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6

바닷마을 동네 부산 영도를 거닐다

영도 바다 앞부터 봉래동 골목길까지, 디자인 스팟 8
부산 영도 곳곳에 버려진 옛 건물을 활용한 리노베이션 공간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오롯이 영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항구의 거친 바다 내음, 그 옆으로 들어선 도심 건물들. 옛 바닷마을 문화의 잔해 위로 새롭게 쌓아 올린 지역 특색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관광지 영도다. 이국적인 영도 바다를 내려다 보고, 영도의 메인 번화가 봉래동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 디자인 스팟 8곳을 소개한다. 부산 바다의 반짝이는 물결의 노래가 귓가에 들려온다.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 너는 정녕 나를 잊었나, 돌아와요 부산항에. 무작정 올라간 달맞이 고개엔 오래된 바다만 오래된 우리만. 시간이 멈춰 버린 듯 이대로'

영도 Yeong Do

부산 사람에게도 익숙치 않은 부산의 남쪽 동네, 영도(絶影). 영도구는 섬 전체가 하나의 구로 이루어진 행정구로 부산 내륙과 동 떨어져 있어 영도에 가는 날이면 ‘나 영도에 간다’가 아닌, ‘나 영도에 들어간다’ 말할 정도다. 영도는 예부터 기후가 따뜻하고 먹이를 구하기 쉬워 안전한 땅으로 여겨진 탓에 신라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 말을 방목해 키웠다.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말이 빨리 달리면 그림자가 못 따라 올 정도’라 하여 끊을 절(絶), 그림자 영(影)을 붙여 절영도라 불렸고 이후 앞의 글자를 떼어 내 오늘날의 이름 영도가 되었다.

 

오롯이 영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항구의 거친 바다 내음, 그 옆으로 들어선 도심 건물들. 요즘의 영도는 안으로 혼란스럽고 바깥으론 뜨겁다. 영도의 젊은이들이 하나둘 이곳을 떠나는 바람에 고령화가 빨라져 주민들의 고민은 늘어만 가는 데 이와는 반대로 영도 곳곳에 버려진 옛 건물을 활용한 리노베이션 공간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 것. 이에 질세라 영도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꿋꿋하게 이 섬 위에 삶의 터전을 만들어 살아가는 청년들이 있어 오늘의 영도는 옛 바닷마을 문화의 잔해 위로 새롭게 쌓아올린 지역 특색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바다 내음과 젊음과 생기를 불어넣는 새롭고 각양각색의 매력적인 공간과 옛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스팟을 함께 소개한다.

 

이국적인 영도 바다를 마주하는 디자인 스팟 4 

복합문화공간, 레스토랑, 식물숍 그리고 사찰

 

끄티 봉래 GGTI BONGNAE

복합문화시설
ⓒRTBP

쓸모를 잃고 버려진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멋지고 힙한 도시재생, 공간 기획 그룹 RTBP의 베이스 캠프가 바로 영도 봉래동에 자리하고 있다. 낡고 익숙한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새로운 움직임으로 만들어 로컬 문화 조성 및 공간을 기획하는 RTBP의 김철우 대표는 올해 초 영도 봉래동에 RTBP의 새로운 공간 ‘끄티 봉래’의 오픈 소식을 알렸다. 젊은 시절 영화 ‘라이터를 켜라’ 조연출을 끝으로 상경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부산으로 돌아온 김 대표. 영도의 선박 부품 회사에서 용접부터 시작해 잠수함 장비 엔지니어까지 선박 부품 관련 업종에 10년 이상을 내리 종사했다. 영도에서 삶을 꾸려가던 그는 문득 주변을 둘러보다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텅 빈 자리를 크게 느꼈고 ‘떠난 사람도 다시 돌아올 만큼 매력적인 부산을 만들어 보자’는 신념 아래 곧장 업을 전향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Return To Busan Port‘의 약자를 따 RTBP를 설립했고, 이때부터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를 찾는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플랫폼 135’, 복합문화공간 ‘끄티’, 마을 리조트 리셉션 ‘비탈’ 등 영도 전역의 환경과 역사, 사람의 스토리를 담아 지역 문화 콘텐츠를 만들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공간 끄티 봉래는 끄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주 끄티 탑동, 부산 끄티 봉산에 이어 세 번째 공간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8층까지 총 9개층으로 구성된 복합문화시설 끄티 봉래. 여가와 주거의 조화로운 연결을 위해 주거지와 숙박시설이 밀집한 봉래 지역에 조성했다. 푸드, 패션, 펀FUN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공간 콘텐츠를 기획해 1층은 카페 림림과 원예숍 움트가 입점해 있고, 2층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바스큘BASCULE과 카페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3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 준비 중이며 4-5층은 로컬 창작자 및 크리에이터가 방문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6층은 데스크 브랜드 데스커와 협업한 공유 오피스가 위치해 영도 바다를 훌륭한 배경 삼아 업무를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7층은 RTBP의 사무실, 8층은 파인 다이닝 앤 펍 사우어 영도가 자리하고 있다.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프로그램 및 전시를 기획하고 있어 끄티 봉래에는 언제나 영도의 젊음을 이끄는 이들이 모여든다. 마침 근처에는 모모스커피, 무명일기, 원지 등 영도 유명 스팟이 모여있으니 끄티 봉래의 다채로운 문화 공간을 둘러본 후 다음 여행지로 발걸음을 옮기기에도 좋다.

