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8

소박한 백자와 창호에 깃든 색

서승원 화백의 동시성 무한계.
PKM갤러리에서 한국 기하 추상의 선구자이자 단색화 미학을 대표하는 서승원 화백(b.1941)의 작품전 <서승원 : 동시성 - 무한계>를 개최한다. 1960년대 후반의 초기 작업부터 2021년 최신작까지 아우르는 본 전시에서는 회화,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엄선된 작품 37 점과 미공개 아카이브 자료들이 새롭게 공개된다.

 

서승원 화백은 50여 년간 ‘동시성(Simultaneity)’ 개념을 탐구하며 한국인의 정신 문화에 뿌리를 둔 현대 회화를 화폭 위에 구현해왔다. 1962년 엄격한 조형 구조와 밝은 색면을 전면에 내세운 기하학적 추상을 처음 선보인 이후, 국내 화단의 전환점이 된 비구상 그룹 ‘오리진(Origin)’과 전위 미술 운동 ‘한국아방가르드협회 AG’의 창립인단으로 활약하면서 한국 미술의 확장과 세계화에 공헌해왔다.

 

Suh Seung-Won. Simultaneity 21-312, 2021, Acrylic on canvas, 181.8x227.3cm
Suh Seung-Won. Simultaneity 21-211, 2021, Acrylic on canvas, 130x162cm
Suh Seung-Won. Simultaneity 77-56, 1977, Oil on canvas, 162x130cm
Suh Seung-Won. Simultaneity 71-45, 1971, Oil on canvas, 162x130cm

 

‘동시성’은 육안으로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피안(彼岸)의 세계를 작가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동일하고 균등한 시공간 속에 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집 안에 놓여 있던 소박한 백자 항아리, 책가도, 햇볕을 은근한 빛으로 투과시키는 문창살과 창호지, 빨랫감을 희게 하는 다듬이 방망이질 등과 같이 서승원의 화면에서는 그의 유년시절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한옥 공간의 색과 형태, 비어있음(魂)과 그 정서가 오묘하면서도 감각적으로 함께 존재한다.

 

Suh Seung-Won. Simultaneity 69-K, 1969, Woodcut, 60x44cm
Suh Seung-Won. Wood-C, 1968, Woodcut, 36x28cm

 

이번 전시는 ‘동시성’이라는 대주제 아래, 서 화백이 거쳐 온 주요한 변화의 순간들을 되짚어본다. 중성적인 컬러의 명료한 네모꼴 형태가 돋보이는 1960-70 년대 기하 추상에서부터 형을 완전히 해체하고 맑은 채색으로 무념과 침묵의 정신성을 지향하는 근작에 이르기까지 서승원의 미술 역사를 압축적으로 조명한다. 나아가 부수적으로 다루어져 온 드로잉과 판화 작업들에 주목해 그의 작업 스펙트럼을 다면적으로 펼쳐 보인다. 전시 기간 중 평론가 윤진섭과 심은록이 필진으로 참여한 하드커버 화집이 출간된다.

 

 
서승원
홍익대학교에서 회화 전공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33 년 동안 자교에서 교수직을 역임하였다. 1963년 오리진 그룹, 1967년 한국현대판화가협회, 1969년 한국아방가르드협회를 결성한 주역이자 1975년 도쿄화랑의 《한국 5 인의 작가, 다섯 개의 흰색》展에 참가해 전위 미술을 개진하는 데 앞장섰다. 국내외 정상급 미술기관의 전시와 국제 미술 행사에 참여하며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진다. 현재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런던 대영미술관, 아부다비 구겐하임, 미에현립미술관, 시모노세키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자료 협조 PKM갤러리

장소
PKM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7길 40)
일자
2021.09.08 - 202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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