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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2

커피 말고 차 어때요? 요즘 뜨는 티 오마카세 5선

말차·퍼플티·제주 잎차까지, 코스로 즐기는 찻집

‘논알코올’을 넘어 이제 ‘논카페인’이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2025년 20대 고객의 차 구매량은 전년 대비 20% 늘었다. 차 음료 판매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20대를 중심으로 ‘차 문화’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무엇을 마시느냐를 넘어, 어떻게 즐기느냐도 중요해졌다. 당근에 따르면 2025년 12월 앱 내에서 진행된 다회 모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 늘었다. 술자리를 대신해 차를 매개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출처: 알디프

이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것이 있다. 바로 ‘티 오마카세’다. 오마카세처럼 차를 한 잔씩 정해진 순서대로 내어주며, 맛과 향, 페어링을 코스로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티 오마카세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건 알디프*다. 2016년 이태원에서 3석 규모의 ‘티 바’로 문을 연 알디프는 스트레이트 티, 밀크티, 티 소다 등으로 구성한 티 코스를 스토리텔링을 입혀 제공했다. 이 코스가 입소문을 타며 하나둘 코스형 찻집이 생기기 시작했고, 팬데믹 이후 ‘스몰 럭셔리 붐’과 맞물려 현재는 ‘티 오마카세’라는 별명이 붙었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경험 중심 소비가 중요해지면서 티 오마카세는 더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히 차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기 다른 콘셉트와 방식으로 코스를 설계하는 공간도 늘었다. 어떤 곳은 말차에 집중하고, 어떤 곳은 계절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코스로 풀어낸다. 티 오마카세의 각기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5곳을 소개한다.

티퍼런스

한국 최초 퍼플티 전문

출처: 티퍼런스

프리미엄 라이프 티 테라피 브랜드’를 표방하는 티퍼런스는 국내 최초 퍼플티 전문점이다. 2021년 익선동에 처음 문을 열었고, 2023년 강남점을 오픈했다. 주테마는 케냐 고원지대에서 재배한 퍼플티다. 퍼플티는 고원지대의 강한 햇빛을 견디는 과정에서 보랏빛을 띠게 된 찻잎으로 우려낸 차를 말한다.

 

일주일에 한 번 예약제로 운영되는 티 코스의 이름도 ‘퍼플티마카세’다. 매주 금요일 네 개 타임으로 진행되며, 타임당 최대 6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퍼플티 콤부차에 오렌지 주스를 더한 웰컴티부터 오트펌킨 퍼플티, 흑임자 풍미를 더한 아이스크림까지, 다채로운 보랏빛 차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익선동의 ‘티퍼런스서울’은 차 한 잔으로 끝나지 않는다. 상시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와 퍼플티 화장품 쇼룸까지 갖춰 공간 자체를 경험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출처: 티퍼런스

주소: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61 티퍼런스서울

오므오트

한국 전통을 알리는 티 세레모니

출처: 오므오트

제대로 된 ‘차 스토리텔링’을 경험하고 싶다면 성수의 오므오트를 추천한다. 오므오트는 2021년 여름 문을 열었다. 오므오트의 차별점은 ‘한국 차’를 다루는 방식에 있다. 중국이나 유럽계 티 브랜드를 소개하기보다, 전국 각지의 소규모 제다 명인들과 협업한다. 잎 차, 대용차, 꽃차, 디저트까지 폭넓게 한국만의 차 문화를 소개한다. 코스는 한국 농사철에 따라 매년 3월, 7월, 11월 새롭게 변경된다.

 

무엇보다 오므오트의 특징은 ‘한국의 스토리’를 가미한다는 점이다. 약 75분 동안 차와 함께 그 차와 관련된 한국 설화, 역사를 설명한다. 이를 두고 오므오트는 ‘티 세레모니’라고 이름 붙였다. 가령, 태극기 속 검은색, 흰색, 붉은색의 컬러를 차와 다과로 풀어내거나, 직접 블렌딩한 차로 십이지신의 맛과 향을 구현하는 식이다. 세레모니가 끝나면 테마에 맞는 책갈피를 증정하는데, 코스가 바뀔 때마다 재방문하게 되는 포인트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2 지하1층

옥산티하우스

대만차와 즐기는 티 페어링

출처: 옥산티하우스

차와 함께 다과가 아닌 제대로 된 한상 코스를 내어주는 찻집도 있다. 부산 전포역의 옥산티하우스. 옥산티하우스는 대만차 전문점이다. 다양한 대만차를 소개하며, 대표가 대만에서 직접 배워 온 전통 레시피로 만든 펑리수가 시그니처다. 

