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찾은 국내외 방문객에게 한국 공예로 환대의 인사를 건네는 전시가 열렸다. 2026 한국공예전 〈환대〉 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계기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한국 공예가 지닌 고유한 감성과 동시대적 가치를 소개하는 자리다. 금속과 옻칠, 도자, 한지, 섬유, 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 공예작가 29인이 참여해 총 14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공예로 건네는 초대
전시 제목인 ‘환대(Invitation to Korean Craft)’에는 공예를 매개로 한국의 생활문화와 미감을 경험하도록 초대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작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적 정원의 정취가 느껴지는 공간 안에서 천천히 머물며 공예가 제안하는 삶의 방식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살펴보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머무름’과 ‘공감’, ‘나눔’이라는 세 가지 장면을 따라 이어진다. 입구에 마련된 머무름-공예의 뜰은 한국적 정원의 풍경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공간이다. 권중모 작가는 한지를 겹치고 말아 빛의 밀도와 확산을 조절한 조명을 선보이며, 이정훈 작가는 한국 고전 건축에서 가져온 모티브를 절제된 형태의 가구와 오브제로 풀어낸다.
오늘의 공예와 일상의 공예
공감 섹션은 오늘의 공예와 일상의 공예로 나뉜다. 오늘의 공예에서는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을 동시대의 조형 언어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소개한다. 한지의 얇고 유연한 특성을 활용해 층을 쌓는 고보경, 조선백자의 형태와 소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결정 문양을 결합한 윤상현을 비롯해 도자와 금속, 유리, 옻칠 등 여러 분야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일상의 공예에서는 공예가 생활 속에서 지닌 쓰임과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김현주는 금속 표면에 나전을 결합해 빛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과 반사를 담아내고, 류종대는 전통 목공예 기법에 3D 프린팅과 같은 디지털 제작 기술을 더한다. 손으로 흙을 눌러 형태를 빚은 그릇부터 나무의 결을 살린 차 도구, 가죽과 금속으로 만든 생활 기물까지 공예가 오늘의 일상과 만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준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나눔-공예정원이 자리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운영하는 공예 전문 유통 플랫폼 ‘공예정원’을 통해 전시 작품과 공예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장 안에서 발견한 공예의 감각을 관람으로 끝내지 않고 자신의 일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행사 기간에는 작품과 전시 구성을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해외 방문객을 위한 영문 전시 해설을 함께 마련해 공예에 담긴 문화적 배경과 재료, 제작 방식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한국 공예를 바라보고, 이야기를 듣고, 생활 속으로 들이는 과정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한 셈이다.
글 김기수 기자
자료 및 사진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