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키 모델 된 미키마우스

한국 두 번째 개인전,

주제는 ‘신화’ ‘영웅’ ‘미친 과학자’

고전 만화에게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는 조지 몰튼 클락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개최된다. 조지 몰튼 클락의 한국 개인전은 2019년 서울 지갤러리에 이어서 두 번째. 이번 전시 제목은 <신화, 영웅 그리고 미친 과학자들(Myths, Heroes & Mad Scientists)>. 신작 회화 20여 점과 현장 설치 작업을 새롭게 공개한다. ‘신화’, ‘영웅’, ‘미친 과학자’ 등 지난 몇 년간 작가의 머릿속에 맴돌았던 고민과 사유를 한데 뒤섞었다. 모던 스타일과 고전 도상을 교차해 전작보다 더욱 모호하고 추상적인 이미지를 구상하고, 라텍스 장갑, 비닐봉지, 덴탈 마스크 등을 캔버스에 부착하면서 회화적 실험을 심화했다.

작가는 구하우스에서 3일 동안 머물며 전시장 벽과 바닥을 캔버스 천으로 도배하고 현장에서 즉흥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물감을 뿌리는 설치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페인팅에 등장하는 캐릭터 장난감을 혼합해 오브제를 만들고, 작품 스케치도 다수 비치해 몰튼 클락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추상과 애니메이션의 크로스오버

조지 몰튼 클락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추상화로 재해석하는 회화 작품을 선보여왔다. 미키마우스, 톰과 제리, 도라에몽, 도날드덕, 쿠키몬스터, 핑크팬더, 호빵맨까지. 이들은 국경을 뛰어넘어 전 세계 어린아이에게 인기를 얻는 만화 주인공이다. 작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명한 대중문화 캐릭터를 그의 캔버스에 소환해 유년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작가가 표현하는 동서양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추상적인 요소와 구상적인 요소를 동시에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큰 눈을 크게 뜬 채 종이에서 흥겹게 걸어 나올 듯한 캐릭터들은 생동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완성된 작품과 미완성된 작품의 사이를 오간다. 낙서 같기도 한 그림은 실제로 작가가 즉흥적으로 그리는데, 작품을 통해 느껴지는 장난기와 과감함은 보는 이에게도 그 에너지를 전달한다.

아트마켓의 샛별

조지 몰튼 클락은 아트마켓의 신흥 강자로 여겨진다. 프랑크프루트현대미술관(MMK)의 부회장이자 총괄큐레이터를 역임한 롤프 라우터(Rolf Lauter)는 조지 몰튼 클락의 그림이 “인간 존재의 고통과 극한의 심리를 비추는 거울”이라며 극찬했다. 작가는 2018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 참가하고, VIP 프리뷰 당일 지갤러리 부스에서 신작 7점을 완판하는 등 전 세계 아트피플의 러브콜을 꾸준히 받으며 아트마켓의 샛별로 떠올랐다.

조지 몰튼 클락

1982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서리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 앤 디자인(Surrey Institute of Art and Design)에서 애니메이션 전공 학사를 취득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보다 과감한 페인팅의 에너지에 매료되어 졸업 후 회화의 길로 나아갔다. 다양성과 새로움을 창작의 원동력 삼는 작가는 언제나 즉흥적인 태도로 작업에 몰두한다. 순간의 느낌과 판단에 따라 움직임을 기록하는 ‘낙서의 미학’이다. 비정형의 거친 선과 과감한 색채가 먼저 캔버스에 착륙하면,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연상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형상이 그 위에 새겨진다. 가전 기기 회사 드롱기(DeLonghi), 출판사 펭귄북스(Penguin Books)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주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 구하우스미술관, 지갤러리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글 유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