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7

경동시장의 예술 공간에서 열리는 첫 기획전

더 윌로, 시각예술가 크리스 로 개인전 개최
69년 역사를 지닌 건물에 들어선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더 윌로’. 이곳에서 열리는 첫 기획전이자 아티스트 크리스 로의 개인전 〈어딘가, 여기 아래, 어느 정도 안쪽, 모든 것 아래 하지만 들을 수 있는 정도로 가까운 곳에, 여럿이 잠들어 있습니다. 조용히, 속삭이며, 천천히 뛰고 있는, 끊임없는 그렇지만 때로는 부서진 마음들.〉에서는 어떤 장면을 만날 수 있을까?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한편, 69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에 자리 잡은 예술 공간 ‘더 윌로(The WilloW)’에서 첫 기획 전시가 열린다. 시각예술가 크리스 로(Chris Ro)의 개인전 〈어딘가, 여기 아래, 어느 정도 안쪽, 모든 것 아래 하지만 들을 수 있는 정도로 가까운 곳에, 여럿이 잠들어 있습니다. 조용히, 속삭이며, 천천히 뛰고 있는, 끊임없는 그렇지만 때로는 부서진 마음들.〉(Somewhere, Here Below, Somewhat Inside, Beneath It All Yet Close Enough To Hear, Sleeps Several Silent, Whispering, Slow Beating, Constant Nevertheless Sometimes Broken Hearts.)이 그것이다. 크리스 로는 비시각적 주제와 개념에 매료된 아티스트로, 프로젝트를 통해 종종 보이는 것보다 ‘느껴지는 개념’을 탐구해 왔다.

전시 전경 ©Kiwoong Hong
전시 전경 ©Kiwoong Hong

‘레이어’를 키워드로 한 작품들

전시는 겹, 층위를 뜻하는 ‘레이어(Layer)’를 키워드로, 대상이 지닌 다층성을 화두로 꺼내며 ‘공간’에서 시작해 ‘작품’을 경유해 ‘사람’으로 논의를 확장한다. 평면에서 입체적인 공간 설치로 확장된 작가 크리스 로의 작품은 (반)투명한 소재의 물성과 실크스크린의 매체적 특성으로 레이어를 즉물적으로 드러낸다.

전시 전경 ©Kiwoong Hong
전시 전경 ©Kiwoong Hong

공간이 가진 특성에서 출발한 전시

더 윌로가 위치한 건물은 경동시장 일대가 형성된 1960년보다도 5년을 앞서 지어졌다. 1955년 세워져 69년의 세월을 지나온 건물은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로 탈바꿈해 작년 8월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전통시장 속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라는 특성에서 드러나듯, 더 윌로는 상충하는 요소들 사이의 충돌 지점에 주목한다.

더 윌로 ©Mingu Kang
더 윌로 ©Mingu Kang

이 공간에서 열리는 첫 기획 전시는 필연적으로 더 윌로가 위치한 공간과 경동시장이 지닌 고유의 장소성에 관한 대화에서 출발했다. ‘소셜미디어 속 이미지보다 실제의 경험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내포한 공간은 평면적 이미지를 초월한 무엇을 담고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기획자가 오랜 시간 관심을 두어온 ‘시간성’을 둘러싼 질문과 연결되었다. 따라서 본 전시의 기획은 경동시장 일대라는 한 장소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시간의 층위를 지닌 대상을 존중하고 깊이 만나려는 태도를 함의한다.

전시 전경 ©Kiwoong Hong

전시 공간은 입체적인 설치로 구현된 작가 크리스 로의 작품, 각 작품에 붙여진 시적인 제목들, 그리고 전시장에 함께 놓인 에세이와 픽션으로 구성된다. 전시장에서 마주하는 장면은 평소 레이어가 중첩된 평면으로 보여졌던 작품에서, 평면으로부터 들어 올려진 개별의 레이어가 공간에 수직으로 또는 비스듬히 세워지거나 공간에 흐르는 형태로 존재하는 이미지이다. 이미지에 대한 직접적인 해석적 텍스트로 기능하지 않지만 이미지와 공명하는 텍스트들은, 다층적 층위가 공명하는 질적 다양체로서의 대상의 모습을 닮아 있다. 전시는 7월 7일까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더 윌로 공간 ©Mingu Kang

발행 heyPOP 편집부 

자료 제공 더 윌로

장소
더 윌로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8, 2층
일자
2024.06.05 - 2024.07.07
시간
11: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주최
신재민
주관
신재민
기획자/디렉터
신재민
크리에이터
자문|김연임, 전시 집기 제작 및 설치|중간공간제작소(김건태, 민덕기), 평론|추성아, 그래픽 디자인|어디어프렌드, 김준석, 번역·번역 감수|김연임, 신재민, 이지원, 마야 웨스트, 사진|홍기웅, 계획 도움|김준석, 오프닝 협력|Studio Practice Makes Practice, 후원|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홍익대학교, 버드나무 브루어리, 스튜디오 익센트릭
참여작가
크리스 로
헤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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