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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0

그릇 위에 살포시 앉은 바다 생물

디자이너 감 프라테시 인터뷰.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이 2021년 새로운 식기 컬렉션 ‘로얄 크리처스Royal Creatures’을 선보였다. 덴마크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감 프라테시​Gam Fratesi가 디자인을 맡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다. 하얀 그릇 위에 당장이라도 폴짝 뛰어오를 것 같은 메뚜기, 통통한 배를 슬쩍 눌러보고 싶게 만드는 복어, 옆으로 슬금슬금 움직일 것 같은 게가 세밀한 선으로 그려져 있다.

감 프라테시는 덴마크 건축가인 스틴 감Stine Gam과 이탈리아 건축가 엔리코 프라테시Enrico Fratesi가 2006년 설립한 디자인 듀오다. 연인이자 동료인 둘은 특히 자연과 생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2019년 ‘블루미스트’ 컬렉션으로 로얄코펜하겐과 일찌감치 합을 맞춘 바 있는 감 프라테시가 이번에 포착한 생물은 청어, 복어, 게, 메뚜기, 백조 총 5가지. 로얄코펜하겐이 1775년 덴마크 왕실의 후원을 받아 설립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용하고 있는, 덴마크 해협을 상징하는 세 개의 물결 무늬와 그 바다를 탐험하는 다양한 생물을 주제로 삼았다. 감 프라테시가 그린 바다 생물들이 도자기 위를 자유롭게 가로지르며 식탁 위로 ‘바다’를 가져온다.
ⓒ로얄코펜하겐

 

Interview 감 프라테시

 

 

조류, 어류, 해양 동물 등 생물을 디자인 주제로 삼은 이유는?

덴마크를 둘러싼 해협을 상징하는 로얄코펜하겐 로고인 세 개의 물결 무늬에서 영감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미지를 새롭게 표현하고 싶었다. 우리는 세 개의 높낮이에 따라서 해안가에, 얕은 물에, 그리고 심해에 사는 생물들을 조사하고 탐구했다. 특히 사람들이 열린 눈으로 우리의 생물들을 보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로얄 크리처스 컬렉션 전체를 모두 갖고 있지 않아도 된다. 각자가 가장 좋아하는 생물이 그려진 로얄 크리처스를 가지고 전통적인 로얄코펜하겐 컬렉션들과 섞어서 조화롭게 구성하면 된다.

 

 

조류, 어류, 해양 동물 등 다양한 생물 중 다섯가지를 선택했다.

우선 덴마크의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덴마크 풍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조와 게를 선택했다. 또한 세 가지 바다 수면과 수심의 높이에 따라 다르게 살아가는 여러 생물을 다루고 싶었기 때문에 크고 작은 물고기도 포함했다. 나중에 로얄 크리처스를 확장해서 또 다른 생물들을 다룰 계획도 있다. 우리의 새로운 생물들이 여러분을 놀라게 할 수 있길 기대한다.

 

동물을 그릴 때 구체적으로 신경 쓴 점이 있다면?

물고기 중에서는 크기를 비롯해 많은 부분이 대조되는 복어와 청어를 선택했다. 복어를 그릴 때 원형과 극도의 유연성이 필요했다면, 청어를 그릴 땐 간결하고 세밀한 선이 필요했다.

 

 

도자기 작업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우리는 굉장히 자유롭게 드로잉을 하는 편인데, 도자기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릇에 특정한 요소들이 왜 있는지를 이해하게 됐다. 예를 들어, 로얄코펜하겐의 오리지널 패턴에 있는 작은 선들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선을 그려 넣을 때 시작되는 지점이 어디인지, 어디서 이어져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에 새로운 선을 그려 넣어야 하는지를 인지해야 한다.

핸드 페인팅 장식을 채워 넣을 때 그릇이 꽉 차거나 답답해 보이지 않을 알맞은 균형을 찾기 위해 깊게 고민했다. 아름다운 장식 주위에는 흰 여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디테일을 담을 수 있을까?”, “특정한 생물의 복잡함과 정교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더 큰 그릇이 필요할까?” 같은 고민을 많이 했다.

 

 

감 프라테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 과정이나 접근 방식이 있다면?

우리는 두 문화(덴마크와 이탈리아)의 클래식에 매력을 느낀다. 과거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고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우선이라고 믿는다. 급격하게 쌓아 올린 것들 위에 갑자기 완전한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는 항상 아주 분석적으로 일한다. 첫번째로 브랜드, 프로젝트, 혹은 제품과 제품의 바탕이 되는 것들의 DNA를 충분히 이해한 후 분석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전통적인 요소와 그 안에서도 놀라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요소 두 가지가 균형 있게 어우러지도록 노력한다.

 

로얄코펜하겐은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분석해야 할 DNA가 많았을 테다.

로얄코펜하겐은 거의 덴마크의 국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로얄코펜하겐 같은 브랜드와 함께 일할 때의 묘미는 단지 여기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이기 때문이 아니라, 재능이 넘치고 숙련된 장인들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로얄코펜하겐의 페인터들은 헌신적이며 노련하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우리가 즉흥적으로 그려낸 드로잉을 그대로 도자기에 옮긴 다음, 가마에서 구워 낸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최상의 품질을 유지한다. 말도 안 되지 않나? 이렇게나 멋진 작업이 진행되고, 프로세스의 끝엔 완벽함과 동시에 장인정신이 깃든 작품을 볼 수 있다. 로얄코펜하겐은 지난 246년간 독창적인 도자기와 핸드페인팅 패턴을 통해 덴마크에 대해 이야기해 온 훌륭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와 함께 일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은 우리에게 큰 영광이며 어떻게 보면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덴마크인으로서 그리고 이탈리아인으로서 말이다.

 

ⓒ로얄코펜하겐

 

 

유제이

자료 협조 로얄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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