ADD 부산 영도구 대교로46번길 46

TEL 0507-1333-4823

HOURS 11:00 ~ 20:00 (화 휴무)

WEBSITE 끄티봉래

움트 UMMT

원예업
ⓒUMMT

흙 위로 식물의 싹이 움트는 순간. 보이지 않던 것이 밀고 올라와 세상에 나오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민지원 대표의 식물 가게 이름은 움트가 되었다. ‘움트다’는 우리의 마음에 희망이 움튼다고 표현할 때도 쓰이는 동사로 거기서 오는 희망의 어감을 포착한 것이다. ‘당신 안에 움트는 초록’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는 민 대표는 식물을 키우며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많은 사람이 느끼길 바란다 말한다. 움트에서는 주로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관엽식물 위주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난도가 높지 않은 반려 식물을 소개함으로써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긍정적 경험을 늘리기 위함이다. 민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은 아스파라거스류로 아래로 흐드러지며 축 늘어지는 모양을 좋아한다고. 무엇보다 키우기는 쉬운데 성장이 아주 빠르다 한다. 바다 내음 짙은 영도에서 만난 움트는 마치 영도 토박이 민 대표가 만든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초록 섬 같다. 감각적인 식물 큐레이션과 파릇파릇한 초록의 기운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을 밝게 맞이하고 있으니. 현재는 각 식물마다 키우는 방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보다 세세하게 일러주고 싶은 마음으로 오프라인에서만 판매를 하는 중이지만, 머지않아 온라인으로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끄티 봉래 1층의 카페 림림 공간 한 편에 입점해 있는 움트는 끄티 봉래 건물 내 곳곳의 식물 또한 직접 큐레이팅해 공간에 온기를 더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우리 집에 함께 데려 갈 식물을 고르는 시간, 생각만 해도 미소가 머금어진다. 이번 부산 여행의 기념품은 굿즈 대신 움트의 식물로 대체해보면 어떨까?

ADD 부산 영도구 대교로46번길 46 1층

TEL 0507-1370-3104

HOURS 11:00 ~ 20:00 (화 휴무)

WEBSITE 움트

사우어 영도 SOUR YEONGDO

파인 다이닝 & 펍
ⓒ사우어 영도

영도 부산항의 거친 바닷 풍경과 뱃길 따라 지나는 화물선을 내려다볼 좋은 뷰를 찾는다면 파인 다이닝 앤 펍 사우어 영도로 향해보자. 사우어 영도를 운영하는 김관열 대표는 지난 11년 동안 맥주 외길을 걸어온 양조사로 2012년 취미 생활로 맥주 양조 세계에 입문한 후, 양조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서울 ‘어메이징 브루어리‘와 부산 ‘갈매기 브루잉’에서 본격적인 양조사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9년 ‘와일드 웨이브’ 브루어리의 대표직을 맡게 되면서 부산 송정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하던 와일드 웨이브의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대중에게 보다 감각적이고 촘촘한 감성으로 다가설 수 있는 공간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때 버려진 폐공장이 많은 영도에 공간을 보러 왔다 RTBP의 김철우 대표와 인연이 닿았고 파노라마로 펼쳐진 부산항 뷰에 반해 한 치의 고민 없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 부산 토박이 김 대표는 이 공간의 첫인사을 이렇게 말했다. “해운대나 광안리에서도 바다는 원 없이 보며 살았지만 부산항에 화물선이 정박해 있는 영도의 풍경은 저에게도 생경함 그 자체였어요. 이국적인 느낌이 강렬했죠.”

