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맛집 가이드북 블루리본 서베이가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의 맛집 2026〉을 출간했다. 최고의 맛집을 뜻하는 ‘리본 세 개’ 리스트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은 총 여섯 곳이다.
어떤 도시든 ‘맛’이 있다. 그리고 그 맛을 기록하려는 시도 역시 꾸준히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그 역할을 ‘블루리본 서베이’가 맡아왔다. 음식 평론에 대한 인식이 모호하던 시절, 블루리본은 국내 최초로 독자 참여 기반의 서베이 방식을 도입해 미식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취향 차이가 뚜렷한 ‘맛’의 세계에서 누구나 납득할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블루리본 서베이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미식의 흐름을 기록하며, 해마다 신뢰를 더해가고 있다.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의 맛집 2026〉 출처: 블루리본 서베이
블루리본 서베이는 리본의 개수로 완성도를 표현한다. 리본 하나는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 두 개는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 그리고 리본 세 개는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의미다. 단순 트렌드나 화제성보다, 독자 평가를 바탕으로 레스토랑의 내공을 살핀다는 점에서 지지를 받는다.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의 맛집 2026〉에서 리본 세 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총 43곳이다. 올해는 여섯 곳이 새롭게 리본 세 개 대열에 합류했다. 장인적인 디테일로 완성한 가이세키부터 한국의 식문화 맥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식, 하이엔드 스시야와 정통 광동식 중식까지. 각기 다른 태도와 맛을 지닌 여섯 개의 공간을 소개한다.
가겐
계절을 담아낸 핫슨과 내부 좌석 출처: 가겐 인스타그램
제철 재료의 결을 따라 계절을 담아내는 가이세키 전문점 가겐. 원진희 셰프와 최현아 셰프가 도쿄 쿠로기와 칸다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의 요리가 코스 안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 시그니처로 알려진 소면은 쿠로기에서 전수한 레시피로, 입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감칠맛이 특징이다. 계절을 한상에 담아낸 ‘핫슨’, 고사리 전분으로 만든 ‘와리비 모치’ 역시 재료가 가진 풍미를 꾸밈없이 드러낸다.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셰프의 고운 접객은 식사 전반의 여운을 남긴다.
메뉴 오마카세코스 (230,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80길 19-1
영업 시간 화요일 – 토요일 19:00 – 22:30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무)
모수 서울
모수 서울 출처: 블루리본 서베이
안성재 셰프가 운영하는 컨템포러리 레스토랑으로 올해 3월 재개장했다. 일식의 구성과 정갈함을 바탕에 두고,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과한 장식이나 강한 맛의 대비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심으로 절제된 담음새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날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안성재 셰프가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선보였던 ‘잉걸불에 태운 도토리 국수’가 시그니처로 꼽힌다. 각각의 요리에 맞는 와인도 페어링할 수 있다.
메뉴 디너코스 (420,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회나무로41길 4
영업 시간 화요일 – 토요일 18:00 – 22:00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무)
소수헌
소수헌 출처: 소수헌 캐치테이블
박경재 셰프가 운영하는 스시 오마카세 레스토랑.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고택을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전통 건축의 여백이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8석 규모의 카운터 좌석으로 운영하며 ‘감사한 마음을 손으로 전한다’는 이름처럼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바라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 코스 구성은 츠마미와 스시의 비율에 따라 런치와 디너가 다르게 전개된다. 스시에 집중하고 싶다면 런치, 츠마미와 스시의 전체적인 흐름을 경험하고 싶다면 디너에 방문하자. 예약은 매달 1일 오전 10시, 전화로만 진행되며 좌석 수가 한정되어 있어 예약이 쉽지 않은 편이다.
메뉴 런치오마카세(300,000), 디너오마카세(500,000)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만리재로21길 8
영업 시간 화요일 – 금요일 12:00 – 21:00 (브레이크타임 14:00 – 18:30) 토요일 12:00 – 14:00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무)
소울다이닝
소울다이닝 출처: 소울다이닝 인스타그램
소울다이닝은 윤대현, 김희은 셰프 부부가 운영하는 모던 한식 레스토랑이다. 현대 한국에 뿌리내린 다양한 식문화에서 출발해, 우리에게 익숙한 요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취한다. 전통적인 재료와 조리법에서 영감을 얻되 그 안에서 새로운 조합과 질감을 찾아낸다. 포항물회, 감자전, 오리 보쌈처럼 친숙한 메뉴도 소울다이닝 특유의 상상력과 호기심이 더해져 전혀 다른 맛의 결로 완성된다. 코스는 계절마다 새롭게 구성되며, 방문할 때마다 다른 계절의 맛과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메뉴 런치코스(150,000), 디너코스(250,000)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신흥로26길 35
영업 시간 월요일, 목요일 – 일요일 12:00 – 22:00 (브레이크타임 15:00 – 18:00)
(라스트 오더 13:00, 19:30) (매주 화요일, 수요일 휴무)
하네
하네 출처: 블루리본 서베이
스시초희, 가네끼스시를 맡았던 최주용 셰프가 운영하는 하이엔드 스시야로, 셰프의 세밀한 손길이 느껴지는 네타의 결과 샤리의 온도, 간의 농도까지 정교하게 조율된 밸런스가 특징이다. 계절과 산지에 따라 구성되는 어종은 폭이 넓어, 다른 스시야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재료를 접할 수 있다. 코스는 점심과 저녁 모두 오마카세 형식으로 진행되며,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팅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스시 한 점 한 점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메뉴 점심오마카세(180,000), 저녁오마카세(360,000)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72길 14
영업 시간 화요일 – 토요일 12:00 – 21:00 (브레이크타임 13:40 – 18:30) (매주 일요일, 월요일, 명절 연휴 휴무)
호빈
호빈 출처: 호빈 인스타그램
호빈은 한국 중식의 역사로 불리는 후덕죽 셰프가 운영하는 전통 광동식 레스토랑이다. 오랜 시간 쌓아온 조리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의식동원(醫食同源)’의 철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중식의 깊은 풍미와 깔끔한 마무리, 그리고 영양을 함께 갖춘 코스 구성이 특징이며, 제철 재료를 활용한 보양식도 단품으로 즐길 수 있다. 후덕죽 셰프가 1987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불도장’은 지금도 그와 호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요리로 꼽힌다. 정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에 맞는 감각으로 진화해 온 광동식 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의식동원(醫食同源):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
메뉴 후불도장(162,000), 후사부추천(270,000)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 287 앰버서더서울풀만호텔 2층
영업 시간 월요일 – 일요일 11:30 – 22:00 (브레이크타임 14:30 – 18:00) (라스트 오더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