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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혼자보단 둘! 신진작가가 해석한 ‘연결과 연대’ ①

부산금고미술관에서 열리는 〈부산, 커넥티드 신진작가 공모 당선전〉
*이 포스팅은 부산, 커넥티드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오는 31일, 부산금고미술관(이하 금고미술관)에서 〈부산, 커넥티드 신진작가 공모 당선전〉이 개최된다. ‘연결과 연대’가 주제인 전시에는 작가 2인이 한 팀을 이루어 하나의 전시를 완성한다. 과거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금고로 사용되었던 역사적 건축문화재에 자리한 총 10팀의 신진작가 작품을 두 편에 걸쳐 소개한다.

▼ 〈부산, 커넥티드 신진작가 공모 당선전〉전시가 궁금하다면?

 

Collective Noi

Mandy Lee X 조수연

Mandy Lee
 @cloudayun

X

조수연
@sue_yeonn

‘Collective Noi’는 장식적 관점에서 사회와 생태계의 내러티브를 탐구하며 회화, 설치,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실험장식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Collective Noi, 〈Mana〉, 2024, 120 x 165 cm, 타일, 도자기, 패브릭, 혼합매체

전시 《The Holy Place》는 신성한 공간을 의미하며, 인간과 생태계 간의 초자연적인 연결고리를 탐구한다. 본 전시에서는 텍스타일, 도자기, 타일 등 다양한 물성을 활용하여 하나로 연결된 유기적인 생태계를 형성하며, 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어 몸과 영혼을 정화하고 회복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장식 회화 〈Uterus〉는 전시 《The Holy Place》의 핵심 개념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고대 문명에서 패턴(문양)은 종교적 신념과 연결되어 있으며, 마야와 이집트 문명의 패턴은 자연 현상과 신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패턴은 초자연적인 힘을 상징화하여 신비로운 현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패턴은 원형, 나선형, 삼각형, 곡선 등의 도상적 표현을 통해 자궁 모양을 연상시키며 생명력의 순환과 자연과 깊은 연결을 의미한다. 설치 작업 〈Mana〉는 물을 상징하는 타일 위에 주술적 제의를 담은 비정형적인 조각들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드러내어, 몸과 영혼을 정화하는 신성한 공간을 창조한다.

간간(間間)

정서온 X 윤미현

정서온
@seoon_jung

X

윤미현
@now_ing_furniture 

팀명 ‘간간(間間)’은 시간(時間), 공간(空間), 인간(人間)이라는 단어 속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간(間)’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간’은 각기 다른 개념을 연결하며, 그 사이에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처럼 간간은 서로 다른 예술적 표현 방식을 가진 예술가들이 모여 연대와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

정서온, 〈형태놀이 #4〉, 2023, 100 x 100 cm, 장지 위에 흑연가루, 안료
윤미현, 〈Shark_chair〉, 2023, 45.4 x 50 x 83.3(h) cm, 자작합판, 스테인리스

이들은 가구를 제작하는 예술가와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가 만나, 각각의 작업이 독립적인 결과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하나의 새로운 연대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업 과정과 결과물 속에서 발견되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해 예술가들은 더욱 깊이 있는 연대감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풍부한 예술적 세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결국 ‘간간’은 예술가들이 시간을 나누고, 공간을 공유하며, 인간으로서 교감을 통해 서로의 작품에 의미를 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만남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 예술가들이 서로의 존재와 작업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연대의 실천을 상징한다.

먹는 눈과 보는 입

신현지 X 송유경

신현지
 @chachascene

X

송유경
@chriskyong

우리가 함께하는 순간은 주로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것을 바라보거나, 같은 음식을 맛보고, 같은 음악을 듣는 순간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함께하는 순간’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것을 보면서도 각기 다른 생각과 감각을 느끼며, 그 안에서 자유로운 접점을 찾는 순간이 아닐까.

신현지, 도자 연작 〈땀 흘리는 나무〉
송유경, 〈나는 너였을 때를 기억해〉, 2022, 45 x 47 cm, 캔버스에 아크릴, 과슈

전시 〈먹는 눈과 보는 입〉은 차를 마시는 입, 자기 내면을 표현하는 입, 같은 곳을 바라보는 눈, 그리고 같은 곳을 상상해 보는 마음을 모은다. 이를 통해 마주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깊이 연결될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팀 ‘먹는 눈과 보는 입’의 송유경과 신현지는 2022년부터 송유경 작가가 운영해 온 창작자 모임인 ‘엿듣는 대화’를 통해 만나, 서로의 활동을 응원하고 연대하며 접점을 넓혀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연결과 연대’를 주제로 부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앞으로도 계속 연대할 힘을 적극적으로 상상해 보고자 한다.