프렌치 기반의 컨템포러리 다이닝 메뉴와 와일드 웨이브의 수제 맥주를 페어링할 수 있는 사우어 영도. 레몬, 열대 과일의 상큼한 산미를 느낄 수 있는 ‘설레임’과 송정 해수욕장 서핑 문화에 영감받아 탄생한 ‘서핑하이’가 이곳 대표 맥주다. 주방에서는 셰프의 손길이 닿은 전문 레시피로 음식을 내어오는데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가리비, 백합, 대구 등을 종이 호일에 담아 오븐에 찌는 메뉴 ‘빠삐요뜨’와 수비드한 문어에 파인애플 살사랑 건포도 피클을 플레이팅 한 ‘문어’가 제일 인기가 좋다. 그 외에도 깔라마리와 김 시즈닝이 올라가는 프렌치프라이도 잘 나가는 베스트 메뉴. 잔잔하게 출렁이는 바다 너울과 뱃길 따라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들의 풍경을 달콤한 수제 맥주와 함께 즐겨보는 건 어떨까.

ADD 부산 영도구 대교로46번길 46 8층

TEL 051-791-0838

HOURS 18:00~23:00 (월,화 휴무)

WEBSITE 사우어 영도

복천사

사찰
ⓒEUNCHAN KIM

부산 지역 곳곳에는 범어사, 삼광사, 해동용궁사와 같은 유명 사찰이 자리해 있는데 이곳 영도를 대표하는 사찰로는 봉래산 산기슭에 자리를 잡은 복천사가 있다. 기존에는 복천사를 아는 외부인이 많지 않았으나 최근 영도 관광객이 늘어나며 최근에서야 오고 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늘었다. 영도 복천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사찰의 절경. 백 년 넘은 고즈넉한 처마 너머로 남항대교와 도심 천마루 풍경이 한눈에 펼쳐져 절로 사진 셔터를 누르게 되는 포토 스팟이다. 부산 너른 바다와 길게 나 있는 대교를 바라보고 있으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 복천사는 고려말 나웅 왕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로 영도구에서 가장 많은 불교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복천사 아미타 극락 회상도를 비롯해 모두 8점의 문화재 자료가 있으며 아담한 크기의 복천사는 여행지에서의 마음 평화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제격이다.

ADD 부산 영도구 산정길 41

TEL 051-417-5551

HOURS 07:00 ~ 18:00

사진 제공 EUNCHAN KIM

 

봉래동 골목길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 디자인 스팟 4

레스토랑, 카페, 그로서리 스토어 그리고 전통시장
 

아르프 Arp

비건 레스토랑
ⓒ아르프

가끔 그런 순간이 있다. 정말 잘 다듬어진 손끝의 감각에 물든 공간을 들어섰을 때 백 마디 말보다 단 한 번의 깊은 감탄사가 나오는 순간. 영도 비건 레스토랑 아르프가 그렇다. 유럽 스타일의 미장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구 하나 물 잔 하나 모든 걸 직접 제작하거나 주문 제작해 채워 둔 이 공간은 ‘아르프’라는 이름의 공통된 무드로 집약 되어있다. 이는 검을 묵과 흰 백의 아름다운 대비를 아는 듯, 물이 들어 발그레한 핑크와 연두빛의 싱그러움을 아는 듯한 김치업 대표의 손끝에서 탄생한 미감이다. 아르프를 운영하기 전부터 콘텐츠 및 프로그램 기획를 줄곧 진행해 왔던 그는 영도 하리에서 활동하는 해녀에게 받아온 원물로 ‘해녀의 식탁’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또 부산에서 유명한 차와 전통주를 접목해 ‘주인공’이라는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영도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상경했지만 대학생활을 마친 후에는 이내 다시 영도로 돌아온 김 대표. 그에게 영도는 무한한 영감을 주는 장소로, 나의 동네에서 나는 제철 재료와 문화를 어떻게 버무리면 감도 높은 콘텐츠가 나올지 구상하는 일이 즐겁다 말한다.