 

계절별로 달라지는 계절 티 코스와 일반 찻자리 모두 예약제로 운영된다. 계절 티 코스는 티 마스터가 직접 우려낸 차와 함께 각종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페어링 코스다. 90분가량 진행되는 코스는 아늑한 5석 공간의 찻집에서 진행된다. 이번 2026년 봄 코스는 삼림계 신총 금훤차, 캐모마일 토닉 등의 차와 지라시스시, 이북식 쑥인절미, 과일타르트 등의 곁들임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은 1인 45,000원.

 

코스가 끝나면 직접 만든 엽서와 펑리수를 선물로 건네받는다. 이국적인 대만의 향부터 한국식 다정함까지 경험할 수 있다.

주소: 부산 부산진구 동성로25번길 27-6 2층

좋은차

레트로한 분위기 속 끝없이 리필되는 찻잔

출처: 좋은차

부산의 또 다른 티마카세, 중앙동의 ‘좋은차’다. 이름부터 직설적이다. 화분 많은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외관은 들어서기 전부터 묘한 향수를 불러낸다. 초록색 간판에 정직하게 쓰인 ‘좋은차’ 세 글자와 낡은 나무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각종 다기로 가득 찬 좁은 공간 안에 2인용 테이블 하나와 바 테이블이 놓여 있다. 그야말로 프라이빗한 차 코스 전문점이다.

 

코스 메뉴는 두 가지다. 우롱차, 홍차, 보이차, 국화차 등 3~4가지 차를 맛볼 수 있는 구성, 그리고 한 가지 차를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고급 버전 5~6가지를 내는 구성이다. 각각 1인 5,000원, 1만 원이다. 믿을 수 없는 가성비다. 이 밖에도 말차와 녹차라떼 등 단일 메뉴도 주문할 수 있다.

 

코스를 주문하면 사장님이 눈앞에서 직접 차를 내린다. 방문객들 후기를 보면 정해진 구성에서 끝나지 않고, 사장님이 지칠 때까지 새로운 차를 내어준다고 한다. 옆자리에 앉은 넉살 좋은 고양이를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다. 

주소: 부산 중구 대청로138번길 9 대원빌딩 1층

회수다옥

 제주의 잎차를 ‘맡김차림’으로

출처: 화수다옥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로컬 프리미엄 티하우스. 제주 농부가 직접 키우고 말린 제철 잎차와 꽃차로 구성된 티 클래스, ‘티 맡김차림’을 경험할 수 있다. 회수다옥의 시그니처 티를 비롯해 매일 달라지는 베스트 티 4가지, 각 차에 어울리는 제주 로컬 다과까지 차례로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농부의 정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회수다옥의 모든 잎차는 농약과 화학 비료를 쓰지 않고, 생태다원 ‘차암숲’에서 생산한다. 찻잎은 차암숲의 말이나 양 같은 동물과 함께 자랐다. 

 

제주다운 공간도 매력이다. 정원 속에 둘러싸인 독채는 서귀포 출신 대표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하숙집을 개조해 2024년 문을 열었다. 고요한 별장 같은 찻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나무 채반에 널어놓은 찻잎이 들어온다. 사용하는 수전 등의 기구도 모두 화산 옹기토로 만들었다고 한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1100로 453-38 (회수동 53-1)

커피를 줄이고 차를 선택하는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시간을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빠르게 ‘카페인 충전’하고 떠나는 카페 대신, 차의 향과 맛을 긴 시간 동안 경험하는 찻집이 오늘날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특히 티 오마카세는 그 시간의 활용법까지 제안하는 공간이다. 같은 ‘차’라도 공간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한 잔 한 잔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오늘 하루, 익숙한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낯선 찻집으로 향해 일상의 속도를 바꿔 보는 것도 좋을 테다.

김은빈 객원에디터
자료제공 티퍼런스, 오므오트, 옥산티하우스, 좋은차, 회수다옥

김은빈
서울과 로컬의 브랜드를 인터뷰하고, 글을 씁니다. 규모와 상관 없이 가치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는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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