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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4

봄날의 ‘차(茶)’를 좋아하세요?

서촌에 피어난 제주의 봄, 회수다옥 팝업
서울 공공한옥 서촌라운지에서 제주 프리미엄 티하우스 회수다옥이 준비한 차(茶)림 프로그램과 제주 옹기·도예 작품 전시가 열린다. 전시는 3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이어지며, 차림 프로그램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2026 우수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제주 회수다옥 출처: 회수다옥 인스타그램

회수다옥이 자리한 제주 회수동(廻水洞)은 이름 그대로 물의 성질을 품은 동네다. 하천이 마을을 둥글게 감싸 흐르고 있고, 온천이 개발될 만큼 수질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회수다옥은 바로 회수 지역의 물에서 출발했다. 제주의 차와 밭작물, 그리고 회수동의 물을 바탕으로 찻자리를 구성하는 것이 이곳의 기본 철학이다. 흑돼지를 비롯한 제주 식재료 전반의 맛이 물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처럼, 회수다옥의 차회는 특정 차를 소개하기보다 계절에 따라 제주의 자연이 길러낸 산물을 차와 다식의 페어링으로 경험하는 데 초점을 둔다.

회수다옥 팝업 〈물(水) 오른 제주의 봄, 차(茶) 오르다〉이 열리고 있는 서촌라운지 전경

제주에서 자란 차와 작물로 맡김차림을 선보여온 회수다옥은 최근 ‘2026 우수 웰니스 관광지’로도 선정됐다. 올해 새로 선정된 네 곳 가운데 하나이자, 제주에서는 유일하다. 이를 기념해 회수다옥은 제주의 봄을 경험할 수 있는 팝업을 서울 서촌라운지에 마련했다. 서촌라운지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공한옥으로 계절 차회 등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번 팝업에서는 회수다옥이 제주 매장에서만 선보이던 맡김차림을 재해석한 차림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제주 도예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지역의 정취와 미감을 함께 살필 수 있다.

제주의 봄을 ‘차’로 만나다

팽주가 적절한 온도와 시간으로 우려낸 어린쑥차가 먼저 제공된다

4월 차회는 아직 찻잎을 수확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야생에서 채취한 어린 쑥차와 제주목련꽃차 등을 앞세워 ‘봄의 시작’을 전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본격적인 차의 계절에 앞서, 제주 들과 산에 먼저 피어난 봄의 기운을 서울의 찻자리로 옮겨온 셈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어린 쑥차다. 제주 야생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쑥을 우려낸 차로, 풋내와 쌉쌀함이 공존한다. 쑥차는 온도와 시간에 따라 맛의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70~80도 사이의 물에서 30초 안팎으로 짧게 우려야 쑥 특유의 달큰한 향이 선명하게 올라온다. 반대로 온도가 너무 높거나 우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마치 쑥국처럼 질감이 무거워진다. 차회에서는 팽주의 손에서 적절히 우러난 쑥차에 아주 소량의 꿀을 더한 녹두란을 곁들인다. 쑥차의 여린 결을 해치지 않는 페어링으로 녹두의 은은한 맛이 사라질 즈음 다시 차를 머금으면 좋다.

제공되는 차의 종류에 따라 곁들이는 다식과 잔이 달라진다

제주 덖음차는 강한 불에서 찻잎을 볶아내는 ‘덖음’ 과정 특성상 보다 깊고 구수한 풍미를 띤다. 따뜻하게 우린 제주덖음차는 김성실 명인의 옹기 잔에 제공된다. 1,000도가 넘는 고온에서 구워낸 제주 옹기는 흙의 밀도를 단단하게 응축시키면서도 미세하게 숨 쉬는 성질을 지닌다. 불을 견딘 흙과 불로 완성된 찻잎이 만나면, 덖음차 특유의 떫은맛과 비린 기운은 덜어지고 부드러운 향과 온기만 남는다. 같은 차를 어떤 기물에 담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덖음차는 차갑게 우린 콜드브루, 인도의 짜이처럼 우유와 함께 팔팔 끓여낸 밀크티까지 세 가지 방식으로 제공된다.

제주덖음차를 우린 밀크티에는 금귤정과를 함께 곁들였다
제주목련꽃차는 회수다옥에서 백차와 함께 1, 2등을 다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차다

차회의 마무리는 올해 처음 수확한 제주목련꽃차가 맡는다. 활짝 핀 꽃이 아니라 봉오리 상태의 목련을 채취해 만드는 차다. 수술을 제거한 뒤, 꽃잎이 상하거나 변색되지 않도록 차가운 물에 손을 식혀가며 조심스럽게 꽃을 펼친다. 이후 면포를 깐 판 위에 꽃을 눕혀 낮은 온도로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작업에만 열흘 가까운 시간이 든다. 농부의 정성과 시간이 응축된 제주목련꽃차는 은은하면서도 매콤한 향을 머금고 있어, 앞서 지나온 차와 다식의 흔적을 씻어내듯 입안을 맑게 정리한다.

차회 프로그램에서 경험한 차와 기물 등을 판매하고 있다

회수다옥의 차회는 5월 말까지 이어진다. 5월은 본격적인 차의 계절인 만큼, 유기농 차밭에서 수확한 올해 첫 차를 중심으로 새롭게 꾸려질 예정이다. 5월 차회 예약은 4월 25일 서촌라운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오픈된다. 4월 프로그램이 하루 만에 매진된 만큼, 이번에도 빠른 예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차회가 진행되지 않는 시간에도 전시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제주 대표 도예가 아라도예 김수현 작가와 제주전통옹기 이수자 김성실 명인의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 차를 마시는 경험에서 출발해 제주의 산물과 계절의 감각까지 차분히 짚어볼 수 있는 자리다.

서촌라운지 마당에는 제주의 봄을 상징하는 유채꽃과 함께 김성실 작가의 옹기가 전시되어 있다

글·사진 김기수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서촌라운지, 회수다옥

프로젝트
물(水) 오른 제주의 봄, 차(茶) 오르다
장소
서촌라운지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27-4
일자
2026.03.25 - 2026.05.31
시간
화요일 - 일요일 11:00 - 19:00
금요일 12:00 - 20:00 (월요일, 공휴일 휴무)
참여작가
김수현, 김성실
김기수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믿는 음주가무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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