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2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그림들

프랑스 노르망디 자택 풍경을 그리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작업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그림’ 116점을 한자리에 소개하는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5월 23일부터 9월 26일까지 열리는 런던 왕립아카데미 Royal Academy의 이 그것이다.

"아이패드로 작업하는 것은 드로잉과 채색 능력을 요구합니다. 스크린 화면에 그린 그림들은 그보다 훨씬 큰 사이즈로 출력되어 예술가의 손끝에서 나온 터치와 자욱들을 좀 더 섬세하게 볼 수 있도록 합니다." - 데이비드 호크니 작업노트 중에서.
David Hockney, No. 147, 5th April 2020. iPad painting. © David Hockney

 

일찍이 지난해 3월부터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생활 중인 작가는 그곳을 일컬어 ‘낙원의 장소’라 말하며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호크니가 노르망디 자택 창가를 통해 내다본 자연의 사계, 해가 뜨고 지는 순환의 찰나를 담은 서정적인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 어두운 밤 하늘에 환히 빛나는 반달, 죽음을 목도한 듯 초원 위에 힘겹게 몸을 뉜 고목나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오른 힘찬 플라타너스 무리들, 노을이 물든 지평선 너머 이글이글 타들어가는 태양 등 자연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기록한 결과물들이다.

 

David Hockney, No. 241, 23rd April 2020. iPad painting. © David Hockney
David Hockney, No. 323, 13th May 2020. iPad painting. © David Hockney
David Hockney, No. 370, 2nd May 2020. iPad painting. © David Hockney

 

노르망디의 겨울을 그리기 위해 잠시 머물던 호크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집어삼키자 집을 구입해 정착했고, 고통과 절망에 휩싸인 팬데믹 시대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담기 시작했다. 인터뷰를 통해 “바이러스도 봄이 찾아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라고 말한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새 생명을 예찬하고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

 

David Hockney Still from “Remember you cannot look at the sun or death for very long” 2020 iPad painting © David Hockney

 

작품 가운데 일부는 최근 5월 말까지 열린 CIRCA의 글로벌 미디어 프로젝트 ‘태양이나 죽음을 오랫동안 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한다 remember you cannot look at the sun or death for very long’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노르망디 집에서 바라본 해돋이 풍경을 그린 연작들로 구성한 3분 분량의 미디어 영상으로 LA, 런던, 뉴욕, 서울, 도쿄의 도심 전광판을 통해 소개됐다. 유럽에서 가장 큰 전광판으로 꼽히는 런던 피카딜리 라이츠 Piccadilly lights,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등에서 3분 여간 상영되며 주목받았다. 서울에서는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를 통해 소개됐다. 어두운 지평선을 가로지른 태양이 대지 가득 빛을 드리워 만물에 색을 입힌 뒤, 그 빛이 화면 가득 퍼지는 드라마틱한 미디어 작품이었다.

 

 

박나리

자료 협조 영국 왕립예술아카데미

장소
영국 왕립예술아카데미
일자
2021.05.23 - 2021.09.26
링크
홈페이지

콘텐츠가 유용하셨나요?

0.0

Discover More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그림들

SHARE

공유 창 닫기
주소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