 

2021년 10월에 오픈한 아르프는 ‘AROUND PLANT’의 약자로 비건 음식을 만드는 아르프의 정체성을 담았다. 그가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고객에게 은연중에 채식을 강요하지 않는 것. 공간 전체에 비건이라는 무드를 녹여야만 비건 레스토랑인 것은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주고자 했다. 실제로 아르프를 찾는 고객은 공간의 미감과 맛을 찾아온 논비건이 대부분으로 비건과 논비건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았음을 증명한다. 테이블에 앉으면 가장 먼저 웰컴 티를 내어주는데 계절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무화과 잎 차로 식전 입맛을 돋굴 수 있도록 돕는다. 제일 많이 찾는 대표 메뉴로는 고사리를 잘게 다져 만든 페스토와 연근 칩, 쳐빌을 잘 어우러지게 섞고 그 위에 바삭하게 튀긴 팽이버섯을 올려 내어오는 ‘고사리 파스타’, 식물성버거패티와 비건체다치즈, 어니언쳐트니를 넣어 만든 ‘비건 블랙 버거’가 있고 여름의 계절메뉴로 선보인 ‘김 카펠리니’는 차가운 김 파스타로 곱창 김과 저온 압착 참기름을 면과 함께 무친 뒤 그 위에 아삭한 여름 참외와 모닝글로리 피클의 상큼함 그리고 구운 유부까지 올려 완벽한 여름의 맛으로 완성시켰다. 뿐만 아니라 아르프에서 직접 양조하는 전통주와 페어링까지 가능하니 얼마나 환상적인가. 아르프 시그니처 쌀술 ‘레모멍’은 영도에서 채취한 녹차를 활용해 거친 바다 내음을 머금고 자란 녹차의 향과 쌀의 발효 향이 가미되어 아르프 메뉴들과 페어링하기 좋다. 또 라임과 배를 넣어 현대적인 미각을 한껏 살린 쌀술 ‘레떼’도 만날 수 있다. 이쯤 되면 아르프를 가본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말한다. ‘영도에 간다면 반드시 들리세요’.

ADD 부산 영도구 태종로99번길 35 1층

TEL 0507-1342-1372

HOURS 11:30 ~ 20:00 (목 휴무)

WEBSITE 아르프

써드 커피 스페이스 Third, coffeespace

카페
ⓒ써드커피스페이스

마스코트 고양이 후추와 맛있는 바닐라 라떼가 유명한 영도 봉래동의 써드커피 스페이스. 추민석 대표와 임진호 대표는 영도에서 대학을 다니며 만난 선후배 사이로 평소 카페 투어를 함께 다니며 취미 생활을 공유하곤 했다. 대학 졸업 뒤에는 임 대표는 삼계탕집을, 추 대표는 전공을 살려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를 했는데 임 대표 삼계탕집 바로 옆에 가게 자리가 나자 자신들이 정말 좋아하는 카페를 한번 해보자는 의지를 다지며 본업과 병행하며 카페 오픈을 준비했다. 젊은 층 보다 어르신들의 왕래가 많은 봉래 전통시장 골목에 자리 잡는 것에 고민하는 것도 잠시, 근방에 저가 프랜차이즈 브랜드 외에는 앉아서 쉬었다 갈 수 있는 카페가 없었기에 자신들이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집과 직장 외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제3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써드커피 스페이스라 지었다.

 

카페에서 가장 중요한 커피의 맛은 대구와 부산의 각기 다른 로스터리에서 두 가지 원두를 받아와 일정한 맛을 구현하고 있다. 라떼용 원두는 부산의 로컬 로스터리 ‘파슈어’의 원두를, 일반 원두는 대구 로컬 로스터리 ‘인더매스’의 원두를 사용 중이라고. 커피 메뉴 중에서도 두 대표가 자신 있게 소개하는 대표 메뉴는 바로 바닐라 라떼. 우유에 바닐라 시럽을 넣어 일명 ‘바닐라 우유’를 만들어 두고 반드시 하루 동안 숙성을 시켜야만 완성되는 써드커피 스페이스만의 레시피에 그 비결이 있다. 또 브런치 메뉴로는 불맛을 입힌 바비큐를 넣어 만드는 그릴 샌드위치와 여섯 가지 종류의 크로플이 인기다. 전통시장 인근에 자리를 잡은 만큼, 어르신들이 자주 들리는 사랑방 써드커피 스페이스. 레몬에이드와 자몽에이드는 직접 과일을 착즙해 만들어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 베스트 메뉴다. 바리스타 경력이 있던 두 사람은 카페 오픈을 준비하며 각자의 영역을 분담했는데, 평소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추 대표가 자신의 취향을 공간 곳곳에 녹여내고, 메뉴 구성과 레시피는 임 대표가 모두 직접 개발했다. 재미있는 일화로는 추 대표가 인테리어 요소로 진열해 둔 한정판 운동화를 판매용으로 오해해 구매하러 오는 고객들도 종종 있었다고. 지역의 전통이 깃든 동네 문화를 존중하며 꿈꾸던 일을 실현시켜 나가는 추 대표와 임 대표의 의지가 더욱더 돋보이는 써드커피 스페이스. 봉래 전통시장 구경 후 이곳에서 고양이 후추와 인사하며 커피 한잔 어떨까.