미세-조정

조은석 X 정서인

조은석
 @eunjoecho

X

정서인
@sin_eeo

‘미세-조정’은 부분과 전체가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와 틈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탐구하고자 한다. 조은석은 조각과 판화를 통해 부분과 전체를 이루는 단위의 상관관계를 탐구하며, 정서인은 회화에서 상반되는 색상을 활용해 예기치 못한 연결을 표현한다. 이들의 작업은 현재 우리가 인식하고 공유하는 관계성과 연대의 필요성을 반영한다.

조은석, 〈3*3〉, 2024, 37 x 100 cm, 동판
정서인, 〈늪 2〉, 2024, 193.9 x 130.3 cm, Oil on canvas

두 작가가 각자의 작업을 통해 공통의 이야기를 전하는 과정 자체가 부분들의 새로운 조합이며, 이 자체로 연결성을 지닌다. 이 전시는 개별적인 존재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상호작용을 하며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완전’의 개념이 모호해진 시대에서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들이며, 그만큼 사회적 관계와 연대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불완전한 존재들이 모여 완전해지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 속에서 생기는 틈새에 주목하고, 그 틈새에서 나올 수 있는 담론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미세-조정’의 작업을 통해 이 틈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그 틈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수집가들

지지킴 X 여운혜

지지킴
@jijikim_

X

여운혜
@mandoo_yo

금고미술관을 찾을 이들에게 ‘수집가들’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中

 

내가 이번에 소개할 작업은 <Mermaid’s Night>(2022)이야. 이 영상의 주체는 ‘하녀’라는 인물로, 그녀는 의식 아래 억눌려 있는 무의식을 상징하는 동시에, 욕망으로 가득 찬 바다에 종속된 여인, 즉 ‘Maiden of Mer’라는 존재를 의미해. 이는 ‘Mermaid’라는 단어의 어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해. 이 작품은 아침이 밝기 전까지 하녀가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을 담고 있어. 하녀는 타인의 꿈에 악몽으로 나타나 사회적 금기와 욕망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의식의 억압에 맞서 저항해. 그러나 그녀는 동이 트면 다시 깊은 무의식으로 회귀해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어. 이 끊임없는 비극의 순환은 무한 루프로 상영되며 마치 시지프스(Sisyphos)의 신화처럼, 인간의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내면의 갈등을 드러내.
 
이 영상이 상영될 금고를 상상해 봐. 하녀는 현실에서도 금은보화가 가득 찬 어둠 속에 갇혀있어. 마치 욕망의 바다에서 실현될 수 없는 꿈을 꾸는 인어처럼 말이야. 알루미늄 캔 고리를 무한대로 연결하고 싶다는 너의 <별똥별이>(2024) 작업은 이 꿈의 세계에서 현실로의 다리를 놓아줄 거야. 이 강력한 연결 고리는 무의식을 넘어 현실에서 미지의 세계로 우리 둘의 탈출을 가능하게 할 거야. 큰 파도를 만나면 단단한 돛대가 되어줄 거고, 내가 무의식으로 다시 가라앉지 않도록 끌어올려 주는 강력한 동아줄이 되어 줄 거야. 무의식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지 말라고, 깨어나라고 소리치는 알람처럼 너는 나를 심연으로부터 끌어올려 줄 거야···(중략)
지지킴, 〈Witness〉, 2023, 75 x 85 cm, 백라이트 필름, LED 라이트패널, 빈티지 파이어 스크린
여운혜, 〈Shooting Star / 별똥별이〉, 2024, 가변설치, 수집한 알루미늄 재료 (캔 고리, 파편)

▼ 기사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

 

 이신영 기자

프로젝트
〈부산, 커넥티드 신진작가 공모 당선전〉
장소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 B1 금고미술관
주소
부산 중구 대청로 112
일자
2024.10.31 - 2024.11.09
시간
화 - 일 9:00 - 18:00, 입장 마감 17:30
매주 월요일 휴관
주최
부산광역시
주관
AML(ART MEETS LIFE)
참여작가
Collective Noi(Mandy Lee, 조수연), 간간(間間)(정서온, 윤미현), 먹는 눈과 보는 입(신현지, 송유경), 미세-조정(정서인, 조은석), 수집가들(지지킴, 여운혜), 줍는 사람(장건율, 정윤주), 토끼와 호랑이(신영주, 배하람), 푸치와들(지이호, 박소현이), 프로젝트 유영(이재균, 최원교), 환상 숲(수라, 담다)
이신영
누군가의 최애였던 소품을 모으는 수집가. 콘텐츠와 디자인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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