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화석을 보러 간 박물관에서 포켓몬 뼈를 발견한다면?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화석 포켓몬’의 골격을 실물 크기로 구현한 전시가 한국을 찾는다. 2021년 일본에서 시작해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한 〈포켓몬 화석박물관〉이다. 만화 속 상상력과 실제 고생물학을 연결한 이 전시는 오는 12월 국립광주과학관에서 열린다.
포켓몬의 뼈는 어떻게 생겼을까?
〈포켓몬 화석박물관〉은 일본 고생물학자 아이바 다이스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 포켓몬 게임을 즐기던 그는 동식물 도감을 펼쳐보며 포켓몬을 닮은 생물을 찾아보곤 했다. 이 기억을 다시 떠올린 건 2018년 홋카이도 미카사시립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하며 어린이를 위한 특별전을 구상하던 때였다. 그는 화석 포켓몬과 실제 고생물을 비교하는 전시를 기획했고, 약 6개월간 준비한 기획안을 바탕으로 포켓몬컴퍼니에 협업을 제안했다. 제안을 받은 포켓몬컴퍼니의 아트 디렉터는 지역 박물관 한 곳에서 개최하는 대신 전국을 순회하는 전시로 발전시키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후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자연사박물관이 참여하면서 〈포켓몬 화석박물관〉이 탄생했다.
아이바 다이스케가 주목한 ‘화석 포켓몬’은 게임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포켓몬의 일종이다. 게임 속에서는 오래된 화석을 발견해 복원 장치에 넣으면 고대에 살았던 포켓몬을 되살릴 수 있다. 전시는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화석 포켓몬과 실제 공룡을 비롯한 고생물의 생김새를 비교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도록 구성했다.
대표적인 볼거리는 화석 포켓몬의 실물 크기 골격 상상 모형이다. 포켓몬의 외형을 바탕으로 뼈대가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해 제작한 것으로, 실제 고생물의 골격 표본과 나란히 전시된다. 제작 과정에서는 실제 화석의 질감을 재현하기 위해 제작자가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을 찾아 화석을 직접 연구하기도 했다. 폭군포켓몬 ‘견고라스’와 백악기 육식공룡 ‘타르보사우루스’, 소용돌이포켓몬 ‘암나이트’와 실제 암모나이트 화석 등이 대표적인 비교 대상이다.
100만 명이 찾은 전시, 이번에는 광주로
〈포켓몬 화석박물관〉은 2021년 7월 일본 홋카이도의 미카사시립박물관에서 처음 개최됐다. 이후 일본 전역의 15개 박물관을 순회하며 인기를 얻었고, 2025년 5월에는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4월 미에현 종합박물관을 마지막으로 일본 순회를 마친 전시는 해외로 무대를 넓혔다.
첫 해외 개최지는 미국 시카고의 필드 자연사박물관이다. 지난 5월 22일 개막한 전시는 2027년 4월 11일까지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필드 자연사박물관의 소장 표본을 활용해 새로운 볼거리를 더했다. 대표적인 것이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표본 ‘수(SUE)’다. 1990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발견된 수는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뛰어난 표본 중 하나다. 전시장에서는 수의 골격을 재현한 복제 모형을 화석 포켓몬 ‘견고라스’와 나란히 선보인다. 이 밖에도 깃털과 골격이 정교하게 보존된 ‘시카고 시조새’의 표본 복제본을 화석 포켓몬 ‘아케오스’와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 해외 개최지다. 포켓몬코리아와 국립광주과학관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오는 12월 중순 광주광역시 북구의 국립광주과학관에서 개막해 2027년 8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일본과 미국 전시에서는 전시를 기념한 다양한 공식 굿즈도 출시됐다. 탐험가 모자와 발굴 도구를 갖춘 ‘발굴 피카츄’ 인형을 비롯해 화석 포켓몬의 골격 그림을 활용한 머그컵, 토트백, 키링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국내에서도 이러한 굿즈를 만나볼 수 있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확한 개막일과 관람료, 예매 방법 등 구체적인 정보는 추후 공개된다.
글 김기수 기자
자료 및 사진 출처 포켓몬스터, 일본국립과학박물관, 미국 필드 자연사박물관, 타임아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