09.01 -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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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중한 것을 돌보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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