ADD 부산 영도구 태종로113번길 18 1층

TEL 010-7620-6877

HOURS 08:00~20:30 (8시~10시는 음료 주문만 가능, 토·일 10시 오픈)

WEBSITE 써드커피스페이스

롤로와 영도 lollowa yeongdo

그로서리 스토어 & 지역 커뮤니티

영도 내 유일한 그로서리 스토어이자 커뮤니티 롤로와영도. 도시마다 지역 사람들을 활발하게 이어주는 커뮤니티가 있기 마련인데 롤로와영도가 바로 그러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좋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동네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자 하는 이곳은 영도에 거주하고 있거나 영도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에게 지역 참여를 도모하고 영도가 얼마나 살기 좋고 재미있는 곳인지 알리고 있다. 현재 롤로와영도를 꾸리고 운영해 나가는 김봉주 담당자는 처음 이 공간을 준비할 때에는 서점이나 식물가게과 같은 업종도 고려하였으나 MZ세대가 좋아하는 과자 혹은 음료를 판매하는 슈퍼마켓이 영도에는 없어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간 그로서리 스토어로서 국내외 다양한 식료품을 들여와 소개해 왔지만, 영도 주민들과의 연대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8월부터는 정말 부산과 영도에서 나고 만들어지는 로컬 식료품으로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라고. 현재 롤로와영도에서 만날 수 있는 로컬 푸드로는 1950년대 부산에서 탄생한 사이다 브랜드 2021년 복원프로젝트를 통해 복각해 다시 출시된 ‘부산 사이다’가 있다. 롤로와영도는 매장 운영 외에도 한 달에 한 번씩 만남을 갖는 모임 포틀럭파티를 운영 중인데 참여자나 주제의 제한 없이 먹을 것을 함께 나누며 영도의 젊은 청년 상인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대화의 장이다. 이름이 의미하듯 영도로 더 많은 이들이 ‘놀러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늘도 많은 젊은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ADD 부산 영도구 태종로105번길 37-3 AREA6 1층

TEL 010-5104-3111

HOURS 11:00 ~ 19:00 (월 휴무, 토·일 10시 오픈)

WEBSITE 롤로와영도

봉래전통시장

전통시장
ⓒ영도구청

여행지에서 반드시 전통시장을 들려야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영도 봉래전통시장.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이전부터 형성된 지역 시장으로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970년 상가 건물이 준공되면서 영도 봉래시장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지만 실제로는 약 100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가진 곳이다. 영도 대표 시장답게 영도를 상징하는 말 캐릭터가 시장 곳곳에 숨어있다. 시장이 형성될 때만 해도 지역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지만 부산대교가 새롭게 건설되면서 시장 일부가 도로로 편입되어 규모가 축소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봉래시장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지역 주민들로 문전성시다. 동서남북으로 총 6개의 입구가 있어 어디서든 들어서기 편리한 봉래시장은 다양한 지역 특산품이 즐비해있다. 바다의 도시답게 싱싱한 해산물부터 정성으로 말린 건어물, 부산 특산품인 다양한 국수면을 판매하는 국수 가게, 전통 과자, 떡, 두부, 청과, 젓갈 등의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바로 옆 시장 골목에는 청년 상인들의 개성 넘치는 가게와 삼진어묵 본점, 복합문화공간 아레아식스가 맞닿아 있어 불과 몇년 전보다 더욱더 활기가 넘치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ADD 부산 영도구 태종로 159-15

하지영 기자

자료 제공 끄티봉래, 움트, 사우어영도, 아르프, 써드커피스페이스, 롤로와영도, 김은찬, 영도구청

하지영
에디터가 정의한 아름다운 순간과 장면을 포착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세상에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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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동네 부산 영도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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